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7.03 06:25최종 업데이트 19.07.0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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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플즈·아폴로가 준비하는 미래 병원 "스마트폰·데이터로 병원 밖에서도 연결된 서비스 제공"

싱가포르 래플즈·인도 아폴로·중국 BGI 지노믹스, 정밀의학·예방의학 미래의료 준비 소개

사진: 싱가포르의 래플즈(Raffles) 병원 그룹의 스탠리 류(Stanley Liew) 진료부원장.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싱가포르, 인도, 중국 등 세계적인 병원 그룹의 경영 전략 및 비전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싱가포르의 래플즈 병원 그룹, 인도의 아폴로 병원, 중국 BGI 지노믹스 그룹의 인사들이 2일 명지병원이 주최한 '헬스케어 비즈니스의 미래혁신전략 국제 포럼'에 참석해 각 병원의 혁신 방법과 전망을 소개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유전체 정보, 빅데이터 분석 등을 활용한 정밀의학과 인공지능 및 첨단 기술을 이용한 예방의학이 미래 의료의 핵심 가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병원이 혁신을 위해 변화를 예측하고 미래 의료를 위해 투자를 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세계화로 외연 확장하고 수익 창출해 환자에게 돌려주는 병원 

싱가포르의 래플즈(Raffles) 병원 그룹의 스탠리 류(Stanley Liew) 진료부원장은 증권시장에 상장된 영리병원으로서 15년째 성장하고 이익을 낼 수 있는 비결 및 헬스케어 세계화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병원이 투자를 받고 수익을 창출하고 세계 각국으로 확장해서 얻은 것을 다시 의료 기술에 투자해 환자에게 돌려주는 선순환을 강조했다.

류 진료부원장은 "래플즈 병원 그룹은 43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1차 의료기관으로 시작해 단계별로 천천히 성장해 종합병원이 됐다. 1차 의료기관에서 2001년 래플즈 병원으로 탈바꿈한 이후 급성장하고 싱가포르 전역에 진출했다"고 말했다.

류 부원장은 "싱가포르는 인구가 500만명이 조금 넘고 규모는 한국의 수도 서울보다 조금 작다. 그래서 싱가포르에는 80개의 병원이 편의점처럼 여기저기 많이 있다. 싱가포르 내에서 병원을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래플즈 그룹은 국제 시장을 노렸다.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홍콩 등 아시아 전역에 병원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그는 "6개월 전에 중국 충칭에서 개원한 래플즈 병원은 700병상 규모다. 2019년 말에 개원 예정인 중국 상해의 래플즈 병원은 보다 규모가 작은 400병상 병원이다"고 덧붙였다.

류 부원장은 "병원이 성장하는 데 있어 펀딩은 아주 중요하다. 투자를 하지 않으면 최신 기술을 도입할 수 없고 그러면 환자를 잘 치료하기 어렵다. 래플즈 그룹의 철학은 '병원의 수익을 올려 환자에게 돌려주자'는 것이다"며 "래플즈 그룹 산하에는 병원뿐 아니라 의료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도 있다. 통합 메디컬 그룹으로서 래플즈 그룹은 차세대 의사들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면서, 국제 병원이기도 하고, 의료보험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류 부원장은 "래플즈 병원은 집단 개원 모델로 전문의들이 팀으로 일한다. 매니저들이 모두 모여 팀 중심으로 환자들에게 양질의 의료를 제공한다. 이때 의사들은 개원의로서 통일된 수수료 시스템을 이용한다. 또 본원과 분원에서 전자의무기록을 모두 공유해 서로가 서로에게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래플즈 병원에서 원스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를테면,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으러 왔다가 방사선 치료를 받는 식이다"면서 "병원을 깊이와 너비를 함께 확장하는 방식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부원장은 "래플즈 그룹은 아폴로 그룹처럼 자금을 많이 쓸 수 없다. 아직 규모가 작고 쓸 수 있는 재원이 한정돼 있다"면서 "한정된 자원으로 최적의 효율을 내는 방식으로 혁신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우리는 디지털 변혁을 겪고 있다. 병원 그룹 내 창업팀이 래플즈 그룹에 최적화된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가장 중요한 기능은 래플즈 그룹의 80개 전 기관이 전자의무기록을 공유한다는 사실이다"면서 "어떤 환자에게 나타난 알레르기 반응 등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진료의 수준을 높이고 있다. 정보 공유는 1차 의료기관부터 3차 종합병원까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격의료도 하고 있다. 중증질환이 아닌 단순질환의 경우에, 환자들은 원격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원격으로 텔레모니터링도 해 혈압 및 혈당 측정 등을 할 수 있다"며 "환자들은 병원 앱을 통해 의무기록을 확인하고 의사 진단서를 볼 수 있고 진료 및 건강검진을 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류 부원장은 "래플즈 그룹은 약물유전학 분야에서 진전이 빠르지 않지만 스크리닝 분야에서는 선두주자다"며 "병원 내에 훌륭한 방사선 전문의들이 많지만 매일 놓치는 게 있어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소송을 당한다. 래플즈 병원은 인공지능(AI)의 알고리즘을 방사선학에 활용해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엑스레이 사진에 찍히는 그림자는 육안으로는 종양인지 아닌지 파악하기 힘들다. 이제 AI의 알고리즘을 돌려 매일 100개 이상의 흉부 엑스레이를 검토해 비정상적인 그림자를 파악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혁신은 재생의학 분야로 보고 있다. 줄기세포를 통해 관절의 통증을 줄이는 연구 등 정형외과 분야에서 관절 관련된 줄기세포 연구가 많다. 또 최근에는 심장에 줄기세포를 적용하는 연구도 있다"면서 "미래에는 세포를 집어 넣어 손상된 부분을 재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어딘가에서 시작해야 한다. 래플즈 그룹은 모든 분야를 검토하면서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인도 아폴로 병원 그룹의 산지타 레디(Sangita Reddy) 관리이사.

미래 병원은 새로운 연결을 통해 의료의 영역 확장한다

인도 아폴로 병원 그룹의 산지타 레디(Sangita Reddy) 관리이사는 아폴로 병원 그룹이 보는 보건의료의 전망에 대해 설명하면서 현재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소개했다. 그는 미래 병원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이제껏 연결되지 않았던 부분을 연결함으로써 의료의 영역을 확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격의료, 환자와 소통, 질병 예방 등이 그 예다.

레디 관리이사는 "아폴로 병원은 1983년에 인도에 인프라를 갖춘 세계적인 수준의 병원을 만들자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다"면서 "현재 1만개 이상의 병상을 가지고 있고 약국, 예방센터, 원격의료 플랫폼 구축, 재단을 통한 빈곤계층의 의료비 지원 등 보건의료에 관한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디 이사는 "아폴로 병원 그룹은 1억5000만명의 생명을 구했다. 16만 5000건의 수술을 했다. 하지만 수치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각각의 환자다"면서 "각각의 환자와 보호자의 이야기가 아폴로 병원의 기둥이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환자를 잘 치료해야 하고 환자를 잘 치료하기 위한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는 양성자 치료실 등 많은 신기술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디 이사는 "60개 이상의 병원을 가진 아폴로 그룹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아폴로 병원의 목표는 연결되지 않은 부분까지 연결해 제공하는 것이다"면서 "첨단기술을 활용해 모든 사람이 의료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 의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모든 개인이 연결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적시에 적절한 의료를 모든 사람들이 받을 수 있도록 해 지역사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응급상황에서 환자에 대한 진단을 할 수 있고 필요한 곳에 구급차가 가서 의료진이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다. 환자의 의료 데이터가 저장돼 있기 떄문에 신속한 치료가 가능하다"면서 "의료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으므로 예측을 하고 예방의학도 가능하고 더 나은 정책을 펼칠 수 있다. 또 통합된 의료 시스템을 통해 스마트한 의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레디 이사는 "동영상을 통해 소통할 수도 있다. 의무기록까지 볼 수 있고 데이터를 취합해 볼 수도 있다. 앞으로 의료 데이터는 전세계적으로 통합돼 쓸 수 있을 것이다"며 "원격의료도 가능할 것이다. 아폴로 병원은 원격의료를 통해 중환자실 진료를 제공한다. 또 도심의 빈곤층뿐 아니라 시골지역까지 1차 의료를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폴로 그룹은 지난 19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까지 원격의료를 제공해왔다. 1만5000건의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의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제공하고 있다. 의료 장비가 부족한 지역의 중환자에게도 1:1로 연결하고 작은 시골 의원에도 교육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폴로 그룹은 원격 의료를 통해 연간 5000건 이상의 부작용을 예방하고 있다. 과거에 이러한 연결이 없어 구할 수 없던 사람을 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레디 이사는 "미래의 변화를 추측해보면, 앞으로 헬스케어가 제공하는 모형 자체가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휴대폰을 통해 어떤 서비스가 필요한지 환자의 요구부터 파악하게 될 것이다. 헬스케어는 의료팀으로서 환자에게 전체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또 병원에 오지 않아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레디 이사는 "미래의 병원 모델은 고위험 환자의 리스트를 파악하고 예방함으로써 질병 부담을 낮출 것이다. 또 이를 통해 비용도 절감할 것이다. 미래 병원은 전 세계적으로 첨단 기술에 기반해 연결되고 의료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병원의 목표는 건강한 사람이 환자가 되기 전에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될 것이다. 병원은 정부가 구축한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어떤 환자가 암 발병률이 높으면 1기 또는 그 전에 발견해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레디 이사는 "우리는 흥미진진한 시대에 살고 있다. 미래에는 데이터와 과학을 바탕에 두고 환자와 동일한 지식을 공유하는 시대가 된다. 환자와의 소통은 보다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다"면서 "미래 의학은 정밀의학으로 진화할 예정이다. 병원은 환자의 데이터들을 가지고 분석해 환자에게 맞는 치료법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요가, 식단 등 건강과 관련된 모든 분야와 과학에 근거한 진료 제공함으로써 질병의 부담을 줄이는 지속가능한 의료가 이뤄질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사진: 중국 BGI 지노믹스(Genomics) 그룹의 릴리 왕(Lily Wang) 지역총괄 매니저.

유전체 검사를 통한 환자별 맞춤 의료가 가능한 시대 

중국 BGI 지노믹스(Genomics) 그룹의 릴리 왕(Lily Wang) 지역총괄 매니저는 유전체 검사를 통한 맞춤 의료로 혁신적인 의료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BGI 지노믹스 그룹은 전세계에서 유전체 검사를 제일 많이 하는 기관으로 전 세계 유전체 검사의 30% 이상을 수행하고 있다. 왕 매니저는 유전체 분석을 통해 앞으로 맞춤형 질병 예방, 맞춤형 약물 효과 등의 혜택을 사회가 누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 지역총괄 매니저는 "과거에는 개개인에게 맞춤인 의료가 아니었다. 지난 100년 동안 의사들은 환자에게 가족력을 묻고, 환자의 증상을 살피고, 환경적 요소, 사회경제적인 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단하고 약을 처방했다"며 "치료를 할 때 약을 우선 선택한 다음 효과가 없으면 약을 바꾸는 방식으로 의료를 제공했다"고 운을 뗐다.

왕 매니저는 "그러다 유전체를 발견하면서 맞춤 의료가 가능하게 됐고 이를 보건의료에 적용하게 됐다"면서 "BGI 그룹이 추구하는 것 역시 유전체다. 유전체를 밝히면 흥미로운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유전체 검사에 대한 연구는 20년 이상 축적돼 이제 많은 데이터를 춪적하고 있다. 미국이 정밀의학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면서 암과 당뇨 등에 맞춤 의료를 접목했고 시장에 다양한 치료제가 나올 수 있었다"며 "이러한 치료제들은 유전체 연구를 토대로 나온 것이 많다"고 말했다.

왕 매니저는 "유전체 정보를 아는 것은 건강의 출발점이다. 우선, 선천적 기형을 가질지 여부를 알 수 있고, 성장하면서 어떤 감염 위험이 높은지 평가할 수 있다. 또 환경을 고려해 복합질환 위험 등을 알 수 있다. 또 유전체는 성장하면서 변화를 겪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전체를 통해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환자가 어떤 병에 걸리기 쉬운지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왕 매니저는 "유전체 분석을 통한 산전 검사는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CT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중국에서는 산전 검사가 도입된 이후로 다운증후군 신생아 수가 현저히 감소했다"며 "특히 도시 지역은 이 검사로 많은 혜택을 누렸다. 2011년 도입 이후로 오늘날까지 중국의 다운증후군 출생아 비율은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사람들이 산전 검사 비용을 지불할 만한 경제력이 없었고 산전 검사에 대한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며 "산전 검사는 400만건에 이르고 있다. 앞으로 산전 검사는 점점 더 늘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산전 검사가 늘어 다운증후군 출생아가 줄기 까지 변화가 가능했던 이유에는 세 가지 요인이 작동했다. 우선, 정부가 첨단 테스트롤 쓰도록 증진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둘째, 산업 기술적 발전으로 비용이 낮아졌다. 셋째, 보험에 적용됐다"며 "이로 인한 혜택은 사회가 누리 것이다"고 말했다. 

왕 매니저는 "나아가 BGI 그룹은 중국의 유전자 은행에 투자할 예정이다. 유전자 은행은 2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1단계를 충족해 2단계로 확장하고 있다"며 "유전자 은행은 유전자 샘플을 보관할 뿐 아니라 판독도 해 유용한 데이터를 창출한다. 여기에는 멸종위기 동물 등의 유전자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왕 매니저는 "유전체 검사로 암 치료도 맞춤으로 가능하다. 개개인의 암 진단이 가능하고 유전질환이나 암을 초기에 진단할 수 있다. 또 유전체를 기반으로 하는 표적치료도 가능해진다. 동일한 암이라고 할지라도 약의 효과는 다를 수 있는데 이를 유전체 분석을 통해 할 수 있다"며 "또 환자를 치료하고 나서 약의 효과 등 예후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MRI, CT 등 보다 6개월 앞서서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염 관리도 보다 잘 할 수 있다. 중국인과 유럽인의 유전체는 다르기 때문에 영향을 받는 바이러스도 다르다. 중국 내에서도 지역별로 바이러스의 발현율이 다른데 이를 알 수 있다"며 "BGI 그룹은 앞으로도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할 것이다. 빅데이터를 취합하면 사회에 큰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BGI 그룹은 미래는 예방의학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정밀의학으로 기대 수명을 늘릴 뿐 아니라 삶의 질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다연 기자 (dyjeong@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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