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부터 터진 한미약품의 역대급 신약 수출 성공에 자극받은 제약사들이 공격적으로 수출 협상에 나섰다.
종근당 최수영 전무는 19일 '한국 제약산업 공동 컨퍼런스 2015(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올해부터는 전과 달리 글로벌 제약사와의 논의(deal)을 매우 초기 개발단계부터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종근당은 신약개발에 어떤 물질을 사용할지 정하는 디스커버리(Discovery) 단계나 전임상 독성시험 단계까지 마친 후 수출을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올해부터는 전략을 바꿔, 작용기전 데이터와 아이디어만 갖고도 다국적사의 문을 두드린다는 전략이다.
최 전무는 "어떻게 하면 데이터를 보충해 실제 임상에 들어갈 수 있는지 경험이 많은 다국적사와 빨리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며 "조기에 기술 플랫폼에 대한 아이디어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종근당의 임상연구 역량은 아직 높지 않다"면서 "종근당은 새로운 분자의 발견에 집중하고 임상 프로토콜 설계 및 연구 진행에 대해서는 다국적사의 노하우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근당은 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고도비만 치료제 등 22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최전무는 이 중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과 헌팅턴 신드롬 치료제 'CKD-504'를 가장 유망한 약으로 꼽았다.
CKD-506은 다양한 염증성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히스톤디아세틸라제6(HDAC6)를 억제해 염증을 감소시키고 면역 조절 T세포의 기능을 강화하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다.
이 약의 기전은 여러 자가면역질환에 공통적으로 적용돼 적용 범위가 더욱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전임상 독성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6년 해외 임상 1상 진입을 목표하고 있다.
그는 "이 약은 새로운 약리기전을 가진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로,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CKD-504는 헌팅턴 신드롬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미세소관(microtubule)을 조절해 아밀로이드 베타에 의해 손상된 미토콘드리아의 신경 축삭 이동 개선 작용기전을 보유했다.
최 전무는 "헌팅턴 신드롬은 대안이 없는 질환인데, CKD-504는 유효성과 안전성 면에서 이점이 크다"면서 "현재 전임상 단계이며, 2017년 미국이나 유럽에서 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약은 종근당 혼자의 힘으로 글로벌 임상까지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는 임상 2상 단계에서 다국적사에 수출할 계획이지만, 헌팅턴 치료제는 종근당이 끝까지 개발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가 직접 R&D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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