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핵심 증인 채택 막고 자료도 제출 안 해" vs 민주당 "정치 공세로 식약처 신뢰 훼손"
사진=국회방송 중계 영상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가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의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둘러싼 여야 공방으로 시작부터 파행을 빚었다.
13일 열린 국감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관련 증인 채택 무산과 식약처의 자료 제출 거부를 문제 삼으며 피켓을 내걸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했고, 양측에서 고성이 오간 끝에 국감이 정회되면서 본격적인 감사가 지연됐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핵심증인 왜 못 부르나?', '증인거부 자료은폐'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내걸고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백종헌 의원은 "국민의힘이 요청한 증인은 민주당의 반대로 채택되지 못했다"며 "부작용이 삭제된 보고서가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으로 이어진 경위는 국민들이 알고 싶어 하는 내용이다. 정작 답해야 할 사람들이 빠진 국감을 진정한 국감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피켓을 불편해할 게 아니라 핵심 증인이 빠진 국감을 불편해해야 한다"며 증인 채택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한지아 의원은 김승원 의원의 청탁 의혹과 관련, 식약처 내부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도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검토 현황' 보고서를 문제 삼았다.
한 의원은 "당시 김승원 의원의 청탁이 식약처장 수행비서를 거쳐 담당 과장과 사무관에게 전달됐고, 제넨셀 후보물질에 대한 별도의 서면 보고가 이뤄졌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그런데 의원실의 자료 요구에 식약처는 관련 자료가 없다는 답변을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식약처가 어떤 지시를 받고 어떻게 대응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핵심 자료인 만큼 오전 중으로 제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복지위원장인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도 제넨셀의 동물실험 과정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났지만 관련 내용이 삭제된 보고서가 식약처에 제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위원장은 "최초 보고서에는 햄스터가 토혈하고 죽거나 폐비대증이 나타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있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그러나 최종 보고서에서는 이런 내용이 빠졌고, 식약처는 삭제, 조작된 6장짜리 자료로 임상시험 승인 여부를 심사했다"고 했다.
이어 "국민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었던 사안인데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식약처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자료 제출을 촉구했다.
이달희 의원 역시 지난달 식약처를 방문해 임상시험계획서와 보완 요구 사항 등의 자료를 요청했지만 외부 전문가의 동행이 허용되지 않아 의원실 관계자들만 약 4시간 동안 자료를 열람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식약처 오유경 처장은 "요청하신 자료를 모두 가져가 성실하게 열람에 협조했고, 궁금한 부분도 설명해 드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13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식약처 국감은 시작부터 여야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가며 파행을 빚었다. 사진=국회방송 중계 영상 갈무리
반면 민주당은 이미 관련 의혹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국감을 정치 공세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고 반발했다.
민주당 간사인 서영석 의원은 "여야 간사 간 수차례 합의가 있었는데도 일방적으로 피켓을 붙여 상임위 국감장을 정치 공세의 장으로 만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위원장에게 피켓 제거를 요구했다.
이어 "보고서가 허위로 제출됐다는 것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고, 허위 제출은 해당 업체의 잘못"이라며 "식약처 심사 과정에 어떤 허점이 있었는지를 따지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형태로 국감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인순 의원도 "식약처는 정치적 판단이나 개별 민원에 따라 의약품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기관이 아니다"라며 "정치적 공방은 할 수 있지만 대한민국 규제기관 전체를 청탁 한마디에 움직이는 기관으로 단정하거나 신뢰를 훼손하는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식약처의 신뢰는 곧 대한민국 신약의 신뢰이자 제약, 바이오 산업의 국가 경쟁력"이라며 "정쟁에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교흥 의원 역시 "증인과 참고인 채택은 여야 협의를 거쳐 전체회의에서 결정한 사안"이라며 "굳이 피켓까지 붙여 복지위를 정쟁의 장으로 만드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은 "국감은 행정부의 비리와 외압을 파헤치는 것이 국회의 소임"이라며 "김승원 의원의 청탁과 권력형 외압 의혹에 대한 국민적 의문이 여전한 만큼 관련 증인들을 불러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맞섰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도 "여야가 합의해 놓고 이제 와서 이를 부정하는 피켓을 붙이는 것은 국감에 임하는 동료 의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이 위원장의 회의 운영이 편파적이라고 비팒냈다.
여야 의원들은 피켓 철거와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거듭 충돌했으며, 일부 의원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결국 이만희 위원장은 공방이 계속되자 10분간 정회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식약처에 대한 본격적인 국정감사도 지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