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국회엔 기업 비밀이라더니”…식약처 임상자료 2672건, 챗GPT로 다운 가능했다
비공개 기업정보·휴대전화 번호까지 노출…오유경 식약처장 "접근 차단, 부족한 점 송구"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 사진=이소희 의원실 제공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기업의 영업비밀을 이유로 국회에 제출하지 않던 임상시험 관련 문서 수천 건을 별도의 로그인이나 비밀번호 없이 외부에서 내려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인이 사용하는 챗GPT를 활용해 접근할 수 있었으며, 일부 문서에는 비공개 기업정보와 개인정보까지 포함돼 있었다.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은 13일 식약처 국감에서 "의원실이 확인했을 때 의약품안전나라 결과 화면에서 공개된 문서는 한 건도 없었는데, 우리는 임상시험 결과 문서 2672건을 내려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해킹이 아니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챗GPT로 가능했고, 로그인도 비밀번호도 필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확보한 문서 중 비공개로 설정된 기업정보가 포함된 문서는 839건, 담당자 휴대전화 번호가 포함된 문서는 2208건에 달했다.
이 의원은 "국회에는 기업 비밀이라며 문을 걸어 잠그더니 정작 외부에서 파일을 가져가는 것은 방치했다"며 "공개해도 되는 정보라면 왜 국민에게 보여주지 않았고, 공개하면 안 되는 정보라면 왜 접근을 막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자료 유출 문제를 인지한 이후 식약처의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의원실은 지난 11일 자료 요구를 통해 관련 문제를 식약처에 알렸지만 국정감사 당일까지 별도의 회신이나 연락을 받지 못했다.
반면 식약처는 관련 보도를 준비하던 기자에게 여러 차례 연락해 보도 여부와 자료 접근 방법 등을 문의했다는 게 의원실의 설명이다.
이 의원은 "기자에게는 연락하면서 자료를 확보한 의원실에는 연락하지 않았다. 이게 보안 대응인가, 언론 입틀막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식약처의 언론 접촉이 보도를 막기 위한 시도였는지 따져 물으며 과거 공직자의 언론사 접촉이 논란이 된 사례들도 거론했다.
이 의원이 확보한 자료를 공개해도 되는지 묻자 오유경 식약처장은 "폐기하셔야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오 처장은 "자료 유출을 인지한 것은 어제였고, 오늘 새벽에 접근 권한을 차단했다"며 "부족한 점이 있었던 데 대해 송구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