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학회 입원의학연구회, 입원전담전문의 근무 패턴 변화 연구…근무 시간 5시간 늘고 동료 15% 줄어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료대란 사태 이후 진료 현장을 지키는 입원전담전문의 33.9%가 사직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대란 사태를 계기로 필수의료에 대한 개인적 회의와 업무량 과다에 따른 번아웃, 잘못된 정책에 대한 항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입원전담전문의 중 15%는 같은 의료기관에서 일하던 동료 입원전담전문의 수가 줄었다고 답했다.
대한내과학회 입원의학연구회는 최근 'The Korean Journal of Medicine' 12월 호를 통해 '의대 증원 사태 후 한국 입원전담전문의의 근무 패턴 변화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주 저자는 순천향대 천안병원 정지수 종양혈액내과 교수가 맡았다.
연구결과, 입원전담전문의들의 전체적인 근무 시간 변화와 근무 형태 조정이 두드러졌다. 우선 근무 형태는 전일(24 hours full day) 근무가 22.2%에서 39.7%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주간(weekday daytime) 근무자 비율은 60.3%에서 52.4%로 감소하였으며 주 7일 근무자(7days a week) 역시 15.9%에서 6.3%로 줄어들었다.
근무 시간 역시 의료대란 사태 전후로 40시간에서 45시간으로 증가했으며, 환자를 11~15명 가량 보는 의사의 비율은 감소했으나 26명 이상 보는 의사의 비율은 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근무 조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보조 인력 증원이 없는 경우가 50% 이상에 육박했고 입원전담전문의 절반 가량은 근무 외 추가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입원전담전문의가 당직과 기본 술기를 실시하는 비율이 가장 많이 증가했고 중환자실을 보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비상 상황에 의한 입원전담전문의 병동 제도의 완화에 따라 30% 이상이 타 병동의 환자를 보고 있었다.
의과대학 증원 사태 이후 입원전담전문의의 수에 대한 설문에선 응답자의 15%가 같은 기관에서 일하던 입원전담전문의의 수가 줄었다고 답했고 향후 사태 장기화 시 33.9%가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연구팀은 "적정한 1인당 담당 환자 수에 대해선 논란이 있지만 입원전담전문의 1인당 15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할 경우 재원 기간과 의료 비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며 "의대증원 사태 이후 1인당 진료 환자 수가 26명이 넘는 경우가 늘었다는 점은 의료의 질 저하와 의료진의 소진을 재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사태 장기화 시 사직을 고려하는 원인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다른 설문 문항에서 나타난 입원전담전문의 그룹의 과로와 소진이 원인 중 하나라고 추측할 수 있다"면서 "주로 필수의료에 종사하고 있는 입원전담전문의가 현 사태로 인해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것에 대한 회의를 느꼈거나 현 사태에 대한 항의 의사가 사직 의사로 표현됐다고 설문지의 개별 답변에서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의료진의 소진으로 사직률이 증가하면 환자 안전이 위협을 받는다. 전공의 사직에 따른 입원전담전문의의 진료량 증가에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조치가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한편 연구는 4월 2일부터 30일가지 내과학회 입원의학연구회,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연구회에 속한 입원전담전문의 6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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