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환자를 찾아가는 방문진료 현장은 언제나 치열하다. 만성질환 관리부터 욕창 드레싱까지 손길이 닿아야 할 곳이 천지지만, 그 중에서도 현장에서 가장 자주, 그리고 급박하게 터져 나오는 문제는 다름 아닌 ‘배뇨’다.
유치도뇨관(소변줄)을 삽입한 채 가정에서 지내는 와상 환자들은 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소변줄이 갑자기 막혀 방광이 터질 듯한 고통을 호소하거나, 환자가 무의식중에 소변줄을 잡아 빼면서 요도 손상과 출혈이 발생했다는 긴급 연락이 오면 방문진료 의사의 발걸음은 다급해진다. 휴일에도 소변줄 관련 연락이 온다. 필자는 시간과 의료 소모품이 있으면 방문해서 문제를 해결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장기간 소변줄을 착용하면서 지속적 압박으로 요도 아랫부분이 찢어지는 요도 손상이나 요도 누공 같은 물리적 변형이 발생해 뒤늦게 비뇨의학과적 처치에 애를 먹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요실금 관리가 되지 않아 늘 젖어 있는 피부는 고령 환자의 가장 큰 적인 ‘욕창’을 악화시키는 주범이 된다. 요양보호사 중에 요실금이 욕창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있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통합돌봄(커뮤니티 케어) 정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환자가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배뇨 기능 장애와 이로 인한 합병증은 환자의 삶의 질을 바닥으로 떨어뜨리고, 결국 요양병원이나 시설로의 재입소를 재촉하는 원인이 된다. 적절한 배뇨관리가 선행되지 않는 통합돌봄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다.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에 대해 학계에서도 깊은 우려와 함께 제도적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대한노인비뇨의학회 김태효(동아대학교 교수) 회장은 현 방문진료 체계 내 배뇨관리의 한계와 비뇨의학과 전문의의 참여 확대를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방문의료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소변줄 교체나 요실금 관리 같은 배뇨 처치는 사각지대에 있다. 도뇨관 장기 착용 시 요도 협착, 위축, 감염, 요도하열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비뇨의학과 전문 식견이 필요하다. 현장 의사들이 긴급 전화를 받고 뛰어가는 구조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배뇨 장애는 거동이 불가능한 노인 환자들이 시설 입소를 결심하게 되는 가장 큰 삶의 질 저하 요인이다. 정부의 통합돌봄 정책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합병증이 생겨서 방문하는 '사후약방문'식 진료가 아니라, 비뇨의학과 전문의가 참여해 정기적으로 요로계를 평가하고 예방적 배뇨관리 계획을 세우는 '체계적인 프로토콜'이 방문진료 시스템에 이식돼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김 회장은 대한노인비뇨의학회에서 노인배뇨감염안전센터를 추진하고 있다.
그의 지적처럼, 방문진료에서의 배뇨관리는 단순히 '막힌 소변줄을 뚫어주는' 일회성 처치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고령 환자의 신체적 특성과 장기 합병증 가능성을 염두에 둔 비뇨의학과 차원의 체계적인 접근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그것이 환자의 고통과 보호자의 근심을 덜어줄 진정한 방문진료가 될 것이다.
정부의 통합돌봄 정책 방향성은 옳다. 다만 그 안을 채우는 디테일이 정교해야 한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집에서 존엄한 배뇨 권리를 누리며 욕창과 요로감염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비뇨의학과 전문의들의 적극적인 현장 참여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수가적 보완이 시급하다.
오늘도 소변줄 문제로 밤잠을 설쳤을 환자와 보호자를 생각하며, 더 많은 동료 의사들이 방문진료 현장에서 배뇨관리의 주역으로 함께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