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허위스펙으로 부정 입학한 조민씨 의사국시 합격…이것이 공정인가, 이대로 의료행위 괜찮은가
[칼럼]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 전라북도의사회 정책이사
[메디게이트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SNS에 올라왔던 딸 조민(30)씨의 의사 국시 최종 합격 축하 메시지가 올라왔다가 하루 만에 사라졌다. 조민씨 역시 국시에 합격했다는 사실을 모든 국민과 의사들이 알아버렸다.
어차피 법적 공방에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이 취소되면 의사 면허도 취소될 수 있겠지만, 말문이 막힌다. 대통령으로부터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더니 이게 무엇인가.
엄마 찬스로 7개의 허위스펙으로 합격한 것이 기회는 평등하게 된 것인지, 아빠 찬스로 유급을 구제 받아 졸업해 과정은 공정했는지, 끝내 절차상 부정한 방법으로 국시에 응시하고 합격한 것이 과연 공정일까.
대통령이 조국에게 졌다는 마음의 빚을 이렇게 갚는다는 것일까. 청년들에게는 조금도 마음의 빚을 느끼지 않는 것일까. 청년들을 대신해 묻고 싶다. KF94 마스크를 착용하고 1년을 도서관에서 살아온 청년들의 박탈감은 알고 있는가.
하지만 이대로 끝난것이 끝난것이 아니다. 의료법 10조는 부정한 방법으로 국가시험 등에 응시한 자는 합격을 무효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의대 또는 의전원 졸업이 의사 면허의 자격 요건인 만큼 조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이 취소되면 의사 면허도 취소될 수 있다.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는 2016년 12월 청담고 입학을, 이듬해 1월 이화여대 입학을 취소당했다. 모두 1심 판결이 나오기도 전이었다. 숙명여고 교무부장이던 아버지로부터 유출된 정답을 받아 시험을 치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숙명여고 쌍둥이도 기소 전 경찰 수사 단계에서 퇴학당했다.
고려대와 부산대는 당연히 조민씨의 입학을 취소하고 업무방해죄로 고발해야 한다. 그런데도 고려대와 부산대는 조씨의 입학 취소에 신중한 입장이라고 한다. 두 대학은 정경심 교수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온 후에야 조씨의 입학 취소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인데, 이것이야말로 직무유기에 해당되는 범죄행위가 아닐지 판단이 필요하다.
유죄 판결이 최종 확정되려면 몇 년이 더 걸릴 정도로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때까지 조민씨는 의사로서 환자들을 상대로 의료행위를 수행할 것이라는 사실이 아찔하다.
부정한 방법을 통해 의사 면허를 취득한 경우라도 아무런 제재 없이도 의료행위가 가능하다. 이렇게 거짓으로 만들어진 의사면허로 의료행위를 하다 의료사고라도 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또한 정당한 방법으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절대 다수의 국민들과 정직한 방법으로 의사가 되어 매일 질병의 최전선에서 병마와 싸우며 묵묵히 의술을 펼치고 있는 모든 의사들에게는 절망감을 안겼다.
선택적 정의라는 용어는 무엇인가. 내가 한 것은 정의이고 네가 하면 불의라는 내로남불의 또 다른 표현이 공정의 새로운 이름값으로 기억하게 만든다. 공정사회는 시간이 흐를수록 정부에게 짐이 되는 어젠다가 될 것은 분명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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