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8.12 06:24최종 업데이트 24.08.12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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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간호법 처리 최대 변수될 듯…복지부, 16일 PA 관련 '수정 의견' 국회 제출 예정

간호과학회·전문간호사회협회·병원간호사회 등 간호계도 문제제기…PA 자격·업무범위·교육과정 구체화될까

의협은 1년 전과 달리 '조용한 대응' 전략 택한 듯…수련병원 PA 필요성 확대로 공론화되면 법안 통과만 빨라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여야 지도부가 간호법 등 합의 가능한 민생처리법안 통과를 약속한 가운데, 정부가 16일 간호법 내 진료지원(PA) 간호사 관련 수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번 주가 간호법 처리 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중요한 쟁점 기간이 될 전망이다. 간호법 논의 과정에서 새로운 핵심으로 떠오른 PA 간호사 문제에 여야 의견 합치가 이뤄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복지부, 16일까지 PA 간호사 관련 수정안 제출 예정

12일 정계와 보건의료계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오는 16일까지 간호법 내 PA 간호사 관련 수정 의견을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수정안 도출은 PA 관련 조항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PA가 법률상 합법화될 경우, 현장에서 부작용이 많아질 것이라는 일부 야당 의원들의 문제제기에 따른 것이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복지위 1법안심사소위에서 PA 관련 문제를 지적한 의원들을 대상으로 수정안 도출 중간 보고를 이미 한 차례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주 관련 단체들 간 의견 조율도 이뤄질 예정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관계자는 "정부가 오는 16일까지 PA 자격과 진료지원 업무범위, 교육과정, 인증평가 결과 등 구체화된 내용이 담긴 조율안을 제출할 것으로 안다"며 "PA 관련 수정된 정부 안이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전문위원 심사 등을 거쳐 21일로 예정된 다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의견이 조율될 것"이라고 말했다. 

간호사 간 자격·업무범위 논란…간호계 내에서도 우려 목소리 나와

현재 간호법 내 PA 합법화 문제는 의료계 등 타 직역 외에도 간호계 내 우려가 상당한 상황이다. 

실제로 PA 문제와 관련해 행동하는간호사회는 입장문을 통해 "의사 업무가 간호사에게로 더 많이 넘어오는 상황에서 증가하는 업무량과 높아지는 환자 중증도를 대비하는 인력 확보 방안이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면 위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한국전문간호사협회, 병원간호사회 등도 간호법 내 PA 합법화 내용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상황에 정통한 보건의료계 관계자는 "현재 시범사업으로 인해 전문간호사가 할 수 있던 업무범위를 대부분 PA가 대체하고 있다"며 "전문간호사는 석사 이상 학력이 돼야 자격이 주어진다. 그러나 해당 업무를 현재 PA가 할 수 있게 되면서 간호사들 사이에서도 혼란이 많고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간호계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PA 업무범위가 명확히 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하게 시범사업이 진행되면서 PA 업무 조정 역할은 각 병원별로 업무조정위원회가 꾸려져 개별적으로 정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료대란으로 전공의가 부족한 대형병원들 입장에선 PA 간호사들에게 최대한 많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업무를 이관하는 것이 이득인 셈이다. 

한국간호과학회와 전문간호사협회는 오는 19일 이 같은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한 국회토론회를 준비 중이다. 
 
고려의대 윤석준 예방의학과 교수는 "병원 현장을 보면 PA들에 의해 이미 침습적 의료행위까지 상당 부분 위임된 상태다. 문제는 훈련되지 않은 간호사들도 현장에 투입돼 전공의들의 공백을 채우고 있다는 데 있다"며 "정부는 PA 업무범위 조정, 교육시스템 등 조율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간호법에 관심 없는 의료계?…의협은 1년 전과 달리 '조용한 대응' 전략 택한 듯

간호법 통과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의료계도 비상사태다. 그러나 정작 21대 국회에서 법안 반대에 앞장섰던 대한의사협회가 조용하다는 비판이 내부에서 일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국 16개 시도의사회 회장단 회의 참석을 위해 목포에 왔다.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 등도 참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협 업무 보고에 간호법이라는 단어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나만 심각한 것인가"라고 의협을 질타했다.  

반면 해당 게시 글에 의협 박용언 부회장은 "간호법은 일부러 문건작성 없이 구두로 별도 설명까지 있었던 것으로 보고 받았다. 시도회장들과 질의답변도 있었다. 보고문건에 노출시키는 것과 중요하게 보는 것은 별개"라며 "업무보고자료는 주무이사 요청에 따라 작성없이 구두로 보고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해명했다. 채동영 홍보이사도 "간호법은 집행부 상임이사회에서 거의 매주 안건으로 올라오고 있고 그 대응방법과 진행과정 등도 소상히 논의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의협은 이번 22대 국회에서 간호법 대응 전략을 1년 전과 다르게 가는 방향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거부권까지 나와 법안을 막을 수 있었던 21대 국회 때와는 상황적, 정치적 맥락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우선 최근 의정갈등으로 수련병원에서 PA 간호사들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간호법이 공론화되면 될수록 오히려 법안 통과만 부추길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협은 그동안 법안을 함께 막았던 14개 보건복지의료연대 중 일부 단체들이 의견 조율 여부에 따라 간호법을 일부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돌아서면서 사실상 혼자 법안을 막기도 힘들어졌다. 

한 의료계 인사는 "의협이 이번엔 간호법 대응을 조용히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 현재 정부는 전공의를 대체하기 위한 카드로 PA 합법화 등 간호법의 신속한 처리를 원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태에서 1년 전처럼 협회가 강하게 나서 반대 의견을 밝히고 간호법이 사회적으로 공론화될 경우 오히려 법안 논의에 가속이 붙어 처리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정무적 판단이 개입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의정갈등 상황에 변수가 많은 만큼 의료대란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따라 정부의 간호법 처리 의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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