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다나의원에서 일어난 집단 C형간염의 바이러스 유전자형이 한국에 매우 드문 1a형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새로나온 완치 신약 '하보니'(회사 길리어드)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 허가만 받았을 뿐 보험급여 적용이 안되고, 비급여 가격이 3개월 4500만원에 달해 현재로서는 기존 치료법인 인터페론 주사제를 쓸 가능성이 높다.
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다나의원에서 C형간염에 감염된 감염자 77명의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37명에게서 1a형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C형간염은 감염성 질환이므로 1a형 바이러스가 전파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문제는 1a형이 국내에 매우 희귀한 유전자아형이고, 보험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완치 신약은 1a형에 쓸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 1b형(45%~59%)과 2a형(26%~51%)이 95%를 차지한다.
현재로서 1a형에 가장 손쉽게 쓸 수 있는 치료는 인터페론+리바비린을 1년간 투여하는 것이다.
주사제인 인터페론에 먹는 약 리바비린을 더한 요법으로, 치료반응률(60~70%)이 신약에 비해 떨어지고 부작용은 심해 치료과정이 쉽지 않다.
인터페론은 근육통, 발진, 구토, 소양증, 갑상선기능저하 등이, 리바비린은 임산부에서 태아기형 유발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그동안 C형간염 환자들이 경구용 신약의 출시를 기다려 온 이유다.
현재 1a형에 사용 가능한 국내 허가 신약은 길리어드의 '하보니(레디파스비르+소포스부비르 복합제)'가 최적이다.
하보니는 인터페론 치료 경험 및 간경변 유무에 관계없이 3개월 치료로 99%의 완치율을 보인 약물이다.
최근 개정된 만성 C형간염 진료지침은 하보니를 최고등급인 A1으로 권고했다.
하지만 이 약의 비급여 약값은 4500여만원에 달한다.
보험급여 적용은 아무리 빨라도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전망이며, 현재는 국내에 물량이 없어 내년 초 입고될 예정이다.
환자와 의료진이야 완치약을 쓰고 싶겠지만 가격장벽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이런 도중 검출 환자의 일부는 이미 인터페론 치료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안상훈 소화기내과 교수는 "완치약이 있는데 덜컥 인터페론을 쓰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면서 "간경변 진행 등 중증 환자에만 당장 치료(인터페론)를 시작하고, 다른 환자들은 6개월 정도 기다리면서 만성인지 급성인지 확인한 후 치료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안 교수는 "만일 환자들이 인터페론에 실패할 경우 치료 및 보험문제는 더 복잡해 진다"면서 "현재 경구용 신약이 상당히 고가이고, 보험급여 처방은 내년에야 가능해지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 김영택 감염병관리과장은 "치료는 당장 해야하는 게 기본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고가 신약을 기다리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겼다.
김 과장은 "우리는 C형간염 검출 환자에게 건강상담을 해줄 뿐 환자들이 알아서 개별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치료계획은 각 의료진이 하는 것이라 우리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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