"신념과 사명감만으로 모두가 외면하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지원했던 극소수의 젊은 의사들마저 필수의료의 시급한 소생 지원보다는 문제 해결의 논점을 크게 벗어난 의대 증원에만 집착하는 이번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좌절해 수련을 포기하는 참담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필수의료의 마지막 희망마저도 한꺼번에 무너지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11일 성명서를 통해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문제에 대한 정부의 무리한 정책 추진에서 비롯된 현재 의료위기 상황과 관련해 심히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국민과 환자 여러분의 불편과 심려가 나날이 가중되고 있음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라며 "이번 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의료체계의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합리적이며 포용적인 조치를 촉구한다”고 건의했다.
학회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의 위기는 고강도, 고난이도, 고위험 대비 턱없는 저수가와 소송위험에 방치됐던 필수의료의 누적된 문제들에 기인한 것"이라며 "그중 가장 심각한 붕괴와 소멸의 위기에 처한 것이 소아필수의료”라고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정부의 소아필수의료 지원대책 발표가 있었으나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음으로써 개원의 소아청소년과 진료 포기와 전공의 지원 기피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인력 지원을 위한 ‘상급병원 필수의료 전문의 중심 전환 정책’도 가장 시급한 수가 지원이 따라오지 못해 공허한 약속에 그친 상태”라고 지적했다.
학회는 "현재 필수의료의 붕괴는 미래가 사라진 필수의료에 대한 절망과 이에 따른 심각한 기피에서 오는 의료인력 분포의 기형적인 불균형이 그 핵심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근거와 효과가 불분명한 막연한 대규모 의대정원 확대만을 해결의 선결조건으로 고집하는 현재의 정부 대책은 눈앞에 닥친 필수의료의 급격한 붕괴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라며 "불필요한 정책 논쟁으로 시간과 인력이 낭비되는 동안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한 필수의료의 소멸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고 회생의 불씨도 꺼지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학회는 정부에 세가지를 주장했다. 학회는 첫째, 정부는 인구 감소와 지역의료 소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현실에서 국가의료체계의 장,단기적 대안 마련을 위해 의료 현장의 문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전문의료인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학회는 둘째,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중 급격히 진행되는 필수의료 붕괴상황에 도움이 되지 않는 본질을 벗어난 정책들은 과감히 수정하고, 수가와 인력지원 등 의료현장에 신속하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 실현에 집중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셋째, 소멸돼 가는 소아필수의료와 지역의료의 소생과 인력 유입을 위해 원가와 최소한의 보상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만성적인 저수가를 충분한 수준으로 신속하게 정상화할 것을 주문했다.
학회는 “응급 및 중증환자를 진료하는 필수의료 현장에 안심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불가항력적 사망사고를 포함하는 정부지원 보험제도와 필수의료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을 조속하게 실행해야 한다"라며 "정부는 국가 필수의료 진료체계 붕괴라는 최악의 파국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대화와 협의로 신속하게 현 사태를 수습해 필수의료 소생에 최선을 다해 앞장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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