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0년까지 중동환자 100만명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은 17일 '중동환자 유치서비스 강화 유치 설명회'를 열었다.
연세대 진기남 교수는 '중동환자 서비스 마케팅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중동환자를 잡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마케팅이 필요한데, 우리는 무조건 병원을 자랑하거나 병원장을 앞세워 홍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그들은 그런 자랑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Expertise
예를 들면, 병원은 몇 명의 중동환자가 방문했다거나, 병원장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의료기기를 가지고 있는지 등을 홍보하는데 열을 올리지만, 중동환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객관적인 전문성이라는 것이다.
객관적인 전문성이란 해당 병원 의사의 명성, 수술건수 및 치료결과, 인용지수, 연구비, 국제의학회에서의 평판 등을 의미한다.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중동 국가는 외국 의사에 대한 의존도가 각각 78%, 82%로 매우 높지만, 그들의 실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외국 의사들의 전문성에 크게 신뢰하지 않는 것이다.
진 교수는 "중동환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스타 의사를 만들고, 이에 따른 낙수효과를 기대해야 한다"면서 "다른 병원 의사가 스타 의사가 되는 것, 다른 과가 앞서나가는 것을 경쟁으로 생각하지 말고 이것의 낙수효과를 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Safety
물론 의료서비스에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은 전문성이겠지만 중동환자들은 안전성 또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진 교수는 "중동환자들이 서대문 부근의 병원이나 호텔을 선호하는 이유가 맞은 편에 경찰청이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을 만큼 안전 문제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영국에서 지난 몇 년 사이 아랍인들에 대한 강도사건이 많이 발생하자 중동환자들은 영국 대신 독일을 더 선호하고 있다.
진 교수는 "중동환자들이 한국에서는 밤에 쇼핑이 가능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면서 "이런 부분을 또한 병원의 마케팅 포인트로 잡아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Wellness
중동환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국가브랜드에 extra value, 즉 추가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야 한다는 게 진 교수의 견해다.
단순히 의료만이 아닌 웰니스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로 보통은 스파, 마사지, 관광, 쇼핑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진 교수는 "중동환자 유치 100만명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웰니스를 꼭 포함해야 한다"며 "한국(병원)만이 내세울 수 있는 웰니스를 개발해야 하는데, 독일에서 숲 치료를 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템플 스테이나 찜질방을 이용하는 것이 하나의 마케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진 교수는 중동환자들이 지방으로의 관광,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인프라 개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중동환자들은 대개 좋은 경치를 보며 휴식을 취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실제로 중동환자들은 서울에 오면 처음에는 그 화려함에 신기해 하지만 이내 압도당해 피곤해 한다"고 환기시켰다. .
중동환자들을 위한 지방 관광이나 휴식을 위한 웰니스 컨텐츠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진기남 교수는 "이런 요인들의 기본에는 중동과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며 "국가 차원의 병원 간 교류보다는 먼저 의료진들이 자주 오가며 우리나라 의료의 우수성을 적극 알리는 등 친밀도를 쌓는 민간교류를 활성화해야 진행이 수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설명회를 주최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측도 진기남 교수의 '스타강사 배출' 의견에 적극 동의했다.
진흥원은 "정부의 역할을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는지가 고민"이라며 "객관적으로 의사의 수술건수, 논문건수 등을 객관화해 스타 의사를 만들 수 있겠지만 병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진행이 가능한 것"이라며 병원의 적극적인 의견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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