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7.08 07:32최종 업데이트 24.07.08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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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생물보안법으로 중국 기업 신뢰도 하락, 국내 기업 수혜로 이어질까?

삼성바이오로직스 최대 규모 수주 계약…증권가 '중소형 CDMO' 수혜 전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미국 생물보안법으로 중국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등의 신뢰가 하락하면서 국내 CDMO 기업, 특히 중소형 CDMO 기업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은 미국인의 개인 건강과 유전 정보를 우려기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발의됐다. 

이 법안이 제정되면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받는 의료 서비스 제공자가 중국인민해방군과 연계된 베이징유전체연구소 그룹과 자회사인 MGI, 컴플리트 지노믹스, 중국인민해방군과 연계된 우시 앱텍 등 바이오기업이 제조한 제품이나 서비스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전략컨설팅기업 LEK 컨설팅(L.E.K. Consulting)은 미국 생물보안법 발의가 중국 기업과의 협력 신뢰도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LEK컨설팅이 바이오제약기업과 임상수탁기관(CRO), 위탁개발생산기업(CDMO), 투자자 등 생명과학 관련 기업 73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미국 생명과학 기업의 '중국 기업과의 협력에 대한 신뢰도'는 30~50% 하락했다.

이 중 CDMO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생명보안법이 발의되기 전 미국 생명과학 기업의 중국 CDMO 기업 신뢰도 점수는 10점 만점에 6.1점이었다. 하지만 생명보안법이 발의된 후 신뢰도 점수는 3.1점으로 49% 낮아졌다. CRO 기업에 대한 신뢰도는 32%, 신약개발 파트너는 36%씩 하락했다.

생물보안법이 발의되고 중국 기업의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국내 기업이 CDMO·CMO 등 사업에서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대 규모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으며, 글로벌 톱 제약사 중 고객사를 늘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일 공시를 통해 미국 제약사와 10억6000만달러(약 1조4600억원)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030년 12월 31일까지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수주한 계약 중 최대 금액으로, 지난해 수주 금액 3조5009억원의 42%에 해당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까지 글로벌 톱 20개 제약사 중 14곳을 고객사로 확보했으며, 올해 2곳을 추가해 총 16곳으로 고객사를 늘렸다. 또한 증가하는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 4월 준공을 목표로 18만리터 규모의 5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5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78.4만리터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바이넥스의 생물보안법 수혜를 예상했다. 그는 "글로벌 CDMO 기업인 중국 우시 바이오로직스 등을 통해 위탁 생산을 하던 많은 해외 글로벌 기업이 미국의 제재를 의식해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메가 스케일 CMO의 풍선효과로 임상, 샘플, 권역별 상용화 생산 등이 가능한 스몰&미디엄 CMO 등이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CMO 전체 가동률 상승에 도움을 주지 못한 오송공장의 5000리터 등이 신규 고객 확보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신영증권 정유경 애널리스트는 생물보안법 시행 시 cGMP 급 역량을 보유한 중소형 CDMO가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바이넥스와 에스티젠바이오, 에스티팜을 대표 수혜 기업으로 꼽았다.

정 애널리스트는 "생물보안법의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시가 영위하는 사업 경쟁구조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며 "생물보안법에 따라 우시바이오가 미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기업과의 거래관계가 중단된다면 해당 고객사는 (대량으로) 상업용 물질 공급이 필요한 글로벌 제약사 보다는 중소형 바이오텍일 가능성이 높다. 95% 이상의 프로젝트가 임상단계에 있으므로 고객사는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중소형 CDMO'로 집중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예상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CDMO 서비스 선택 시 고객사의 핵심 고려 포인트는 단순하게 잉여 캐파를 보유한 기업을 찾는 것이 아니다. 가장 우선시하는 역량은 단순 GMP가 아닌 글로벌 GMP, 즉 미국 cGMP, 유럽 EU-GMP 등 인증을 받은 경험이 있거나 글로벌 제약사의 자체 실사 합격 등 이에 준하는 설비운영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은 적이 있는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시는 스위스 론자, 한국 삼성바이오로직스, 독일 렌슬러 등 글로벌 CDMO 기업 대비 경쟁력 있는 cGMP 인증 경험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으나, 비유럽·북미권의 중소형 CDMO 기업 중에서는 오랜 업력과 다수의 프로젝트 수행 경험으로 점차 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내는 cGMP 역량을 보유한 중소형 CDMO가 매우 제한적이므로, 즉각적인 수주 유입은 글로벌 중소형 CDMO로 먼저 집중될 것"이라며 "글로벌에서 채워지지 않는 수요는 국내 기업으루 충족될 전망이다. 국내기업 중 항체의약품 등 바이오의약품 CDMO로는 EU GMP 인증 경험을 보유하고 6월 FDA 실사를 앞두고 있는 '바이넥스'와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의 EMA, FDA 실사·승인을 준비 중인 '에스티젠바이오', 합성의약품 계열에서 다수의 EU GMP, cGMP 실사·인증 경험을 보유한 '에스티팜'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CDMO·CMO 기업의 수혜가 기대되면서 최근 관련 산업 진출과 확대가 활발·강화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독일 CDMO 회사 'IDT 바이오로지카'를 인수했다. 이번 인수로 SK바이오로직스는 cGMP 수준의 제조 인프라를 확보했으며, 항암 바이러스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신규 바이오 영역 진출이 가능해졌다.

안재용 사장은 인수 소식을 발표할 당시 생물보안법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언급했다. 그는 "메인 공장은 독일에 있고, 해당 법안(생물보안법)에 대한 타격은 우시앱택 등 중국 기업이 받고 있다"며 "해당 기업의 CDMO 사업이 다른 업체에게 전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이로 인한 반사이익을 IDT 바이오로지카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보다 심도있게 살피겠다"고 설명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3일 송도 바이오캠퍼스 착공을 시작했으며, 2022년 12월에는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했다.

대웅바이오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cGMP) 수준의 바이오 공장을 구축하고, 미생물 기반 바이오의약품 CMO 사업 확대에 나섰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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