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전공의 강제 차출 법적 근거 없어...전공의는 수련을 받는 피교육자, 값싼 인력 취급 안돼"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개별 전공의들의 동의 없는 코로나19 강제 차출은 법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위법하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21일 전국 수련병원장을 상대로 ‘원외 기관에 대한 전공의 차출 및 파견에 대한 입장’ 공문을 발송, 최근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의 생활치료센터 강제 차출 논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관련기사=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생활치료센터 파견 계획 끝내 '철회']
대전협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각 협회와 병원에 의료진 파견에 대한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
대전협은 수련병원에 의료진 파견 요청이 있을 때 원외 파견에 대한 전공의 의견 조회 및 협의 과정에 대한 적절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전협은 "전공의 의견 수용 절차가 없는 전공의 강제 차출은 위법하고 부당한 결정이다"라며 "개별 전공의의 동의 없는 강제 차출은 법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위법하다"고 분명히 했다.
현행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60조의3(한시적 종사명령)조는 질병관리청장 또는 시도지사는 의료인에게 감염병관리기관으로 지정된 의료기관 또는 감염병전문병원 또는 감염병연구병원에서 방역업무에 종사하도록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전협은 “이번 서울대병원 전공의 차출건은 질병관리청장 또는 시도지사의 한시적 종사명령 자체가 내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차출 결정에 대해 감염병예방법은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정 제14조 단서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감염병, 화재 등 재난이 발생해 긴급하게 의료인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한다”라며 “의료기관 또는 보건관계 기관에 겸직 근무하는 경우에는 전공의가 근무 또는 겸직근무할 수 있도록 감염 상황 악화일로에도 환자 곁을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공의는 근로자임과 동시에 피교육자라는 이중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대전협은 “일선 현장에서 전공의는 의료진의 주요한 구성원이 아닌 그저 다루기 쉬운 값싼 인력으로 취급돼온 것이 현실이다”라며 “생활치료센터에 일반의를 채용하면 하루 수당이 약50만원이지만 전공의는 17만원으로 공지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전공의 수련의 본질은 환자의 회복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대한민국 의료계의 미래를 이끌어갈 의료 전문가 양성이라는 측면도 있다"라며 "비용 절감이라는 논리로 후자를 절대 간과해선 안되며, 수련의 가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감염 상황에서도 전공의가 의료 전문가로서 거듭날 수 있도록 환자안전과 더불어 수련의 본질이 지켜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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