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물론 여당도 문케어 질타..김용익 이사장 "재정 위협에도 반드시 완성시켜야 할 정책"
[2020국감] 문케어 완성하되, 그 과정에서 국고지원금 확대·비급여 가격 관리 등 추진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제1의보건복지공약이자 비급여의 급여화를 골자로 하는 보장성 강화 계획인 '문재인케어'에 수조원의 재정이 사용됐지만, 대부분 국민들이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동시에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여야 모두 문케어 재정 투입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를 '비급여 풍선효과'로 제시하면서, 이에 대한 강력한 제지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20일 열린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잇따라 문케어 시행에 따른 재정 문제와 미미한 체감률 등을 지적하자, 김용익 이사장은 문케어로 인한 비급여 팽창은 인정하되 반드시 완성시켜야 할 정책임을 강조했다.
이날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은 "건보공단에서 제출한 재무계획에 따르면 문케어 이후 수입이 줄어들고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 적립금(준비금) 역시 해를 거듭할수록 감소하는 상황"이라며 "더욱 문제는 보장성을 강화했으나 실제 의료비 부담은 완화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보험률 인상 등에 대해 국민 80%가 걱정하고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려면 국고지원금을 법에 따라 지원하고, 해당 금액도 확대해야 한다. 이를 못하면 결국 국민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도 "지난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을 잘 아껴써서 20조원을 현 정권에 넘겨줬다. 그런데 현재 누적적립금은 16조원에 그친다"면서 "문케어 계획 발표 당시 누적적립금을 사용한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위법하다. 현행법상 6개월치의 적립금을 보유해야 하나 현재 2.5개월치만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대로 지속될 경우 2024년에 적립금 재원이 모두 고갈되는 문제를 지적하면서, 재원 확보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정부가 법정지원금(국고지원금)을 4조원 덜 줘 지난해 7조 8000원에 그친 문제도 비판했다. 강 의원은 "건강보험은 지속적이고 영속적이어야 한다. 어떤 정책이든 인기영합으로 끝내서는 안 되며, 조금 어려워도 후대에 악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면서 "문케어를 시행했는데 정부가 제대로 책임을 다하지 않아 국민들만 부담이 증가해 어려워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보 재정을 기금화해서 국회 승인을 받도록 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공단에서도 건보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김성주 의원도 "정부가 국민 혜택을 늘리는 동시에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면서 "문케어 이후 중증재난의료비 지원이 80% 수준으로 선진국 수준과 비슷해졌고 뇌MRI는 3분의 1이 감소했으며 상복부초음파 가격부담도 절반이 되는 등 국민들의 혜택은 늘어났지만, 과연 건보제도와 재정이 견딜만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용익 이사장은 "단기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며, 고령화 상황에 맞게끔 사용하고 있다"면서 "문케어는 이미 많은 선진국들이 시행 하는 보험료를 많이 내고 병원 가면 본인부담 적게 내는 방식을 차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현재 고령화와 신규 비급여 창출 등으로 총의료비가 증가하는 게 문제인데, 이 부분의 규모를 줄이는 데 필사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문케어 시행에 따른 이른바 비급여 풍선효과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은 "문케어 시행을 추진하면서 많은 중증환자들이 수술비, 약제비 등 고액진료비의 보장을 받아 부담이 대폭 줄었다고 한다"면서 "하지만 의원급의료기관으로 가면 상황이 다르다. 여러가지 비급여가 새롭게 개발되고 있어 국민들 부담이 증가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면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어깨가 아프다고 병원가면 도수치료를 권유하고, 피로로 인해 가면 마늘주사를 권유하는 상황이다. 비급여가 지나치게 많이 이용되고 있어 의학적 근거에 따라 시행되도록 제재해야 한다"면서 "이 같은 비급여 풍선효과는 비급여의 급여화에 따른 현상으로, 건보재정은 재정대로 투입하는데 국민 부담은 줄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선민 심평원장은 "신생 비급여로 인해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등의 보장률은 오르지만, 의원급 높아지지 않는다"면서 "일부 의원급 비급여 가격 조사와 공개 등을 시행하는데 이를 내년부터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 동시에 환자가 의문이 있으면 진료비 적정 여부를 알려주고 환불해주는 '진료비 확인제도' 운영도 개선하는 한편, 복지부, 공단과 비급여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아직 문케어가 진행중인 상황이고 그 과정에서 비급여는 잔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중소병원, 의원 등의 비급여가 팽창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실손보험이나 건강보험 등 비급여를 줄여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급여 풍선효과 문제를 인정했다.
이어 "문케어라는 보장성강화 정책은 의학적으로 필요한 비급여의 급여화가 핵심이기 때문에 사실상 비급여 풍선효과와의 싸움으로 봐야 한다. 여기에 문케어 성패가 달려 있다"면서 "공단은 비급여 풍선효과를 제어하도록 비상한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재활의료기관 등 저수가인 곳에는 수가 재조정을 통해 수가를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비급여를 파악해 코드화하고 합리적인 가격 매기기를 유도하고 있다. 동시에 복지부, 심평원과 함께 비급여 풍선효과 덜 생기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비급여 풍선효과가 나타난다고해서 비급여의 급여화, 즉 문케어를 멈출 수는 없다"면서 "앞으로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진료비 증가를 억제하고 합리적으로 진료비를 사용하는 체제를 갖춰야만 하기 때문이다. 문케어를 늦추거나 점진적으로 추진하면 당장은 편할 수 있으나, 비급여가 남은 상태에서 노인진료비까지 계속 증가하면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다. 건보 재정을 넘어 국민 총 의료비, 그리고 한국경제사회까지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김 이사장은 "고령화에 대비하고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해 문케어를 계속 추진해 완성시킬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급여 팽창 등의 오남용을 적극 관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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