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12.08 14:03최종 업데이트 23.12.11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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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없는 소아청소년과…"내년부터 입원진료 대폭 축소 불가피"

소아청소년과학회 "전공의 지원율 지난해와 비슷하게 바닥 수준…강력한 수가 인상 등 신속한 지원책 절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가 최근 수년간 이어진 낮은 전공의 지원율로 인해 당장 내년부터 병원들의 소아 입원진료가 대폭 축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3년제로 전공의 3~4년차가 동시에 병원을 떠나는 2025년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대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자가 늘었다며, 정부의 정책이 일정 부분 효과를 거뒀다고 자평한 것과는 달리 현장의 분위기는 냉랭한 셈이다.
 
8일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 따르면 2024년도 전공의 모집에서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지난해와 지원자 수는 동일하고 정원이 줄어든 영향으로 지원율만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는 “수련병원 정규정원 기준 2023년도 모집에서는 최종적으로 202명 정원에 53명이 지원(지원율 26.2%)했고, 2024년도 모집에서는 전기에 185명 정원에 53명이 지원(지원율 28.6%)해 지원자 절대 수는 작년과 비슷하다”며 “올해 정규정원을 185명으로 감축해 2% 정도 지원율만 약간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인 지원율 회복의 의미는 없다”고 했다.
 
이어 “지난 2월 대통령 담화 발표 후 복지부 지원 대책과 후속 대책 발표 등으로 더 이상 추락하지 않고 바닥 수준을 겨우 유지한 게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올해 전공의 4년차 졸업으로 근무 가능한 전공의 숫자가 대거 감소하는 2024년에는 병원 입원진료의 대폭 축소와 그에 따른 혼란이 예상된다”며 “2025년에는 3년제로 3, 4년차가 동시에 졸업하게 돼 인력난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 수가 부분에 체감할만한 변화가 거의 없다. 시급하게 수가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현상태 유지도 어려울 것”이라며 “매년 최소 120명 이상의 신규 전공의 지원이 있어야 진료 위기가 해소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신속하게 수가 조정 후속 대책을 내놔야 그나마 내년에 조금의 반등이라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구체적으로 소아청소년과 의원급 의료기관의 운영이 유지될 수 있게 소청과 전문의 30% 가산을 초진에서 재진까지 확대하고 가산율을 100%까지 단계적으로 높여줄 것을 요구했다.
 
상급병원의 전문진료교수를 늘려 졸업 후 진로 선택의 폭을 넓혀줘야 하며, 전문의 중심 진료, 근무조건 향상 및 처우 개선, 인력 보강을 위해 소아입원료도 연령가산 100% 이상 인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또, 무과실 의료사고 시 의료인 보호 조치, 국가와 지자체의 소아보건의료체계 유지 의무를 규정하는 어린이건강기본법제정과 소아보건의료 전담부서 설치 등을 요구했다.
 
학회는 “초저출산, 저수가 환경에서 소청과의 미래가 분명히 개선될 거라는 확신을 주기 위해선 올해 발표된 정책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시급히 현실적이고 강력한 수가 인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재차 수가 인상을 강조했다.
 
이어 “내년부터는 전공의가 겨우 남아있는 몇 개 대형병원에 중환자가 집중되는 현상이 심해지고, 전공의가 없는 상급병원부터 중증도를 낮추고 진료량을 축소하는 현상이 급증할 것”이라며 “이 상황에서 코로나, 중국폐렴 같은 대규모 유행 질환이 닥친다면 소아의료체계 붕괴가 전국적으로 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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