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11.13 13:19최종 업데이트 20.11.13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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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 치료 후보약물 아두카누맙의 운명과 요동치는 바이오젠의 가치

[칼럼] 조양래 생물학 박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알츠하이머성 치매치료를 위해 바이오젠(Biogen)이 개발하고 있는 아두카누맙(Aducanumab)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자체적으로 평가한 의견을 지난 4일 발표했다. 이 의견에 대해 6일 소집된 자문위원회미팅(Advisory Committee meeting)에서 전문가들이 토론했다. 이 두 행사에서 발표된 내용을 분석하고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아두카누맙의 판매승인 가능성을 알아봤다.

임상시험의 효용성분석 결과

아두카누맙을 이용해 임상시험 3상 ENGAGE(1647명)와 EMERGE(1638명)을 실행하던 중 18개월 간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1784명 환자들을 대상으로 효용성분석(futility analysis)을 했다. 임상시험은 참여하는 환자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며 자본이 많이 소요되므로 효용이 미미할 경우에는 임상시험을 조기에 중단한다. 바이오젠은 원래 2022년까지 계획돼 있었던 아두카누맙의 임상시험을 효용성분석을 한 후에 2019년 3월에 조기에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임상시험 데이터 재분석

임상시험을 중단하기로 결정한지 약 6개월이 지난 2019년 10월에 1784명 환자들에 대한 기존 데이터와 6개월간 추가된 환자들 278명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임상시험이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데이터 분석결과를 FDA와 협의했으며 의약품판매 승인 신청을 하기에 충분히 좋은 데이터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한다. 이 발표가 나던 날 바이오젠의 회사가치는 15조원 상승했다. 효용성분석을 한 때부터 데이터 재분석을 하기까지 바이오젠 내부에서 회사대표(CEO)는 효능이 우수하다는 사실을 선전했고 과학총책임자(CSO)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능이 없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얼마 후에 과학총책임자는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회사에서 사임했다.

신약판매승인과정 요약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은 타겟 유전자 발굴-약물후보물질 선정-실험적 검증-전임상 동물실험-임상시험 1상, 2상, 3상-신약판매승인 신청-FDA에서 서류검토 결과 발표(FDA inside review)-외부전문가들이 모인 자문위원회의-FDA 승인여부 결정 순으로 이뤄진다. 보통 약물후보물질 선정에서 약물허가까지 10~15년 소요되며 제약사는 임상시험 3상을 시행할 때 경비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신약판매승인 신청을 위한 서류는 실험적 검증자료와 전임상 시험결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모든 임상시험 결과를 포함한다. 서류가 1만 페이지 이상인 경우도 흔하다.

FDA의 자체 평가(FDA insider reviews)

신약판매승인 신청서를 접수 받았을 즈음에 FDA에서는 아두카누맙에 대한 신청서를 초특급속도로 검토(Exceptional Priority Review)하겠다고 발표했다. 치매는 사람의 평균수명이 연장된 현대 사회에서 흔한 질병이며 환자와 주위 사람들의 생활질을 망가뜨리기 때문에 큰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됐다. 이 질병을 근원적으로 치료하거나 속도를 변화시킬 치료약이 없으므로 아두카누맙의 신청을 특별하게 우대했다.

4일 FDA는 세 가지 점을 들어 아두카누맙을 치료약으로 사용하도록 허가할 가치가 있다고 발표했다. ▲바이오젠에서 제출한 데이터는 약이 치료효과를 보인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공한다 ▲안전성에 대한 문제는 전혀 없다 ▲동일한 단백질을 타겟으로 한 다른 약물들은 실패했지만 이 약은 다른 후보들과 다르며 적절하게 임상시험을 디자인했다. 이처럼 탁월하게 개발사에 유리한 평가를 내린 리뷰는 거의 전례가 없다.

FDA에서 발표한 평가서에 포함되어 있는 통계분석결과는 이 의견과 상반된다. FDA 소속 통계전문가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바이오젠이 지난해 3월에 실시한 효능성분석을 시행한 후 임상시험을 중단했기 때문에 두 가지 임상시험 중에서 어느 것도 계획했던 대로 끝낼 수 없었다. 약물을 많이 사용했을 때, 한 임상시험에서는 효능이 보이지만 다른 한 임상시험에서는 반대현상이 나타난다. 약효가 있는 것 같지만 통계적으로 약효를 증명하지 못했다."

FDA는 자체평가서에서 통계적인 측면은 축소하고 효능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였다. 참고로 이 발표와 함께 바이오젠의 회사가치는 하루만에 16조원 증가했다.

제약전문가들의 의견

FDA 발표 직후에 제약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다양하지만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보였다. FDA에서 발표한 내용에 상반된 의견들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임상시험 3상의 결과는 판매를 승인할 만큼 좋지 않으며 기껏해야 약물을 많이 처방하면 치료효과가 있다는 “가설”을 세울 정도밖에 안된다. 이 가설을 바탕으로 1차 2차 목표를 정하고 임상시험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 ▲약물이 절실히 필요하기는 하지만 임상계획과 다른 결과를 보이는 데이터를 감출 수 없다 특히 안전성에 대한 염려가 남아있다 ▲베타아밀로이드를 타겟으로 한 약물후보들을 이용한 임상시험이 다수 있었는데 모두 실패했다. 이 가설이 옳다면 베타아밀로이드가 생성되지 못하도록 한 약물후보들 중에서 성공한 예가 있을 것이다.

종합해보면 거의 모든 코멘트들은 부정적이며 바이오젠의 주장에 동조하는 내용은 '우리 사회는 치료약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는 사실 밖에 없다.

FDA 자문위원회의 투표결과

자문위원들도 바이오젠과 FDA에서 제안한 내용에 대하여 비판하였으며 약물판매허가를 반대하였다. 구체적인 질문에 대한 투표결과는 다음과 같다.

▲알츠하이머 환자를 치료하기 위하여 효능을 보인 302 연구결과를 효능에 대한 1순위 증거로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인가? 반대 10, 찬성 0, 기권 1. 2) ▲만약 효능을 보이지 않은 301연구결과 없었다면 효능을 보인 302연구결과를 (허가할 만큼) 효능에 대한 강한 증거로 볼 수 있나? 반대 8, 찬성 1, 기권 2. ▲임상시험 2상 시험결과를 약물의 효용성을 증명하는 보조데이터로 볼 수 있는가? 반대 7, 찬성 0, 기권 4. 참고로 자문기관모임 후에 회사가치는 하루만에 16조 이상 증발하였으며 더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자문위원회 토론에 앞서 FDA는 개발사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하여 객관적인 의견을 자문위원회에 제시한다. 의견서를 바탕으로 효능을 검토하고 효능이 인정되면 임상시험에 특정 인종이 포함됐는지 여부를 검토한다. 그리고 안전성에 대한 토의를 하는데 약물들은 독성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보통 치료효과가 독성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지 토론하며 이런 토론을 거친 후에 FDA에서 제공하는 질문에 대하여 찬반투표를 한다. 이번에도 같은 수순에 따라서 자문위원들은 투표를 하기전에 하루 종일 심도 깊은 토론을 했다.

이번에 FDA에서 제공한 의견은 마치 개발사에서 약물을 허가해야 할 이유를 설득하기 위해 마련한 것처럼 전례 없이 긍정적이었다. 토론 중에도 FDA에서 신경계를 주관하고 있는 Dr. Billy Dunn은 약물후보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도록 유도했다. "치매환자 치료와 같은 이례적인 현실 앞에서 창의적인 생각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효능이 1회 시험에서만 보였지만 승인할 만한 강력한 이유 ▲실패한 다른 3상시험 결과도 보조데이터로 제공할 만한 이유 ▲임상2상 결과를 보조데이터로 사용할 수 있는 이유▲코로나19상황에서 FDA와 개발자들이 협력하여 임상결과를 구제하는 분위기들을 언급했다.

FDA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바이오젠과 FDA는 약물후보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가해도 좋을 만큼 효능이 있으며 안전성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비해 제약사업에 종사하는 경영자들과 자문위원회에 참여했던 학계 전문가들은 바이오젠과 FDA를 정면으로 비난하며 판매허가를 내리지 않도록 권고했다. 오는 2021년 3월까지 아두카누맙의 판매여부를 결정할 FDA는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FDA는 자문위원회의 투표결과를 권고사항으로 참고하지만 꼭 수용해야 할 의무는 없다. 전문가들이 반대했다고 하더라도 허가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참고로 Dr. Dunn은 사렙타(Sarepta)에서 개발한 희귀유전질환 유전자치료제를 최소한의 데이터를 이용해 조건부로 허가한 이력이 있다. 이처럼 아두카누맙도 조건부로 허가하고 추가로 필요한 임상시험을 하게 할 수 있다. 추가로 실시한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완전허가 혹은 허가취소 결정을 하면 된다. 회사에서는 약을 판매하면서 추가로 임상시험을 할 수 있으며 그동안 사용여부는 환자와 가족들이 결정하면 된다.

만약 아두카누맙을 판매할 수 있도록 결정한다면 몇 가지 문제점을 일으킬 것이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염려한다. ▲절박한 상황에서 치료를 거부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인데 보험회사에서 효능이 증명되지 않은 약을 이용한 치료를 거의 보상해 주지 않을 것이다. 결국 높은 치료비는 환자와 환자가족의 몫으로 남는다 ▲이 약을 이용한 추가적인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려면 수년이 소요되는데 그 동안 효용이 없을 뿐 아니라 부작용이 있더라도 계속 사용하게 될 것이다 ▲효용이 없거나 적더라도 이 약이 허가되면 더 좋은 약들을 개발하려는 열정이 식을 것이다.

FDA가 나서서 아두카누맙의 효용을 강조하는 이유는 세가지 정도로 추측할 수 있다. 절박한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시장에 낼 필요 때문이다. 반대로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에 신약개발 성과를 올리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 마지막으로 꼭 필요한 약을 FDA는 승인하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전문가들이 반대했기 때문에 승인하지 못했다고 책임회피용으로 사용하려 한다. 최소한 세번째 이유는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환자들, 보호자들, 사회적 부담 등을 고려해 치료약을 승인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판매를 허가하면 전문가들이 염려하는 세가지 문제들 외에도 FDA의 명성을 훼손시키고 대중의 신뢰를 잃는 등 추가적인 사회적 부작용이 예상된다. 반대로 FDA의 유연성과 환자들을 고려하는 측은지심을 칭찬할지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과학자적인 입장에서는 반대하지만 인간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 약을 조건부로 허가하여 치료받은 사람들의 치료효과와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개인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숫자를 신봉하던 과학자의 입장에서 환자가족 입장을 대변하는 성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FDA의 결정방향에 따라서 회사의 가치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며 회사가치는 앞으로 몇 달사이에 롤로코스터 경험을 더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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