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보험사 하지정맥류 시술 입원 기준 바꾼 대법원 판결, 개별 사례 판단일 뿐 '새 기준' 아니야"
하지정맥류 입원 필요성 자체 부정했다기 보다 '입원 인정' 부정한 개별 사안 판결로 이해해야
이듬법률사무소 '하지정맥류 치료 관련 대법원 판결 및 실손의료보험 보장기준 검토' 법률자문 보고서 발췌.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최근 카테터를 이용한 비급여 하지정맥류 시술에 대한 입원보험금 심사기준을 대폭 강화하면서 의료계와 환자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강화된 보험사 심사기준이 법원 판결을 오해한 것이라는 법률자문 보고서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앞서 지난 6월 대법원(2026다202566)은 하지정맥류 치료를 위해 정맥 내에 카테터를 삽입하는 방식의 대복재 경피적 기계화학 정맥폐쇄술과 정맥 절제술을 받은 환자에 대해 입원 필요성이 특별히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것으로 보고 입원보험금을 불인정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해당 판결을 근거로 비급여 하지정맥류 시술에 있어 '입원' 처리가 됐더라도 입원진료를 인정하지 않는 심사 기준을 발표하고 있다.
실제로 A보험사의 경우, 6시간 이상 재원 등 입원의 형식적 요건이 갖춰진 상태에서 합병증 발생 및 처치에 대한 진료기록 등이 확인된 환자, 발거술로 시행된 경우에만 입원을 인정하겠다고 심사기준을 변경했다.
A보험사의 경우, 6시간 이상 재원 등 입원의 형식적 요건이 갖춰진 상태에서 합병증 발생 및 처치에 대한 진료기록 등이 확인된 환자, 발거술로 시행된 경우에만 입원을 인정하겠다고 심사기준을 강화했다.
그러나 16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 법률전문가들은 이번 대법원 판결을 일률적으로 하지정맥류 치료의 입원 필요성을 부정한 것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가 입수한 이듬법률사무소 '하지정맥류 치료 관련 대법원 판결 및 실손의료보험 보장기준 검토' 법률자문 보고서(카테터 관련 의료기기업체 의뢰)는 "이번 판결은 카테터를 이용한 하지정맥류 치료의 입원 필요성을 일반적, 추상적으로 부정하거나 기존 대법원 판례를 변경한 판결이라기 보다 기존 판례가 확립한 입원 판단기준에 따라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 수술 및 치료 내용, 처치, 관찰의 정도와 수술 후 경고 등을 종합해 입원 필요성을 부정한 개별 사안 판결로 이해해야 타당하다"고 밝히고 있다.
법률전문가들이 이 같은 평가를 내놓은 핵심 이유는 이번 대법원 판결이 하지정맥류 시술의 입원진료 자체를 부정한 것이 아닌, 단일 환자 사례에 한해 '입원치료를 받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평가한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법원은 입원보험금을 청구한 환자에 대해 '의료기관이 수술과 관련해 최소 침습적 치료로서 통증이 거의 없고 치료 직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안내한 점, 입원 후 최초 수술 전까지 수술을 위한 약물 투여 외에 별다른 처치가 없었던 점, 환자가 특이 소견 없이 수술 종료 후 약 1시간 10분 후 퇴원한 점을 근거로 입원치료를 받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입원진료를 인정하지 않았다.
특히 법률전문가들은 지난 3월 청주지방법원 판례를 사례로 들어, '동일한 수술기법 또는 의료기술이라 하더라도 개별 환자의 구체적인 치료 경과에 따라 약관상 입원 해당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3월 청주지법은 "난시축 안정과 수술 후 합병증에 대비해 시기능이 안정될 때까지 일정한 간격으로 상태를 관찰할 필요가 있었다"며 다초점 인공수정체 수술 후 6시간 동안 입원한 환자 사례에 대해 환자의 수술과 입원 과정이 보험약관에서 정한 보험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보고서는 "결국 이번 대법원 판결 확정만을 근거로 카테터 하지정맥류 시술 자체가 실손의료보험의 보장대상에서 제외되거나 모든 치료에 대해 입원의 필요성이 일률적으로 부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개별 환자별 임상적 상태와 실제 치료내용, 입원의 의학적 필요성에 따라 입원보험금 지급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결론냈다.
의료계 역시 변경된 보험사들의 입원 기준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앞으론 사실상 큰 수술 부작용이 없다면 입원치료가 불가능해졌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관련 학회 관계자는 "보험사가 입원 기준에 '심각한 부작용으로 중환자실 입원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합병증'을 포함시켰다. 이는 수술이 잘못돼 큰 사고가 났을때만 입원보험금을 보장해준다는 의미"라며 "결국 수술이 잘되서 문제가 없이 잘 끝났다면 입원 인정을 해줄 수 없다는 뜻이다. 의학적으로 수술이 잘 되도 입원이 필요한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입원 기준에 포함된 발거술의 경우 절개를 통한 고전적인 수술 방법이다. 현재는 대부분 레이저 고주파 등을 통한 정맥내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즉 가장 수술비가 저렴하고 사례가 거의 없는 수술에 대해서만 입원 필요성을 인정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개원가도 공분하기는 마찬가지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김승진 회장는 "여러 변호사들의 공통적인 의견이 이번 판결이 새로운 대법원 판례도 아니고 개별사안에 대한 평가로 보고 있다. 보험사 측에 의료계의 입장을 공문으로 보낸 상태"라고 비판했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 이재만 공보이사(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는 "대법원 판결을 핑계로 보험사들이 하지정맥류 입원진료는 다 나쁜 진료로 만들어, 모든 보험사들이 입원기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돌린 것은 참 나쁜 일"이라며 "다만 과잉진료를 유도하는 일부 의사들의 도덕적 해이도 문제는 있다. 이 부분은 내부 자율규제를 통해 꼭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