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노조, 설립 선언문과 함께 노조원 모집 나서…"전공의도 동등한 인격체로 대우하라"
지난 8월 18일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임시대의원총회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1년 6개월여 만에 병원으로 돌아온 전공의들이 복귀 첫날 노동조합을 발족했다. 전공의들은 노조를 통해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정부∙병원을 상대로 수련환경 개선 등을 요구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1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 결과, 전국 단위 직종별 노조인 대한전공의노동조합(KIRU)은 이날 설립 선언문을 배포하고 노조원 모집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위원장은 중앙대병원 유청준 전공의(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다.
전공의 노조는 선언문에서 “우리는 전공의들의 가혹한 근로 환경의 악순환을 끊고, 무너져가는 의료를 바로 세우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며 “수많은 전공의들이 밤을 지새우며 병원을 지켜왔지만 그 대가는 과로와 탈진, 인간다운 삶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이었다. 우리는 더 이상 침묵 속에서 소모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공의는 단순히 값싼 노동력이 아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책임질 전문가이며,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전선에 서 있다”며 “그러나 현재의 수련환경은 전공의의 인권을 짓밟을 뿐 아니라 환자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더 이상 개인이 아닌 ‘노동조합’이란 이름으로 함께 목소리를 내기로 결의한다. 전공의들은 서로를 위해 연대하고, 같은 처지에 놓인 우리 사회의 노동자, 약자들과 연대할 것”이라며 “혹사의 정당화는 끝났다. 전공의를 동등한 인격체로 대우하라”고 했다.
이에 노조는 ▲전공의의 정당한 권리와 인간다운 삶을 지키기 위해 싸울 것 ▲대한민국 의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사회와 책임을 나눌 것 ▲환자의 안전과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을 것 등을 선언했다.
한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18일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전공의 노조 발족과 관련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협 비대위 관계자는 “대한전공의노조 설립은 대전협 비대위와 소통하며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설립 선언문[전문]
오늘 우리는 전공의들의 가혹한 근로 환경의 악순환을 끊고, 무너져가는 의료를 바로 세우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
수많은 전공의들이 밤을 지새우며 병원을 지켜왔지만, 그 대가는 과로와 탈진, 그리고 인간다운 삶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이었다. 우리는 더 이상 침묵 속에서 소모되지 않을 것이다.
전공의는 단순히 값싼 노동력이 아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책임질 전문가이며,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전선에 서 있다. 그러나 현재의 수련환경은 전공의의 인권을 짓밟을 뿐 아니라 환자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 전공의의 인권을 보장하지 않는 의료시스템은 결코 올바른 의료로 이어질 수 없다.
이에 우리는 더 이상 개인이 아닌 ‘노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목소리를 내기로 결의한다. 전공의들은 서로를 위해 연대하고, 같은 처지에 놓인 우리 사회의 노동자, 약자들과 연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