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10.27 07:17최종 업데이트 19.10.2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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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난동 환자, 허위 장애진단서 요구…의료인들에게 진단서·의무기록 수정 강요 법적으로 금지하라"

정형외과학회 외과의사회 의협 등 "의료인 폭행 벌금 아닌 구속수사하고 심신미약, 주취 배제해야"

"충분한 진료시간 보장할 수 있도록 저수가 개선하고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 법적 장치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의료계가 서울 24일 노원구 모종합병원 진료실에서 일어난 환자 흉기난동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해당 의사는 흉기를 피하다가 절단에 가까운 손가락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은 상태다. 

대한정형외과학회는 25일 성명서를 통해 “올해 초해 정신건강의학과 고 임세원 교수님을 황망하게 잃은 쓰라린 기억이 채 가시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진료실에서 환자가 휘두른 칼에 우리의 헌신적이고 유능한 정형외과 의사의 엄지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정형외과학회는 “해당 의사는 긴 수술을 받았지만 회복을 위해서는 오랜 시간의 치료가 필요하다. 자칫 손의 기능이 상실돼 더이상 정형외과 의사로서는 일을 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 있다”라며 "환자의 불법적 진단서 요구에 항거한 의료진을 상대로 한 의도적인 살인 미수 사건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정형외과학회는 “의사는 정상적으로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한 골절상을 입은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로 환자를 수술하고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환자가 요청한 보험금 취득 목적의 허위 장애진단서 발급을 정형외과 의사가 거부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발생한 파렴치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정형외과학회는 “환자는 허위진단서 발급을 거부한 의사에 대해 수차례의 협박과 민사 소송을 진행했다. 결국 대법원 판결로 패소가 확정되자 극단의 방법을 동원해 의료진을 살해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정형외과학회는 “환자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소신껏 작성한 진단서로 인해 의사는 환자로부터 소송을 당하거나 협박 및 살해 시도를 당할 수 있다. 불법적인 요구에 응해 진단서를 과장하여 써준다면 보험사로부터 고소를 당해 허위진단서 작성으로 형사 처벌을 받고 면허가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를 단순 의료사고 불만으로 치부하고 지나칠 경우 제2, 제3의 피해 의사가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라며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형외과학회는 첫째, 안전한 진료환경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의료기관 내에서 발생하는 신체 폭력 및 폭언에 대한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형외과학회는 “단순한 상해로 축소해선 안 된다. 진료실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상해는 가중 처벌해야 한다. 주취나 심신 미약 등의 적용을 무조건 배제하고 벌금형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의료인 폭행 방지법을 현실적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정형외과학회는 “의료기관 내 폭력에 대한 처벌 강화는 의료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를 넘어 진료현장 전반에서 적용돼야 한다. 의료인, 간호조무사 및 의료기사 외 의료기관 직원에 대한 폭력 역시 동일하게 처벌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형외과학회는 “정부는 법적, 제도적 대책을 마련해 진료 현장이 국민들과 의료진에게 안전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의료기관 내 의료진의 안전보장을 위한 시설과 인력이 마련될 수 있도록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의료진이 대피할 수 있는 통로나 보안요원의 배치만으로는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다. 저수가 정책으로 많은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전문 치료인력이 충분한 시간을 들여 환자와 소통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을 통해서만 의사-환자 관계가 회복될 수 있으며 이런 불행한 사건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형외과학회는 “충분한 진료 시간과 쾌적한 치료환경은 환자에게 정서적 안정을 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사건 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다. 더 이상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국민건강보험 체계에서 의사를 부도덕하게 비치게 하는 원칙 없는 삭감으로 의료 환경을 열악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라며 “의료 체계를 왜곡하는 정책과 제도를 개편하고 치료에 집중하고 환자와 소통할 수 있는 의료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형외과학회는 “둘째, 의료인들에게 배상이나 보상을 목적으로 진단서 및 의무기록의 수정을 강요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형외과학회는 “의료진이 의학적인 지식과 양심에 따라 진단서와 의무기록을 작성하는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이러한 기록에 대한 권리를 침범하는 어떠한 요구나 위해를 법으로 금해야 하고 이를 어길 시 처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환자는 개인적 이익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의사에게 의무기록과 진단서 내용을 수정하는 것을 요구할 수 없게 해야 하며, 이러한 허위진단서 작성 교사 및 미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정형외과학회는 “의료진에게 중대한 위해를 가하고 재발의 위험이 높은 환자에 보호관찰을 명하고 의료기관들에게 그 인적사항을 고지하는 제도를 법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라며 “장애진단서 발급과 관련한 현행 법령의 개정보완과 더불어 강화된 시스템 구축을 위해 새로운 제도와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라고 했다.  

대한외과의사회는 “의료의 과학적 특성 그리고 법률적 특성마저 이해하지 못하고 발생하는 폭력 그리고 법률적 인 처벌은 그들이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또 다른 무고한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라며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자신의 안전조차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라고 지적했다.  

외과의사회는 ▲의료인 폭행에 대한 반의사 불벌죄를 폐지하라 ▲의료진 폭행에 대한 벌금형을 폐지하고 즉각 구속 수사하라 ▲의료진 폭행범에 대해 건강보험 수진자격을 박탈하라 ▲의료분쟁과 관련된 기사는 더욱 신중할 것을 언론계에 당부한다 ▲의료분쟁과 관련된 판결 시에는 재판부의 신중한 판단을 요구한다 ▲안정된 의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 행정을 요구한다 등을 주문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료인 폭행의 심각성에 대한 캠페인 등 국가의 적극적인 홍보가 아직도 미흡하고,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한 추가적인 법적․제도적 보완책 또한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협은 ▲사회안전망 보호차원으로 의료기관 내 폭행 등 강력범죄 근절법안 마련(반의사 불벌 규정 폐지, 의료인 보호권 신설 등), ▲의료기관안전기금 신설, ▲보안인력 및 보안장비 배치에 대한 정부 비용지원 등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한 필수요건의 법제화가 반드시 선행돼야만 의료인 폭행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고 했다.

의협은 “이번 사건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통해 국민들에게 의료인 폭행의 심각성을 알려야 한다. 국민건강권을 위해 더이상 진료의사 폭행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가 직접 나서 적극적인 홍보와 계도, 관련 법적․제도적 개선에 나서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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