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11.03 06:08최종 업데이트 23.11.03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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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행으로 병원 환자 감염 60% 늘고 의료인 81%는 번아웃

신규감염병 대비해 선제적으로 환자 안전‧의료인력 관리 정책 대비해야

울산의대 옥민수 예방의학과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의료기관 내 감염 등 환자안전 문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또한 코로나19 환자는 수술 후 사망 혹은 감염 등 합병증 발생 위험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코로나19 진료 의료인 중 81%가 번아웃을 호소할 정도로 보건의료인 건강 문제도 심각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팬데믹 상황이 오기 전에 선제적으로 환자 안전과 체계적인 의료인력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한다.
 
코로나19 이후 병원 내 감염 사례 확 늘었다
 
대한환자안전학회는 2일 서울아산병원 대강당에서 제17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울산의대 옥민수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와 관련된 환자 안전 최신 연구 사례를 소개했다.

옥 교수에 따르면 코로나19는 병원 내 다양한 환자 안전에 문제를 일으켰다. 대표적으로 환자 감염 문제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구체적 사례를 보면, 148개 미국 병원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비코로나19 환자군에서 2020년 코로나 창궐 이후 중심선 관련 혈류 감염이 60% 더 많았다. 또한 카테터 관련 요로 감염은 43%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 감염(MRSA) 균혈증 사례도 44% 더 보고됐다.
 
어린이 수술 후 패혈증 확률도 코로나19 이전보다 코로나 유행 동안 유의미하게 더 높았으며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중 병원 발생 코로나19 비율은 15.2% 가량 됐다.
 
옥민수 교수는 "코로나19 유행은 환자 감염과 안전사고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탈리아 8개 병원 대상 연구에 따르면 중증 코로나19 환자는 의료 감염, 특히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과 다제내성균으로 인한 혈류감염 위험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로 환자 낙상 3배 증가…보호 장비로 인해 욕창 문제도
 
코로나19로 인한 수술 관련 환자안전사고 비중도 더 늘었다. 옥 교수에 따르면 1만940명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한 미국 연구에서 코로나19 감염 양성이 수술 중 사망률 증가의 독립적인 위험 요인으로 보고됐다.
 
구체적으로 영국에서 2020년 3월부터 5월 사이에 수술을 받은 특정 환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더 높았고 코로나19가 없는 시설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는 합병증이 더 적었다.
 
환자 케어도 큰 문제로 꼽힌다. 옥 교수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환자 낙상이 증가했다고 보고한 연구가 존재한다. 대만 연구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5월 사이 병원 내 낙상 발생률이 2019년 대비 3배 증가했다"며 "코로나 보호장비로 인한 욕창과 치료 과정에서 장기간 엎드린 자세로 인한 욕창 문제도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옥민수 교수는 "코로나19는 보건의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는 환자 안전 분야도 마찬가지고 제2, 제3의 코로나19가 등장할 가능성이 많다"며 "또 다른 코로나19를 대비하기 위해 환자안전 코로나 백서 편찬 등 포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대안으로 그는 "대규모 감염병이 유행하더라도 그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작업을 중단해선 안 된다"며 "적절한 예산과 인력이 투입돼야 하며 기존 대응 활동에 더불어 피해보상 등 추가 대응 영역이 추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의료인 81% 번아웃…병상확보 위주→인력 확보 정책 변화 필요
 
칠곡경북대병원 권기태 감염내과 교수.

한편 이날 칠곡경북대병원 권기태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진료를 담당한 보건의료종사자의 건강 악화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코로나19 관련 보건의료인 건강지표를 알아보기 위해 권 교수는 전국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보건의료인 14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결과, 번아웃(Burn out)으로 불리는 직무 소진 상태인 보건의료인이 77.3%(1102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차 조사 이후 754명을 추가로 추적 조사해보니 1차 보다 많은 81%(611명)가 직무 소진 상태였다.
 
권 교수는 "코로나19 의료종사자의 소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이들의 소잔과 우울은 만성피로, 신체증상과 상관이 있었다"며 "코로나 환자를 돌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만성피로와 신체증상을 더 많이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근무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면 중증 환자에 인력이 많이 투입되고 의사 인력의 근무 시간이 매우 긴 것으로 나타났다"며 "간호 인력은 간호 1등급 기준의 2배 인력이 투입되고 있었다. 특히 감염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과 같은 심리적 스트레스도 상당했다"고 전했다.
 
권기태 교수는 신종 감염병 대응 인력의 업무분석을 통해 역할별 적정인력 기준과 효율적인 운용 방안을 내놓는 등 지원 대책에 대한 연구가 선행적으로 필요하다고 향후 대책을 제언했다.
 
그는 "국가, 의료기관은 신종감염병에 대응하는 의료인에 대한 현황 파악과 주기적 업데이트, 적정 인력 기준, 역할 분담, 지원 대책 등을 포함하는 신종감염병 대응 의료인력 종합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기존 병상 확보 중심 대응 체계에 의료인력 확보와 지원 대책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신종감염병 의료 대응 정책은 의료종사자의 업무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신종감염병 발생 시 의료종사자를 지원하는 로봇이나 인공지능 활용도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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