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2.11 07:12최종 업데이트 23.02.1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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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합의 의사없다…형사소송 판결 무게 두고 민사 항소 적극 추진"

다음주께 판결문 받는대로 즉각 강제 집행정지 신청·항소, 판매·수출 등에는 영향 없을듯

사진 = 위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제제 나보타, 아래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제제 메디톡신.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가 잇딴 해외 품목허가와 매출 상승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운데, 엎치락 뒤치락 하던 메디톡스와의 소송전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셨다.[관련 기사 = 메디톡스, 1심 판결 승소...대웅 400억원 배상·보툴리눔 톡신 제조판매 금지]

지난 10일 서울지방법원 제61민사부(권오석 부장판사)는 메디톡스가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금지 청구소송을 일부 인정하고, 400억원의 손해 배상과 완제품 폐기·3개월 제조판매 정지 등의 판결을 내렸다.

대웅제약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대웅제약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형사소송 결과와 정반대의 민사소송 판결을 인정하기 어렵다. 항소를 통해 결판을 짓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을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제기해왔다.

우선 지난 2019년 1월 메디톡스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에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당시 대웅제약의 미국 내 파트너사)를 불공정 행위로 제소했으나, 지난 2021년 10월 ITC가 수입금지 명령을 포함한 최종 결정(final determination)을 '무효화(vatatur)'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대웅 측은 "비록 늦었지만 ITC가 오류로 가득했던 스스로의 결정을 최종 무효화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했으나, 메톡 측은 "대웅 제품 파트너사들과 체결한 2건의 합의에 따른 당연한 수순"이라고 반대 입장을 냈다.

지난 2017년 1월에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산업기술 유출 방지법·부정경쟁방지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형사고소했다. 지난해 2월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압수수색, 디지털 포렌식, 관련 직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메디톡스 고유의 보툴리눔 균주나 제조공정 정보가 대웅제약으로 유출됐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웅 측은 "애초에 영업비밀을 침해한 사실이 없다. 이번 처분은 진실이 밝혀지고 ITC의 오류를 정면으로 뒤집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환영한 반면, 메디톡스 측은 "충분한 자료 검토와 수사 없이 판단한 졸속 수사이자 명백한 과오"라며 즉각 항고했다.

ITC는 무승부, 형사소송은 대웅 측이 사실상 승소했으나, 민사소송은 메톡이 승기를 잡았다. 

이번에 판결이 난 민사소송은 메디톡스가 지난 2017년 10월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것으로, 처음에는 11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가 지난해 10월 손해배상 청구액을 501억원으로 대폭 올렸다. 

두 차례 판결 기일이 미뤄졌고 2월 10일, 소송 제기 후 6년여만에 첫 1심 판결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제출된 여러 증거와 포자 감정, 증인 심문 등을 근거로 볼 때 대웅제약 측이 영업비밀을 침해해 균주를 도용하고 제조공정에 부정하게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나보타를 포함한 대웅의 보툴리눔 독소 제제의 제조와 판매를 금지한다. 또한 해당 균주를 인도하고 기 생산된 독소 제제의 폐기하며, 메디톡스에게 40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 측은 즉각 항소 결정을 내렸고, 내주 판결문을 받는대로 집행정지 신청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미 형사소송을 통해 검찰이 메디톡스 고유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기술이 대웅제약으로 유출됐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어 '혐의 없음'으로 결론을 냈는데, 민사 재판부가 유전자 분석만으로 무리하게 추론에 기반해서 이를 완전히 뒤집는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고(메톡) 측과 절대 합의할 생각이 없다. 2심에서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며, 최종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더라도 소송에 만전을 기해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가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제조·판매 금지와 폐기 등을 담은 1심 판결문을 수령하기까지 시간이 있고, 수령과 동시에 항소절차와 집행정지 신청을 진행해 나보타의 수출과 판매에 영향을 주지 않을 계획이다.

대웅 측은 "강제집행정지와 항소를 즉각 신청해 나보타 사업에는 영향 없을 것이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계획대로 지속할 예정"이라며 "K-바이오의 글로벌 성공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나보타는 대웅제약이 지난 2014년 국내에 출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로,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보툴리눔 톡신이다. 불순물을 극소화하는 최신식 하이-퓨어 테크놀로지(High-Pure Technology) 특허 기술 기반의 프리미엄 고순도 톡신으로, 높은 안전성, 신속한 효과와 균일한 확산력이 특징이다. 2023년 2월 기준 미국, 유럽을 포함한 62개국에 진출해있다. 나보타50단위 생산실적은 2021년 기준 16억775만원, 나보타주100단위는 837억9927만원, 나보타주150단위 26억7672만원, 나보타주200단위 69억1922만원 등으로 900억원을 넘기고 1000억원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메디톡신은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로 지난 2006년 시판허가를 획득한 후 2007년 중남미 시장에 진출했으며, 2009년 한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그러나 2019년 5월 내부자에 의해 허가 내용과 다른 원액으로 제조했다는 폭로가 나왔고 이후 검찰 수사를 통해 제조·품질관리 서류 허위조작 사실이 드러났다. 2020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잠정 제조·판매·사용 중지에 이어 같은 해 6월 최종 중지 조치가 내려졌다. 현재는 메디톡스가 신청한 행정처분 집행정지가 인용해 정상적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으며, 돌파구를 찾기 위해 코어톡스에 대한 마케팅을 확대하고 차세대 보툴리눔톡신 제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디톡신주50단위의 연간 생산실적은 2021년 기준 23억1757만원, 메디톡신주100단위 376억4850만원, 메디톡신주150단위 35억5537만원, 메디톡신주200단위 169억7180만원 등으로 600억원대 규모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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