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10.10 16:43최종 업데이트 24.10.1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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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마약 청정국 아냐…투약내역 확인 제도 강화 필요"

[2024 국감] 민주당 소병훈·전진숙 의원, 국민의힘 추경호·김미애 의원 마약류 투약내역 확인 대상 '확대' 강조

(왼쪽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 오유경 처장,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 사진=국회TV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마약류 오남용이 심화하는 가운데, 최근 시행된 처방 전 마약류 투약내역 확인 의무화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펜타닐에 한정된 투약내역 확인 대상 의약품을 수면진정제, 식욕억제제까지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전진숙 의원과 국민의힘 추경호·김미애 의원은 10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마약류 투약내역 확인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월 14일부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환자의 의료용 마약류 투약내역을 확인하고 과다·중복 처방 등 오남용이 우려되는 경우 의사·치과의사가 처방하지 않도록 하는 의료용 마약류 투약내역 확인 제도를 시행했다.

투약내역 확인 대상은 펜타닐 성분 함유 의료용 마약류(정·패치)다. 의사·치과의사가 투약이력을 확인하지 않고 처방전을 발급한 경우 과태료가 부과(1차 경고, 2차 30만원, 3차 100만원)된다. 다만 긴급한 사유가 있거나 오남용 우려가 없는 경우, 암환자의 통증 완화를 위해 처방하는 경우 등에 대해서는 투약내역을 확인하지 않고 처방할 수 있다.

이날 소 의원은 해당 법률의 일부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 의원은 최근 마약류 관리에 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소 의원은 "국민은 아직도 우리나라가 마약 청정국이라고 인식하지만 사실은 매우 위험한 지역이 됐다. 마약은 널리 퍼지기 전에 미리 막지 않으면 온 사회가 위기에 빠진다"며 "지난 6월부터 의료용 마약류 투약내역 확인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오남용 우려가 없는 경우를 누가 어떻게 파악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소 의원은 "식약처는 펜타닐 등 오남용 처방에 대해 수사 의뢰를 하고 있다. 대부분 마약 관련 제품은 병의원을 통해 나온다"며 "오남용 우려가 없는 경우를 예외 사항으로 두면 펜타닐은 누구나 처방할 수 있다. 해당 부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 의원은 "오남용이 없는 경우를 구체화하면 된다. 환자의 투약 과정을 단계별로 파악해 처방하면 된다. 이는 펜타닐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마약류 의약품에 대한 환자 투약 경험과 과거 이력을 파악한 후 처방이 이뤄져야 한다"며 "관련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일부 병원에서는 반대하고 있다. 병원협회와 의사협회만이 관계자가 아니다. 전 국민이 관계자다. 5000만 국민을 마약으로 내몰면 안 된다"고 전했다.

이에 식약처 오유경 처장은 "오남용 우려가 없는 경우를 명확화하고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개정안을 적극 검토해 진행하겠다"라며 "투약이력 확인 제도는 펜타닐부터 하고 있다. 앞으로 의료 단체와 합의하면서 확대할 계획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오 처장은 "법안을 개정할 때 수요자 단체와 합의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펜타닐도 병원협회, 의사협회와 협의해 왔고, 앞으로도 협의와 사회적 시급성 등을 논의하면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도 관계자라는 소 의원 지적에는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전 의원과 김 의원은 ADHD 치료제, 수면진정제, 식욕억제제 등의 오남용, 의료쇼핑 등을 지적하며, 투약내역 확인 대상 의약품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ADHD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를 많이 처방받은 환자 상위 20명은 총 52개 의료기관에서 1인당 5658개를 처방받았다. 이는 지난해 메틸페니데이트를 처방받은 전체 환자의 평균 처방량인 260.5개의 약 2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외에도 대표적인 수면진정제 졸피뎀의 상위 20위 처방량은 전체 평균의 60배에 달한다. 

이에 전 의원은 "오남용이 많은 ADHD 치료제, 졸피뎀, 식욕억제제 등의 마약류는 별도 시스템에 접속해 투약 내용을 요청해야만 확인할 수 있다"며 펜타닐에 한정된 처방 소프트웨어의 불편함을 지적했다.

전 의원은 "식약처는 투약이력 확대 대상 마약류 의약품을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내년 예산에는 반영되지 않았다"며 "졸피뎀 등 수면제는 범죄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수면제가 어떻게 쓰이는지 추적하고 이를 막을 수 있는 제도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추 의원은 식약처의 제도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1차 경고 조치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1차 경고가 마약류 오남용 근절에 필요한 조치인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제도 운용의 선한 취지는 이해한다. 일찍이 경고하고 경각심을 줘야 하는 좋은 행정 취지다. 하지만 경고만 하고 처벌에서 제외하면 그 피해는 환자 오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제도가 원래 취지에 맞게 운용되도록 힘써달라"고 전했다.

이에 오 처장은 "오남용 의심 사례를 살펴보면 조치 기준에 연령 금기 등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 이 부분에 대해 검토하겠다. 또한 제도가 원래 취지에 맞게 운용될 수 있도록 면밀히 분석하겠다"고 답했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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