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내년도 수가협상을 위해 건강보험공단과 의사협회를 포함한 6개 공급자단체 상견례 자리에서 약사회 조찬휘 회장이 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의 심기를 건드렸다.
약사회 조찬휘 회장은 자신이 인사말을 할 차례가 돌아오자 "여기 존경하는 추무진 회장이 계시는데"라고 말을 꺼냈다.
순간 추무진 회장 얼굴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조찬휘 회장은 "의사들의 잦은 처방약 변경으로 인해 약국의 불용재고약 손실이 연간 56억에 이르는 게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의사들이 리베이트를 받고 처방약을 자주 바꾸는 바람에 약국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자 추무진 회장은 피식 웃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의사협회 추무진 회장
추무진 회장은 1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약사회가 의사들의 잦은 처방 변경으로 인해 불용재고약이 생기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추무진 회장은 약국의 불용재고약 원인을 ▲약사법상 제약회사의 불용재고약 반품 처리 의무화 규정이 미비하고 ▲제약사가 동일성분의 복제약을 무수히 만들어내는 등 현 의약품 제도 및 열악한 현실에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회장은 "약국에서 저가구매를 위해 대량으로 의약품을 구매하는 행위도 불용재고약이 증가하는 원인 중 하나"라며 "판매를 주업으로 하는 업종은 재고문제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경제논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공식적인 수가협상 자리에서 다른 공급자단체를 매도하며 수가협상의 우위를 차지하려고 하는 행태는 전문가단체로서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라는 점도 꼬집었다.
더 나아가 추 회장은 "불용재고약 문제를 공론화해 성분명 처방 및 대체조제 확대와 연계하려는 시도를 한다면 의약분업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이는 국민의 건강권을 훼손하고 의사의 진료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약사회는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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