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3.02 16:34최종 업데이트 23.03.02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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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헬스케어 '비대면 진료' 피하고 '혈당 관리' 택한 이유는?

혈당 관리, 사회적 가치∙글로벌 진출 가능성 높고 논란 소지 적어...CGM과 별도 앱 연동해 생활습관 개선 지원

카카오헬스케어 황희 대표.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카카오헬스케어가 올 3분기 내에 모바일 기반의 혈당 관리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왜 혈당 관리를 선택했으며, 카카오헬스케어가 내놓을 혈당 관리 서비스는 어떤 모습일까.
 
메디게이트뉴스는 이와 관련해 2일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헬스케어 황희 대표가 발표 및 질의∙응답을 통해 공개한 내용을 정리해봤다.
 
전 세계 당뇨병 부담으로 골머리사회적 가치와 글로벌 시장 가능성 주목
 
카카오헬스케어는 당초 수백개의 서비스 후보군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이후 카카오가 가진 역량, 사회가 카카오에 기대하는 역할, 해당 서비스의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적으로 혈당 관리 서비스를 택했다.
 
2021년 기준 30세 이상 국내 당뇨병 환자는 570만명, 당뇨병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전 당뇨 인구는 1500만명이다. 당뇨병 환자와 전 당뇨 인구를 합치면 무려 성인 인구의 30~40%가량이 혈당 관련 문제를 안고있는 셈이다. 해외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2021년 기준 전 세계 당뇨병 환자는 5억4000만명으로, 2024년엔 8억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당뇨병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당뇨 망막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소모하게 만드는 질환이다. 실제 2021년 당뇨병 연간 진료비는 3조2000억원에 이른다. 전 당뇨 인구가 유발하는 사회∙경제적 비용까지 더하면 그 부담은 막대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헬스케어가 혈당 관리 서비스에 대해 막대한 사회적 경제적 가치와 높은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판단한 이유다.
 
황 대표는 “직접 진료비만 해도 전체 질환 중 혈당 관련한 지출이 가장 크다. 이건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도 마찬가지”라며 “이걸 조금이라도 줄여 지금과 같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지속하는 데 일조한다면 사회적 가치라는 측면에서 민간 기업으로서 도전해볼만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회적 논란거리 조심…"국내선 비대면 진료 안 할 것"
 
모바일 기반 혈당 관리 서비스는 카카오가 출시하더라도 사회적 논란을 일으킬 우려가 적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카카오헬스케어 황희 대표가 재차 “해외라면 몰라도 국내에선 비대면 진료를 할 생각이 없다”고 못 박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일본에서는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장악한 라인이 라인헬스케어를 통해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카카오헬스케어는 국내에서 비대면 진료를 하지 않겠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국내의 경우 비대면 진료는 여전히 제도화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다수의 스타트업들이 진출해 있는 분야다. 대기업인 카카오가 논란을 감수하고 선뜻 뛰어들기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분야인 셈이다.
 
의료기기를 직접 출시하는 대신 스마트폰 앱을 기반으로 기존 연속혈당측정기(CGM)과 연계하는 방식을 택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이날 청사진을 공개하며 헬스케어 영역에서 ‘디지털 공평성(Digital equity)’ 확보에 기여하겠다고 선언했다. 별도로 비싼 기기 등을 구매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사회가 카카오에게 기대하는 바가 아니라는 것이다.
 
황 대표는 이와 관련해 카카오헬스케어가 웨어러블 기기 등의 의료기기 사업도 수행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매출을 생각하면 의료기기도 욕심을 낼 수 있겠지만 소프트웨어업의 본질은 사용자가 여러 기기를 택할 수 있도록 길을 넓혀주고 특정 기기에 의존적이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 그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진=카카오헬스케어

혈당 관리위한 생활습관 개선 지원'CGM'과 연동이 특징
 
카카오헬스케어 황희 대표는 카카오헬스케어의 모바일 혈당관리 서비스와 기존 유사 서비스 간의 차별점 중 하나로 CGM과의 연계를 꼽았다. 전 세계적으로도 CGM과 연계한 혈당 관리 서비스는 5~6개에 불과하다는 게 황 대표의 설명이다.
 
황 대표는 이날 “CGM이란 기술이 없고 기존처럼 바늘로 몸을 찔러야 하는 기기만 나와있는 상태였다면, 굳이 카카오가 혈당 관리 서비스를 시작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까지 말했다.
 
2010년대 중반 등장한 CGM은 그 전까지 혈당 측정을 위해선 하루에도 수 차례 바늘로 자신 또는 자녀의 몸을 찔러야했던 환자 및 보호자들의 짐을 크게 덜어줬다. CGM은 1회 착용하면 최대 15일동안 바늘을 찌르지 않고도 실시간으로 혈당 수치를 측정할 수 있다.
 
CGM은 단순히 편의성 측면에서만 강점을 가진 게 아니다. 최근에는 미국∙유럽의 당뇨학회에서 혈당에 문제가 있는 모든 환자에게 CGM을 통해 혈당을 관리하라고 권고할 정도로 그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다만 카카오헬스케어는 CGM을 통해 얻어진 데이터들의 가치가 극대화되고 있지 못하다고 봤다. 환자들이 CGM의 데이터들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운 데다, 혈당이 높거나 낮을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식사기록은 사진 한 장으로실시간 혈당 정보 가족∙친구들과도 공유 가능
 
이에 카카오헬스케어의 혈당 관리 서비스는 이용자가 자신의 식사, 수면, 운동 등 각종 생활습관이 혈당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실시간 혈당 수치 변화를 통해 시각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용자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CGM을 블루투스로 카카오헬스케어의 혈당 관리 서비스 앱과 연결하게 된다. 연결된 CGM에서 측정된 혈당수치가 앱에 기록되고, 이용자가 식사, 운동, 수면 기록 등을 입력하면 생활습관에 따라 혈당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실시간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다.
 
생활습관 기록과 관련해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 편의성을 제고했다. 식사 기록의 경우 해당 음식의 사진을 찍으면 음식명과 영양정보 등이 자동적으로 입력된다. 이용자가 일일이 뭘 먹었는지를 기록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혈당관리 앱은 이렇게 실시간으로 측정∙기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혈당이 정상 수치를 넘어서거나 미만일 경우 위험을 알려주는 실시간 알림 메시지를 전달해준다. 혈당이 정상 범위 내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가이드도 제공한다.
 
꾸준히 CGM을 착용하고 기록하면 개인 맞춤형 건강 리포트도 발행된다. 누적된 혈당 그래프에선 지정된 기간에 혈당 변화를 볼 수 있다. 특별히 주의해야 할 식사와 혈당 관리에 좋은 식사도 순위별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 카카오톡을 통해 가입 및 인증절차를 거치면 이용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 친구들과도 서로의 건강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 및 관리할 수 있다. 위험상황 발생시에는 가족, 친구들에게 해당 사실을 알림을 통해 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카카오헬스케어는 해당 서비스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는 CGM을 생산하는 의료기기 회사들과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자세한 사항에 대해선 언급을 아꼈다.
 
황 대표는 “우리 서비스의 가치를 느끼는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면, 기기 회사들과 딜을 통해 매출 일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그런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도 “그 부분은 자세하게 얘기하긴 어렵다”고 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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