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전문가 우려 "'영끌'해도 접종속도 세계111위…AZ 차질, 얀센·모더나 등 공급 서둘러야"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11월 집단면역'을 목표로 추진되는 국내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사업이 백신 수급량 불안정으로 인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수급량 확보 보다는 2차 접종을 미루거나 최대한 효율적으로 백신을 사용하는 '보릿고개' 방안밖에는 없어 국민적 불안감이 더욱 확산되는 모양새다.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5일 코로나19 관련 브리핑과 사전질의 답변 등을 통해 "현재까지 등록된 대상자 비율에 맞게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11월 집단면역이라는 계획대로 예방접종사업이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4월 5일 기준으로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96만명이며, 2차까지 접종을 완료한 자는 2만 7000여명이라고 밝혔다. 1분기(1~3월) 접종대상자 중 현재까지 접종률은 85.6%다.
또한 2분기(4~6월) 접종대상자 중 21만여명이 접종을 완료해 접종 진행률 5.1%를 기록했다.
4월 1일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을 개시한 75세 이상 어르신, 노인시설 이용 입소자·종사자 등은 4만 5910명이 1차 접종을 받아 접종률은 각각 1%와 7%로 나타났다.
방대본은 올해 상반기 1200만명에 대한 접종을 완료하고 올해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 같은 접종 속도는 물론 최근 수급량 불안 등까지 더해지면 목표 달성은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미 올해 도입을 확정지은 물량이 2분기 접종 목표의 70%대 수준인 1226만명에 그치는 것은 물론, 전세계적 유행과 확산이 끊이지 않으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수출 제한으로 2분기 수입이 예정된 70만개의 도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정은경 처장은 "최근 국내 도입 물량에 대한 공급 지연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적정 재고 관리와 접종 간격의 탄력적인 운영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2회 접종분을 1회 접종분으로 최대한 활용해 접종자를 늘리고, 폐기량을 줄이기 위해 최소 잔여량 주사기(LSD)를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간격을 8주에서 10주, 12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얀센을 제외한 코로나19 백신들이 1회 접종만으로 예방효과가 충분한지에 대한 연구가 없는 상태다. 긴박한 상황에서 1차-2차 접종간격을 10주에서 12주로 늘리는 것은 적정한 보완책이지만 12주차에는 반드시 2차 접종을 해야 한다는 전문가들 지적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야당에서도 '백신 보릿고개'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면서, 제대로된 백신 수급계획과 일정을 발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김은혜 대변인은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500명대를 돌파하면서 4차 대유행의 불안한 전조가 어른거리고 있는데도, 백신 접종 속도는 세계 111위, 접종시작도 OECD 국가 중 가장 꼴지였다"면서 "정부가 '11월 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있다. 괜찮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지만 실상은 당초 계획 보다 공급량이 26%나 부족해진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영국은 인구 절반가까이 1차 접종을 마쳤고 미국도 30%에 이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1.83%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2분기 도입 예정이던 얀센, 노바백스, 모더나 백신 공급 일정이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하더니 접종 간격 확대, 백신 쥐어짜기 등 백신까지 ‘영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정부가 솔직하게 밝혀야 한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백신 수급계획·접종시간표를 말해달라"고 촉구했다.
게다가 일부 직군에서는 접종동의율이 70%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실제 오는 4월 8일부터 접종이 시작되는 특수교육, 보육·보건교사, 어린이집, 간호인력 등의 접종동의율이 68.3%에 그친다.
그러나 정 청장은 "아직까지는 접종 대상자가 정상적으로 백신을 맞을 수 있는 분량이 있고 이에 더해 효율적인 접종 방안을 추진한다면, 2분기까지 1200만명을 대상으로 한 접종계획을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11월 집단면역 형성이라는 일정과 목표에 최대한 맞춰서 접종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김기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일부 직군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동의율이 낮지만, 지속적으로 접종 동의를 받아 동의율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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