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의사도 부족하지만 마취과 부족도 큰 영향, 3월까지 사태 연장시 수술 6개월 연기…"정부는 협박 말고 전공의들과 대화해야"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외과학회가 의대정원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수술 축소 등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 담긴 성명서 발표를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공백이 현실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악의 '강대강' 대치가 계속될 경우 전국 수련병원들이 외과 수술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성명을 통해 밝히겠다는 것이다.
외과학회 관계자는 26일 메디게이트뉴스를 통해 "이대로라면 수술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내용의 외과학회 성명을 준비 중이다. 성명을 내지 않고 사태가 좋아진다면 가장 좋지만, 그렇지 않을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라며 "외과는 수술과 관련된 과이기 때문에 교수협의회나 내과와 달리 성명 발표에 따른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병원 외과 교수들은 사실 성명서를 내는 것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성명이 단순히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정도로 그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외과학회 단독으로 성명서를 낼 것인지 정형·신경·흉부외과를 포함해 함께 낼 것인지는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외과학회에 따르면 이번 전공의 사직 사태가 길어지면 외과 수술 축소는 예견된 상황이다. 이미 일부 병원에선 수술 일정 연기도 현실화하고 있다. 외과 전공의 공백은 물론 수술에 꼭 필요한 마취과 전공의가 없는 것도 큰 이유다.
이 관계자는 "수술이 줄어드는 것은 외과 계열 교수들이 일을 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다. 무엇보다 마취통증의학과에서 환자 마취를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전신마취의 경우 계속 의사가 옆에 붙어있어야 하는데 모든 수술방을 케어할 마취과 전공의가 부족해 지금도 수술 일정이 지연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공의가 없어 외과 교수들끼리 팀을 짜서 수술을 진행하는데 교수들이 외래진료도 있다 보니 상황이 여의치 않다. 지금은 암 수술 등 급한 수술을 소화하고 연기가 가능한 수술을 미루고 있는데, 일정이 지연되면 결국 나중에 일이 한꺼번에 몰려 터지게 된다. 아마 외과 교수들이 그 타이밍을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이런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외과계열 학회들이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통제하기 힘든 상황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 이번 사태가 3월로 넘어가면 산술적으로 최소 6개월 이상씩 수술 일정이 밀린다. 지금 상황에서 교수들은 그 시간을 버틸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에 대해서도 그는 "우리가 지금 정부와 싸우자는 것이 아니다. 전공의들도 싸우자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얘기를 다시 하자고 하는데, 정부는 그저 협박만 하고 있다. 이런 방식이라면 절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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