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작년 9월 일차의료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이 본사업으로 전환되면서 제일 큰 문제점은 본인부담금이였다 수치상으로 본인부담률이 10%에서 20%상승이였지만, 만성질환자의 대다수가 65세를 넘어가는 고령층이 많고 이들은 노인정액제에 의해 본인부담금이 정해진다.
복잡한 계산법은 차치하고 본인부담금 1500원을 내던 환자가 5000원 이상을 지불하게 하면서 생기는 문제점에 대해 원장의 한명으로서 부담이 컸다. 그 대안으로 제시됐던 한국조폐공사 앱(chak) 카드는 새마을금고에서 발급을 받아 사용할수 있었으나, 정말 안타깝게도 우리 의원 주위에는 새마을금고가 하나도 없었다.
그러던 중 드디어 만성질환관리제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12월 중순쯤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 요양기관정보마당을 통해 건강생활실천금을 사용, 적립 차감 잔액 확인 등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고민해오던 만성질환자들의 본인부담금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하단 안내 페이지 참조)
그 전에 환자들에게 만성질환관리제를 다시 소개하고 건강생활실천금을 적립해둬야겠다. 만관제는 이제 다시 시작이다.
일차의료를 하는 동네원장 입장에서 바라본 만관제의 큰 변화는 지나간 여러 노력을 떠올리게 한다. 일차의료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을 거치면서 봐왔던 많은 사업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서울특별시 건강마일리지 사업이다.
서울시 건강마일리지 사업은 서울 시민의 자발적인 건강 관리를 돕기 위해 시작된 인센티브 프로그램이다. 초기에는 보건소를 중심으로 한 '대사증후군 관리'에서 시작해 현재는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한 '손목닥터 9988'로 발전하면서 규모와 대상이 대폭 확대됐다.
사업명칭의 변화를 보면 2013년부터 2020년까지 '건강포인트'라는 명칭이 사용됐고,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동네 의원과 연계·운영됐다. 2021년부터 '서울시 건강관리 마일리지'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흐름은 그대로 유지됐다. 고혈압·당뇨병 환자가 동네 의원에서 진료받고 인센티브를 받는다는 기본 골격이 바로 그것이다.
2024년 9월 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시범사업이 본사업으로 전환되면서 '정책의 중복성 해소'와 '제도의 전국적 표준화'의 이유로 동네 의원의 인센티브가 축소되는 아픔이 있었다. 서울시가 자체 예산으로 먼저 하던 좋은 모델을 국가(보건복지부)가 받아들여 전국 제도로 확대하면서, 서울시만의 별도 사업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된 것이다.
즉, 서울시의 '건강포인트' 사업은 실패해서 사라진 것이 아니라, '지자체 시범 사업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국가 정식 제도로 승격·통합됐다'고 평가하는 것이 옳다.
그동안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서울특별시와 공식적인 업무협약을 맺고, 이 사업이 의료계에 불리한 것이 아니라 '환자 관리 강화'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다는 것을 선언했다. 그리고 25개 자치구 의사회장단 회의를 통해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단순히 약만 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포인트 적립을 위해 환자를 교육하고 상담하는 행위에 정당한 수가(비용)를 지불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또한 2024년 서울특별시 건강포인트 예산의 존폐 기로에서 사업연장을 주도했고 시청이 구축한 전산 시스템(Web 기반)이 진료 현장의 EMR(전자의무기록)과 연동을 요구했다. 그만큼 '행정 절차가 복잡하면 의사들이 참여할 수 없다'는 현장의 불만또한 지속적으로 서울시청에 전달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이 사업의 성과(환자 만족도 증가, 지속 치료율 향상)를 바탕으로, 이것이 서울시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국가 정책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대한의사협회와 정부를 설득했다.
그 결과 2025년 12월 일차의료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의 본사업화로 인한 본인부담 차감의 업무적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복지부는 서울시 건강포인트 사업에서 운영하는 방식을 차용하게 됐다. 따라서 환자의 비용적 부담을 줄여주고 의원 내 인센티브 활성화와 업무에 대한 부담을 획기적으로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포인트 적립, 조회, 차감등 업무가 웹기반으로 편하게 수행할수 있게 됐으며, 지급일 또한 명확한 시점에 정확한 입금자로 언급이 돼 있어 회계 업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베타테스트 중인 가운데 실무자들은 편의성에 대해 호평하고 있다.
그간 확장성에 대해 의문을 가졌던 일차의료만성질환사업의 미래가 행정적 업무의 발전적 차용을 통해 밝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시 한번 추억의 서울시 건강마일리지사업을 떠올리게 됐다. 그 동안 제도의 발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은 보건복지부, 서울시청 시민건강국, 서울시의사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한편, 서울시의사회가 만관제와 관련해 12월 16일부터 18일까지 기본 심화 온라인교육을 진행한다. 관심이 있는 전국의 의사라면 10일부터 15일까지 서울시의사회로 신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