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의대 손장원 교수, 단일제 처방→병용 변경 보다 처음부터 병용 처방 권장…부작용 발생시 원인 분석 어려움은 한계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초기 고혈압부터 되도록 병용 처방을 하고,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복합제 형태로 처방하는 것이 유용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남의대 손장원 교수는 최근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초기 병합요법 최근 연구결과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이같이 밝히면서, 노인 환자에 대해서는 주의를 당부했다.
손 교수는 "혈압 조절이 잘 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대부분 약제 사용 전략에서의 문제에서 기인한다"며 "최소 3개 이상의 약제 사용시에는 혈압 조절이 90% 이상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심혈관관리 관련 국가 정책 부족과 환자의 복용 일정 미준수, 치료 전략 수정에 대해 꺼리는 의사의 관성 문제 등으로 병용요법이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실제 기존에는 주로 단독 요법을 처음 처방해왔고 조절이 안 되면 용량을 증가하는 방식으로 처방을 변경했다. 이때 문제는 독성, 부작용 등으로 치료를 중단하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시퀀셜 모노테라피, 즉 다른 약제로 변경하는 전략 역시 치료법 전환 후 효과가 발현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다. 이는 환자가 혈압 강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에 대해 문제를 느끼고 궁극적으로 의사에 대한 신뢰 상실로 이어져 치료 중단까지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손 교수는 "초기에 단일요법을 하다가 치료가 안 되면 2~3개를 쓰는 전략도 있다. 혈압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병용 전환시 혈압강하 효과와 조절률이 증가해 선호되는 전략"이라며 "하지만 이 경우에는 약물 복용을 절반 이상 중단하기 때문에 권고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2개 이상 병용해야만 혈압이 떨어지는 환자가 60%에 달하는 만큼, 가이드라인에 따라 처음부터 병용요법을 사용하고 되도록 하나의 약제(복합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여러 연구에서도 처음부터 병용요법을 써야 혈압조절이 잘 되고 약을 끊는 비율도 훨씬 적다는 근거들이 나오고 있으며, 단일 약제로 시작한 후 조절이 안 되더라도 수년간 단독요법만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도 있다.
또한 3년간 병용요법을 팔로업한 연구에서도 병용처방이 단독처방 대비 심혈관 사고(CV event)와 심부전, 뇌혈관질환, 허혈성 심질환 등의 예방 효과가 더 높았고, 1년 후 CV 이벤트로 인한 입원도 더 적게 나타났다.
최근 저용량의 3가지 성분 약제와 고용량 단일약제, 플라시보 등을 비교한 연구 결과 역시, 저용량임에도 혈압강하 효과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란셋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서도 4분의 1용량의 4개 성분 약제가 하나로 된 복합제가 단일 약제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더 낮게 혈압이 떨어지고 지속되는 양상을 보였다. 부작용 발생 등 안전성은 비슷한 수치로 나타났다.
손 교수는 "지난 4월 JAMA에 발표된 RCT 연구에서도, 3~4개 약제, 단독, 플라시보 등을 비교한 결과 앞선 연구와 비슷하게 저용량 병용의 중요성이 확인됐다"면서 "다만, 주의할 것은 부작용이 나타났을 때 어느 성분에 의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모든 약제를 끊고 하나씩 확인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게다가 고령의 환자는 단순히 혈압이 높고 잘 조절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병용을 하게 되면 각종 문제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병용을 통한 효능 증가와 복약순응도 개선 등 많은 이점과 혜택이 있고, 낮은 도즈에서도 높은 효과를 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어느 정도 근거가 충분히 축적되면 가이드라인에 병용요법이 높은 등급의 권고사항으로 반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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