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국내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일명 '우한 폐렴' 환자가 발생하면서 우한 폐렴이 제2의 메르스 사태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의료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확진자 증가 추이를 볼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국내 감염 확산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중국 전역의 우한 폐렴 환자 수는 우한 198명, 광둥성 14명, 베이징 5명, 상하이 2명 등 총 219명이다. 우한시에서 격리돼 입원 치료를 받는 169명 중 35명이 중증상태이며 9명은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사망자 수는 4명이다.
중국 보건당국은 이번 폐렴으로 인해 우한에서만 200명 이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 해당 바이러스를 법정 최고 단계인 갑(甲)류 전염병에 준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우한 폐렴 확진자가 발생하며 추가 확산의 우려를 더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0일 긴급브리핑을 통해 "35세 중국인 여성이 우한 폐렴 확자로 확정됐다"며 "곧바로 국가지정 입원치료 병상인 인천의료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질본에 따르면 해당 환자는 입국 전날부터 발열·오한·근육통 등의 증상이 있었다. 같은 날 중국 우한시에 있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고 감기약을 처방받아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질본은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논란이 된 우한 폐렴의 경우,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중국 관광객과 중국 교류 내국인 등에 의한 전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가천대 길병원 엄중식 감염내과 교수는 "상당히 위협적인 상황이라고 본다. 메르스의 경우 근원지가 중동지역이라 거리가 멀고 국내 유입 인원도 제한적 이었다"며 "그러나 중국은 국내 교류가 가장 활발한 나라 중 하나다. 중국인뿐만 아니라 중국 방문 내국인이 많아 검역에 구멍이 생길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엄 교수가 가장 큰 우려를 보인 부분은 중국 내 감염 전파 속도다. 주말 사이에만 확진자가 100여명 무더기로 확인되고 중국 최대 명절 춘절을 앞두고 있어 향후 추가 확산이 늘어날 것이라는 추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엄 교수는 "중국 내부 확진자가 늘어나면 자연히 국내 유입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수 억 인구가 이동하는 춘절을 앞둔 상황에서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와의 의학적 관점의 협조 여부도 미지수다. 엄 교수는 "정부에서는 중국과 협조하고 있다고 하지만 전문가 입장에서 봤을 때, 외교적 수준"이라며 "의학적으로 중국에서 출국하기 전부터 모든 인원에 대해 호흡기 증상과 발열 체크를 실시하고 출·입국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이번 국내 확진자도 전혀 이런 과정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의료계가 선제적으로 나서 정부·지자체와 긴밀히 협조해 사태를 타개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영태 서울시감염병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서울시와 우한 폐렴에 대해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아직까지는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인구가 집중돼 있는 서울 지역에서 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 의료기관에 대응 매뉴얼을 알리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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