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6.09.09 05:52최종 업데이트 16.09.09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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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원짜리 짜장면에 단무지 6천원

[인터뷰] 가톨릭의대 내과학교실 정대영 교수

"내막 알고나면 화가 날 수 있는 수가구조"

가톨릭의대 내과학교실 정대영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3천원짜리 짜장면에 단무지 6천원
 
“우리나라 내시경 수가는 마치 짜장면을 3천원에 팔면서 단무지 시키면 6천원을 받는 것과 같은 구조다.”
 
가톨릭의대 내과학교실 정대영 교수는 기자와 만나 내시경 수가의 문제를 이렇게 설명했다.
 
정대영 교수는 최근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세미나에서 '내시경 수가의 국제적 비교: 한국은 어디에 있나?'를 주제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 위장내시경 수가는 병원 기준으로 4만 2360원.
 
반면 일본은 12만 6877원, 인도는 16만 6470원으로, 우리나라와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영국의 공공병원도 60만원 이상의 수가를 받고 있었다.
 
조사를 한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내시경수가가 낮은 곳은 폴란드(3만 7118원)가 유일했다.
 


정대영 교수는 “합리적인 내시경 수가 수준을 알고 싶어서 다른 나라의 수가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 교수는 의료비용을 공개한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하는 한편 최근 5년간 주요 소화기학 논문을 발표한 외국의 교신저자 가운데 이메일 주소를 공개한 총 410명에게 내시경 수가에 대해 질의했고, 이 중 6명이 답장을 보내왔다고 한다.
 
그는 “일본은 우리보다 1.5배 정도 더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3배가 넘어서 다소 놀랐고, 대만이 우리보다 높은 것도 의외였다”면서 “무상의료를 표방하고 있는 영국 역시 예상보다 수가를 많이 받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처럼 수가가 극단적으로 낮거나, 영국 영리병원, 미국 비영리병원 등과 같이 극단적으로 높은 나라를 제외하면 15만원에서 20만원 정도가 적정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내시경 검사 빈도가 적은 나라라면 30만~40만원이 적정수가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비정상적인 수가구조를 하루빨리 정상화하는 게 시급하다고 환기시켰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내시경수가는 4만여원이지만, 부차적인 행위인 ‘수면진정’을 하면 비급여로 10만원 이상 받는다.
 
그는 “마치 짜장면을 3천원에 팔면서 단무지 시키면 6천원을 받는 것과 같은 구조”라고 꼬집었다.
 
정 교수는 “저수가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 내시경에 필요한 보상을 어느 정도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데 그 방법이 우회적이었고, 떳떳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면서 “이런 비정상적인 구조를 정상화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수가를 정상화하면 보험료를 더 많이 걷고, 건강보험 재정 지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정부가 고민스럽겠지만 투명하고, 정의롭고,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구조로 가야지, 지금처럼 내막을 알고 나면 화가 날 수도 있는 방식은 탈피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정 교수는 “정부가 통제를 통해 원가 이하의 비용을 보상하면, 의료기관은 원가를 절감하거나 전체 매출 규모를 늘이거나 우회적인 수입원을 찾을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필수의료 인력을 줄이고, 저가의 재료와 장비를 사용하면 고스란히 환자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도 했다.
 
특히 그는 “환자 생명을 지켜내야 하기 때문에 가장 윤리적이어야 하는 의료기관이 생존을 지속하기 위해 비윤리적인 비용 체계를 가동해야 하는 모순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의료기관의 정상적 경영을 불가능하게 하는 비용보상체계는 의료공급자 측에 혹독한 노동을 강요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거론했다.
 
그는 “우리나라 평균 수명, 영아사망률 등의 지표를 보면 전세계 최고 수준인데, 그 이면에는 간호사, 전공의를 포함한 의료인들이 과중한 업무를 참고 견딘 측면이 있다”면서 “이제 정당한 노동에 대해서는 적정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대영 교수는 “내일 당장 개선되지는 않겠지만 우리 아이들이 자랄 미래 사회는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내시경 #수가 #정대영 #가톨릭 #메디게이트뉴스

안창욱 기자 (cwahn@medigatenews.com)010-2291-0356. am7~pm10 welcome.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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