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10.22 09:42최종 업데이트 22.10.2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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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적 근거 기반해 자궁 지키는 하이푸, 실손보험사 '보험사기'로 몰아 의사·환자 피해

대한집속초음파의학회 성영모 회장 "환자들에게 보험금 미지급 통보...환자 선택권 뺏고 의사와 환자의 불신 조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A여성의원 원장은 지난 8월 D손해보험사로부터 황당한 공문을 받았다. 환자가 치료받은 자궁근종과 자궁선근증 고강도 집속술(HIFU, 하이푸) 입원의료비 지급이 불가하며, 통원 의료비 지급 대상으로 분류돼 환자가 부담한 고액의 진료비용이 보험금에서 전부 보전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A원장은 환자가 수백만원의 치료를 받으면서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되자, “보험회사의 전방위적이고 근거없는 압박으로 환자와 의사의 권리 침해와 불신 조장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 같은 일이 최근 하이푸 치료를 받는 의사와 환자 사이에서 종종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집속초음파의학회 성영모 회장(강남여성병원장)은 “실손보험사가 의사의 의학적 판단을 무시하고 과도하게 환자와 의사의 권리 침해와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라며 “보험사들의 무분별하면서도 근거 없는 압박으로 진료현장의 공포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 회장은 “이는 소신껏 환자를 위해 진료하는 의료진을 좌절하게 만드는 행위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부당한 진료침해 행위를 중지할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실손보험사 갑자기 보험금 지급 거절 횡포로 치료 위축 상황 

22일 집속초음파학회에 따르면 최근 들어 부쩍 환자들이 실손보험사 횡포에 대한 문제제기가 늘어나면서 덩달아 치료가 위축되고 있다. 학회가 파악한 사례로 ▲과도한 환자 정보 조사와 치료 사실 확인은 물론 불법 영업사례가 일부 발견됐다는 빌미로 환자들에게 수치심과 모욕감을 주는 보험청구 과정과 치료사실 확인서 서식을 강요하는 사례가 있었다.  

또한 ▲의학적으로 분명히 치료를 받아야 하는 자궁근종 환자들에게 온갖 이유로 겁을 줘서 치료를 받지 못하게 하는 사례 ▲'보험사기'로 규정하고 신고를 해달라는 무차별적인 광고로 하이푸 치료에 대한 치료의 불신을 증대시키는 행위 ▲보험사가 지정한 의료자문의사가 동의하지 않으면 보험금 지급이 어렵다는 식의 환자들에 대한 압박 등이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성 회장은 “환자들이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을 못 받고 있고 의사 입장에서 덩달아 치료가 위축된다. 보험회사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환자들을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다”라며 학회 차원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학회는 우선 산부인과학계와 의학회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치료의 정당성과 타당성을 입증할 계획이다. 의사들이 서로 모여 정기적으로 학술대회를 열고 가이드라인을 벗어난 치료를 서지 않겠다는 자정선언도 할 예정이다. 

학회는 지난 4월 하이푸 가이드라인인 ‘자궁근종, 자궁선근증의 집속초음파 진료지침’을 제정, 공표해 산부인과학계에 의견 조회를 요청했다. 또한 학회 차원에서 회원들을 상대로 보험사와의 분쟁에 대한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고, 집단소송을 지원하는 활동도 펼칠 예정이다. 

성 회장은 “환자들이 잘못된 정보에 휩쓸리지 않고 의사들도 제대로 된 하이푸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라며 “일부 보험회사가 원칙 없는 의료자문을 남발하고 이를 지급거절 사유로 악용하고 있다. 이에 학회 측도 의학적 근거가 명확하다는 반박 의견서를 보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의학적 근거 명확한데 의사는 물론 환자들에게 선택권 빼앗아 

특히 학회는 자궁근종으로 고생하는 나이가 20~30대 임신 준비 여성 외에 40대와 50대, 폐경 이후 여성도 많다는데 주목했다. 

성 회장은 “임신을 원하거나 준비하는 사람은 하이푸 시술을 받으면 안된다고 하는데, 오히려 임신성공률이 더 좋아진다는 논문이 나오고 있다”라며 “우리나라에서 근종으로 자궁절제술을 가장 많이 시행하는 연령이 40대이고 두 번째로 많은 군이 50대 여성으로, 폐경기 근종은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은 근거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50대 폐경 이후더라도 자궁근종이 커질 수 있고, 근종으로 인해 방광압박이 생기면 요실금이나 절박뇨, 과민성방광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라며 “여성 입장에서 배를 째는 수술을 하고 싶지 않아 하고 특히자궁적출술도 원하지 않는 만큼 하이푸 치료가 좋은 대안 중 하나가 되고 있다. 하지만 보험사의 횡포로 이를 가로막고 있다”고 했다. 

특히 성 회장은 “하이푸 치료를 하면 부작용 화상 위험, 통증 등이 생길 수 있고 이 비율은 1%정도에 해당한다”라며 “환자 입장에서는 3~6시간 정도 통증이 이어질 수 있는데, 환자들의 경과관찰, 회복을 위해 입원 치료 역시 필수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집속초음파의학회정난희 사업이사는 “환자들이 수술을 원하지 않을 때 자궁을 보존하는 하이푸 시술로 선택이 가능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다.보험회사들이 그만큼 환자의 선택권을 무시하거나 빼앗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산부인과 전문의)은 "하이푸는 신의료기술로 등재됐고, 의학적으로 시술이 가능하도록 이미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상태”라며 “보험회사가 여러가지 치료 방법 중 선택권을 무시한 채, 치료를 잘 모르는 의사가 작성한 의료자문을 빌미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가입자들을 불리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가이드라인 여부를 떠나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시술을 했기 때문에 보험사는 반드시 이를 인정해야 한다"라며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부당하고, 환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는 하이푸는 물론 백내장, 갑상선, 도수치료, 미용성형 등을 상대로 지하철에서 보험사기 특별신고 포상금 제도를 시행한다는 광고를 펼치는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항의했다. 해당 광고는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 금융감독원, 경찰청 등 4개 기관이 공동으로 진행한 것으로, 지하철 광고는 내리기로 한 것으로 결정됐다. 

의협 이필수 회장은 "실손보험사로부터 의사와 환자 모두 피해를 보는 사례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의협 차원의 즉각적인 항의를 통해 광고를 내릴 것을 요구했고 광고를 내리기로 결정했다"라며 "앞으로 관련 단체들과 함께 실손보험의 횡포에 면밀한 대응을 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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