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일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9일 보건복지부 등 종합 국정감사에서 “전공의는 환자 생명의 최전방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전공의 폭행이 완전히 근절되도록 피해자인 전공의들이 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8월 30일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서 전공의를 폭행한 교수에 대한 처벌 강화 안건이 상정됐지만 부결됐다. 그러다가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국감 전 지난주에 부랴부랴 통과했다. 이는 교수들의 처벌을 우려한 것이 아닌가”를 물었다.
윤 의원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구성을 보면 교수 위주로 꾸려져 있다”며 “13명의 위원 중 9명이 교수다. 만약 문제를 일으킨 교수가 있다고 해도 (위원 구성의 문제로)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전공의 중에서 20%가 신체적 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10%는 환자에게 폭행을 당했고 나머지는 자신을 가르치는 교수한테 폭행을 당하고 나머지는 상급 전공의에게 폭행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 본인이 자신을 방어할 수 없고 교수와는 일종의 권력관계다. 일방적으로 갑을 관계에 속한다”고 했다.
윤 위원은 참고인으로 참석한 이혜란 수련환경평가위원장(한림의대 교수)에게 “전공의 폭력 예방을 위해 징계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라며 “8월 30일에 징계 강화방안이 부결됐고, 지난주에 부랴부랴 통과됐다. 당시 부결된 것이 교수들의 징계를 피하기 위한 것은 아닌가”를 물었다.
이혜란 위원장은 “전공의 폭력은 근절돼야 한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서 비용 2000만원 지출해서 전공의 폭행사건을 조사하는 조사위원회가 대응매뉴얼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1차 매뉴얼 안을 8월에 받았고 이 내용을 검토한 결과, 일반적으로 병원 안에 있는 모든 직종에 해당하는 폭력 매뉴얼이 됐다. 이미 각 직장의 폭력 매뉴얼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전공의에 특화된 내용으로 함축하기 위해 시간이 걸렸다. 지난주 11차 회의에서 수정보완을 거쳐서 통과됐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위원회의 각 직능 단체 인원수는 전공의법에 명시돼있다. 각각의 단체를 대표하는 인원수는 대통령령으로 돼있다”라고 했다.
참고인으로 참석한 대한전공의협의회 이승우 회장은 “평가위원회에 전공의가 2명밖에 없다. 아무래도 충분히 반영되기에는 (전공의 인원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라고 했다.
윤 의원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전공의들이 참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피해자 중심으로 구성하고 분명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윤 의원은 “A병원 산부인과에서 전공의를 성추행했던 교수가 징계를 받고 돌아왔다. B병원 폭행 교수 역시 지도전문의 자격은 취소됐지만 교수 자격은 유지됐다”라며 “가해자들에는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피해자들은 수련을 포기하는 일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피해 전공의들은 상당히 두려워하고 있다. 스승이었던 교수가 폭행을 해도 돌아올 수 있고 지도전문의 자격을 유지한다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장관은 이에 대한 대책을 갖고 있나”고 물었다.
윤 의원은 “장관은 전공의 폭행 예방 지침을 만드는 데서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현장에서는 전공의들이 다시 피해자가 현장을 떠나고 있다. 전공의 폭행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박능후 장관은 “교육과 수련을 병행해서 (위원회)분과를 다시 만들거나 해서 전공의들의 의사가 좀 더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전공의와 교수와의 관계에서는 교육부가 담당기관이다. 복지부가 접근하는 권한에 한계가 있다. 의료법 등에서 전공의들이 당하는 여러가지 불이익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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