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현재(5월말 기준)까지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후 발생한 사망사례 24건 중 인과성이 인정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과관계가 입증돼야만 국가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 이는 상관관계와 달리 시간연관성은 물론, 생물학적 타당성, 일관성, 연관성 강도, 특이성 등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질병관리청 건강위해대응관 조은희 국장(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안전접종관리반장)은 4일 '코로나19 예방접종 과연 안전한가?'를 주제로 열린 제25차 한국과총-의학한림원-과학기술한림원 온라인 공동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후 발생한 이상반응에 대해 국가보상제도를 통한 보상을 받으려면 반드시 인과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부작용은 주사부위 통증, 발적, 발열, 근육통 등 인과성 있는 반응을 뜻하며, 이상반응은 예방접종 후 발생한 모든 의도하지 않은 증상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상반응은 반드시 인과성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우리나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이상반응은 예방접종 후 그 접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증상 또는 질병, 예방접종과 시간적 관련성이 있는 것을 말한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지난 3월부터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사례가 나오면서 자료수집과 분석이 이어졌고 WHO가 이를 TTS로 명명하고 AZ백신의 부작용으로 명명했다. 미국에서는 AZ백신과 같은 플랫폼(아데노바이러스벡터)인 얀센백신까지 혈전증 사례 보고를 의무화하고 있다.
지난 4월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가장 많이 접종한 이스라엘에서 심근염 이상반응사례에 대해 문제 제기가 이뤄졌고, 미국도 청소년, 젊은 성인에서 심근염 발생 사례 발표됐다. 이후 5월 유럽의약품청(EMA)이 문제 제기를 했고 지난 5월 26일 WHO가 화이자, 모더나 접종시 심근염 사례에 대해 보고를 받고 있으며 부작용 명명 여부를 검토 중인 상황이다.
현재 보건당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이상반응에 대해 신고를 받고 있다. 목적은 이상반응이 백신과 관련된 부작용인지, 아니면 백신 품질이나 보관·취급상의 문제 때문인지, 접종시 오류가 있는지 등을 모니터링 하기 위한 것이다.
접종 후 나타나는 피해 이상반응 중 인과성이 인정될 경우 정부가 국가보상제도를 통해 보상하고 있다. 이때 30만원 미만의 경증사례도 포함된다.
조 국장은 "백신은 체내에 이물질을 넣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효과와 함께 이상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피접종자에 생긴 모든 바람직하지 않은 질병이나 증상에 대해 신고를 받고 있다"면서 "모니터링 절차는 의사가 있는 기관에서는 담당자가 바로 신고하고, 방문접종팀이나 의사가 없는 기관은 보건소에 보고한 후 시·도를 거쳐 질병청으로 들어온다. 일부 접종자는 직접 질병청에 SMS 신고를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방접종 후 발생한 이상반응이라고 해서 모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시간적 선후관계, 즉 상관관계만 있을 뿐이며 이는 필요조건에 불과하다"면서 "국가보상을 받으려면 인과관계가 모두 입증돼야 한다"고 밝혔다.
인과성 평가를 뒷받침하는 5가지 원칙은 ▲일관성, ▲연관성 강도(통계적 접근에 따른 유사성), ▲특이성, ▲시간관계, ▲생물학적 타당성 등이다.
이중 일관성은 다른 조사방법에 의해 서로 다른 지역에서 재현할 수 있어야 하며 모두 동일한 결론으로 귀결되는 것을 뜻한다. 연관성 강도는 이상반응과 백신의 용량 반응 관계가 강해야 함을 의미하며, 특이성은 다른 외부자극 또는 상태와 관련해 관련 백신과 고유하거나 구체적으로 연결돼야 하는 것이다. 시관관계는 접종이 사건의 가장 이른 징후 이전에 이뤄져야 하며, 생물학적 동등성은 질병의 자연사와 생물학적 사실에 따라 합리적으로 설명 가능한 것이다.
백신 접종을 하고 이상반응 발생 시기가 시간적 개연성이 있으면서 어떤 다른 이유보다도 백신접종에 의한 인과성이 인정되면서 이미 알려진 백신 이상반응으로 인정되는 경우 '인과성 명백'으로 보고, 시간적 개연성이 있으며 백신에 의한 인과성이 인정되면 '인과성 개연성 있음'으로, 시간적 개연성과 함께 다른 이유 보다 예방접종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은 '인과성 가능성 있음'으로 판단하며 이들은 모두 피해보상 대상이 된다.
시간적 개연성은 있으나 길랑바레증후군 등 백신과 이상반응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거나, 백신 보다 다른 이유에 의한 가능성이 더 높으면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또한 백신접종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없거나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발생 시기에 시간적 개연성이 없는 경우, 또는 다른 명백한 원이이 밝혀진 경우도 모두 인관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보건당국은 이상반응에 대한 신고, 피해보상 신청 등이 접수되면 지자체 담당자나 신속대응팀이 기초 조사를 시행하고, 이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피해조사반과 피해보상전문위원회에서 국제적 기준에 따라 과학적·객관적인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피해조사반은 예방접종 임상의사, 법의학 전문가, 예방접종 약물 전문가 등 10인이내로 구성돼 있으며, 피해보상전문위원회는 예방접종 실시경험이 풍부한 임상의사, 시민단체가 추천하는 예방접종 관련 전문가,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추천하는 변호사, 법의학자, 예방접종 약품전문가, 감염병 전문가, 면역학 전문가, 미생물학 전문가 등 15인으로 구성돼 있다.
조 국장은 "현재까지 발생한 접종 후 사망사례에서 인과성이 입증된 사례는 1건도 없었다. 피해조사반의 심의에 따르면, 사망사례 5대 추정 사인은 허혈성 심질환, 패혈증, 급성심장사, 폐렴, 뇌졸중 등으로 나타났다"면서 "80대 여성 A씨는 화이자 접종 3시간 후 사망했는데, 전문가 판단시 대동맥류 파열이 사인이었다. 50대 남성 B씨는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2일 후 오전 흉통이 발생했고 저녁에 갑자기 사망했는데, 이에 대한 사인은 예방접종이 아닌 급성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장파열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증사례 인과성 역시 대부분 예방접종 보다는 다른 이유로 추정됐다. 실제 중증이상반응 5대 추정 진단을 보면 뇌졸중이 가장 많았고, 패혈증, 패색전·심부정맥혈전, 급성심근경색, 폐렴 순이었다"면서 "20대 남성 C씨가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당일 팔다리 감각이상이 발생해 척수염 의심으로 입원치료를 받았는데, 이 역시 예방접종과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았다. 이는 접종과 증상사이의 간격이 10시간으로 매우 짧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과성이 인정되면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 국가보상제도'에 의해 피해보상금이 지급된다. 인과성 인정 근거자료가 불충분한 사례 중 중증환자면 '중증환자 의료비 지원'제도를 통해 1인당 1000만원 한도로 진료비 보상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인과성이 불인정됐더라도 소득 기준을 충족하는 환자는 긴급복지제도를 이용할 수 있으며, 현재 건강보험제도 하 재난적의료비 지원을 통해서 진료비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국장은 "WHO 의하면 25개국이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후 보상체계가 있다. 이중 보상 범위는 우리나라가 가장 큰 것으로 알고 있다. 선진국 중에서는 이상사례에 대해 인과성 평가만 하고 보상하지 않는 곳도 많다"면서 "포괄적으로 보상을 하는 이유는 국민들이 안심하고 백신을 접종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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