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근거중심의학을 넘어 맞춤의학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정밀의료 시대를 맞아 의사들에게 올바른 처방정보를 제공하고자 다국적 제약회사의 의학부를 만나 최신 질환정보와 제품정보를 듣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이를 통해 평소 개원가에서 보기 어려운 질환 등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동시에 의약품 처방 시 도움이 되는 임상근거 자료를 쉽고 자세하게 풀어 환자 진료에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과체중과 비만은 건강에 위험을 초래하는 비정상적이거나 과도학 지방 축적으로 정의된다. 전 세계 질병 부담에 따르면 2017년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매년 400만 명 이상이 사망하면서 이 문제는 에피데믹(epidemic) 수준으로 떠올랐다.
올해 4월 세계보건기구(WHO)가 발간한 비만 및 과체중 팩트시트(Fact Sheet)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비만 유병률은 1975년 이후 거의 3배로 증가했다. 2016년에는 18세 이상 성인 19억 명(39%) 이상이 과체중이었고, 이 중 6억 5000만 명(13%) 이상이 비만이었다.
아동청소년의 비만 문제도 심각하다. 2016년 5~19세 아동 및 청소년 3억 4000만 명 이상이 과체중 또는 비만이었다. 5~19 세의 과체중 및 비만의 유병률은 1975년 4 %에서 2016년 18 %로 급격히 증가했다. 또한 2019년 5세 미만 어린이 3820만명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이었고, 거의 절반이 아시아에 거주하고 있었다.
이제 전 세계적으로 과체중과 비만은 저체중보다 더 많은 사망과 관련 있게 됐으며, 저체중보다 비만인 사람이 더 많아졌다.
비만은 심혈관 질환(주로 심장병 및 뇌졸중)과 당뇨병, 근골격계 장애(특히 골관절염), 일부 암과 같은 비전염성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이다. 이러한 질병 위험은 체질량지수(BMI) 증가와 함께 늘어난다.
한국인은 BMI가 25㎏/㎡ 이상일 때 비만으로 진단된다. 복부비만은 허리둘레를 측정해 남자는 90㎝ 이상, 여자는 85㎝ 이상으로 진단한다. 대한비만학회의 비만진료지침은 비만인들에게 운동과 식이요법을 가장 기본적인 치료방법으로 권장하고 있다.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체중 감량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약물 치료 병행을 고려할 수 있고, 약물 치료로도 비만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수술을 권장한다.
비만진료지침에서 정한 비만 치료 목표는 현재 체중의 5~10%를 감량하는 것이다. 원래 체중과 상관없이 5~10%의 체중을 감량하게 되면 심혈관질환, 당뇨,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고혈압, 고지혈증 등 동반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한국 노보 노디스크 비만 메디컬팀 하유선 팀장을 만나 최초의 GLP-1 유사체 비만치료제 삭센다의 임상적 근거와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반응 등을 알아봤다. 하 팀장은 학술정보팀을 리딩(leading)하여 비만에 관심 있는 의료진들에게 학술 정보를 제공하고 학회 발표 및 의료 교육 프로그램 등 학술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Q. 비만은 어떤 질환인가요?
비만이라는 질환에 대해 30여 년 동안 끊임없이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비만이 질환임을 입증하는 연구는 상당히 많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비만은 뇌가 관여하는 질환이라는 것이다.
정상 체중인 사람과 비만인을 비교한 네덜란드의 연구가 가장 대표적인 예다. 연구는 정상 체중의 일반인과 비만인에게 음식 사진을 주고 뇌의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RI)을 촬영했다. 정상 체중군과 대조적으로 비만군에서는 음식 사진을 보고도 GLP-1으로 인해 일어나는 인크레틴(incretin) 반응이 일어나지 않았으며 식욕을 자극하는 뇌 반응이 증가하는 것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확인했다.
Q. 비만은 왜 치료가 필요한가요?
같은 연구에서 뇌 반응 차이를 확인한 이후 비만군에 GLP-1을 주사하고 음식 사진을 보여주자 뇌 반응이 일반인과 동일하게 유지됐다. 이는 비만인들의 경우 뇌의 특정 기능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비만인들은 스스로 식욕을 억제하거나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이 일반인보다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비만은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이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생활 습관 교정에 실패하거나 치료를 중단하는 순간 다시 체중이 증가할 수 있으며 동반 질환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Q. 국내 비만 유병률 추이는 어떻게 되나요?
올해 대한비만학회에서 2020년 비만 팩트시트를 출간했고, 이 자료를 통해 2018년까지의 국내 비만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기준으로 BMI 25㎏/㎡ 이상 비만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전체 인구의 32.5%이며, 이 수치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비만의 진단 기준인 BMI 25㎏/㎡는 대한비만학회와 세계보건기구(WHO) 아시아-태평양 가이드라인에서 정한 기준이다. BMI 25㎏/㎡는 1단계 비만에 해당되고, 30㎏/㎡ 이상은 2단계 비만, 35㎏/㎡ 이상은 3단계 비만이다. 한국은 다른 국가들보다 빠르게 BMI 30㎏/㎡ 이상의 비만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OECD Obesity Update 보고도 있다.
유일한 생물학적 제제 항비만약 삭센다가 가지는 차별점은
하 팀장은 "시중에 나와있는 약제들 중 장기 처방이 가능한 약제는 삭센다(리라글루티드), 콘트라브(날트렉손/부프로피온), 큐시미아(펜터민/토피라메이트), 제니칼(오르리스타트) 등 4가지가 있다. 콘트라브, 큐시미아, 제니칼이 화학 물질을 합성한 화학 합성 의약품인 반면, 삭센다는 항비만의약품 중 유일하게 허가받은 생물학적 제제다. 삭센다는 여러 가지 면모에서 다른 비만 약제와 상당히 차별적이다"고 소개했다.
먼저 삭센다는 인체 위장관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GLP-1 호르몬과 97% 유사한 구조로 만들어진 약제이기 때문에 합성 화학 물질과 구조나 성격 자체가 많이 다르고, 주사제라는 부분에서도 차별점이 있다.
특히 다른 식욕억제 의약품들 같은 경우,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이라는 물질을 이용해 중추신경계통(CNS) 내의 식욕에 관여하는 여러 부분에서 작용하지만, 삭센다는 중추신경계 중 식욕을 관장하는 GLP-1 수용체에만 직접적으로 결합해서 반응을 이끌어낸다. 중추신경계의 다른 정신의학적인 부분을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정신의학적 부작용이 전혀 없으면서 효과적으로 식욕 억제가 가능하다.
또 다른 장점은 쾌락적인 식욕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이다.
하 팀장은 "이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가 있다. 그중 동물 실험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초코잼과 곡식을 섞어 만든 사료를 쥐에게 주었을 때, 일반쥐는 초코잼이 섞인 사료를 더 많이 먹었다. 그러나 삭센다를 투여한 쥐는 건강한 잡곡 사료를 훨씬 더 많이 먹었다"면서 "이는 동물의 경우 스스로 체중감량에 의지를 가지고 음식을 섭취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식이 선호도가 변경됐음을 뜻한다. 해당 실험을 통해 삭센다가 저칼로리의 저지방 식이를 선호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인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 다른 기능적 뇌 자기공명영상 촬영에서 실험자에게 고지방 식이 사진을 보여준 후, 삭센다를 주사하고 나서 고지방 식이를 다시 보며주면 식욕이 훨씬 더 내려가는 것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삭센다는 식욕억제제 중 유일하게 심혈관질환에 대해서 안전성을 획득했다.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4.5년 장기 임상시험에서 리라글루티드 치료군의 경우 뇌졸중, 심근경색, 심혈관 사망률 등 심혈관질환 관련 인자에 대한 위험이 13% 감소됐다. 특히 신장과 안구를 포함한 미세혈관질환의 위험도 16% 감소됐다.
또한 합성 화학 물질로 이루어진 항비만약제들은 신장 또는 간에서 대사가 진행되나 리라글루티는 세포 내에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사용해도 신장과 간에 무리가 되지 않는다.
전당뇨와 비만인 대상 임상서 제2형 당뇨병 80% 예방
삭센다 임상 3상 허가 연구는 SCALE 연구라 명명됐다. SCALE 연구는 전 세계 26개국, 5300명의 BMI 27㎏/㎡ 이상이면서 동반질환이 있거나 BMI 30㎏/㎡ 이상인 비만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가장 대대적으로 진행된 연구는 전당뇨와 비만인을 대상으로 한 Obesity and prediabetes 임상이다.
하 팀장은 "약 3500명의 환자들이 임상시험에 참여했고, 임상 연구 결과 참여자 10명 중 9명의 체중이 감소했다. 이와 더불어 3명 중 1명은 체중의 10% 이상을 감량했다"면서 "이 임상시험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1년 경과 시점의 결과에서는 참여자들이 평균 9.2% 체중을 감량했고, 3년 경과 시점에 참여자의 80%에서 당뇨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리라글루티드는 먼저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고, 이후 비만 치료제로 허가 받은 약제다"며 "우리는 이 임상시험을 통해 리라글루티드가 체중 감량뿐만 아니라 당뇨 발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임상에서는 또한 심혈관질환의 위험 지표가 되는 HS-CRP와 같은 심혈관 위험 요인도 효과적으로 감소되는 것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아시아인 대상 리얼 월드 데이터에서 허가 임상과 비슷한 결과 보여
다만, SCALE 임상에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고, 아시아 서브 분석만 존재한다.
하 팀장은 "비만 문제는 미국과 유럽이 더 심각하고 BMI 30㎏/㎡ 이상 비만 환자의 비율도 더 높다 보니 미국이나 유럽에 집중돼 임상이 진행됐다. 아시아인은 2.3%가 참여했다. 총 168명의 아시아인이 포함됐는데, 미국이나 유럽인에 비해 BMI가 더 낮고 키도 더 작았다. 그러나 낮은 BMI와 신장에도 불구하고 효과와 부작용 면에 있어서 기존의 다른 환자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시아를 대상으로 한 리얼 월드 데이터는 한국에서 최초로 발표됐는데, 분당서울대병원을 포함한 10개 병원의 차트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 결과로 2019년 대한비만학회 ICOMES에서 발표됐다.
하 팀장은 "이 데이터는 전 세계 통틀어 유일하게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삭센다 리얼 월드 데이터라는 부분에서 상당히 큰 의의가 있다. 이 외에도 리얼 월드 데이터라는 것 자체가 임상에서 무작위 배정을 하고 정형화된 틀에 맞춰서 진행된 데이터가 아니라, 실제로 의료진들이 현장에서 진료 한 데이터를 토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의료진들에게 훨씬 더 실용적이고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데이터라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 삭센다 치료 2개월차에 환자들은 평균 -2.9㎏의 체중 변화와 기저치 대비 3.5%의 체중 감소를 나타냈으며, 치료 5개월차에는 평균 -4.7㎏의 체중 변화와 기저치 대비 5.6% 체중 감소효과를 보였다. 또한 삭센다 치료 2개월 차에 BMI가 3.4% 감소했으며 5개월 차에는 기저치 대비 6.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 팀장은 "삭센다 3상 임상의 경우 진행 기간이 1년 정도 되지만, 리얼 월드 데이터의 경우에는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로 기간이 짧은 편이다 그러나 기간 대비 최종 감량 효과를 보았을 때, 삭센다 SCALE 임상과 상당히 비슷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치료 목표치 도달하더라도 요요현상 예방 위해 투약 유지해야
비만의 치료 목표는 체중을 5~10% 감량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목표치에 도달한 이후에는 삭센다 투약을 중단해야 할까, 아니면 지속해야 할까.
하 팀장은 "체중은 감량하는 것 보다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고 중요하다. 이는 의료진들 역시 동의하시는 내용이라 생각한다. 비만진료지침에도 체중 감량 이후에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면서 "삭센다 투약을 중단하면 아무래도 식욕이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이는 요요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요요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삭센다 투약을 유지하는 것이다"고 답했다.
그는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 치료의 경우 어느 정도 수치가 좋아졌다고 해서 투약을 중단하지 않는다. 비만도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이다. 투약을 유지하면서 감소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하 팀장은 "요요 현상과 관련된 연구를 예로 들어보겠다. 2020년에 발표된 내용으로, 8주 동안 극단적인 저칼로리 식이요법으로 체중을 많이 감량한 이후 26주 동안 관찰한 결과 근감소량이 많은 환자군일수록 체중 증가폭이 큰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근감소를 최소화하면서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것이 요요 현상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얼마큼’ 감소시켰느냐가 중점이 아니라 ‘어떻게’ 감소시키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 팀장은 국내에서 1500명의 비만인과 200명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만 인식 조사 연구를 소개했다. 답변을 살펴보면 비만인의 80%가 '비만은 질환이다'라고 대답했음에도 불구하고 비만인의 83%는 '비만은 내 책임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는 비만이 의료진에게 치료받아야 하는 질환이 아니라 개인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인식을 하고 있는 것을 뜻한다"면서 "비만은 전문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만성질환이라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체지방 감소의 중요성에 대해 굉장히 잘 알고 있지만 일반인들은 이와 같은 내용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삭센다 처방 기간에 대해 물었을 때 의료진이라면 무조건 '장기적으로 치료해야 된다'고 대답하겠지만 일반인의 경우라면 다른 대답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삭센다의 장기 투약에 관한 데이터로 3년간 삭센다 유지 용량인 3.0㎎을 투약한 연구 결과가 있다. SCALETM 3년 연구 결과, 삭센다의 투여를 완료한 환자의 평균 체중은 7.1% 감소한데 반해, 위약군의 평균 체중 감소 비율은 2.7%였다.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은 삭센다군 약 50%, 위약군 약 24%였으며, 체중의 10% 이상 감소환 환자 비율은 삭센다 약 25%, 위약군 약 10%인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치료 후 제2형 당뇨병 발생까지의 기간을 분석한 결과, 삭센다는 위약에 비해 제2형 당뇨병 발생을 2,7배 더 지연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삭센다는 위약에 비해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을 약 80% 정도 감소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이와 더불어 삭센다는 BMI, 허리둘레, 당화혈색소, 혈압 등 추가적인 위험요인 역시 개선시켰고, 이전에 시행된 1년 연구와 비교하여 새로운 이상반응 사례는 관찰되지 않았다.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로는 최장 5년 동안 1.8㎎을 투약한 연구 결과가 있다.
체중 감량 실패군에서도 혈당 조절 성공하거나 이상지질 혈증 개선
어떤 환자에서는 삭센다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사람마다 삭센다 효과가 다르가 나타나는 이유가 있을까?
하 팀장은 "정확한 원인을 찾지는 못했다"면서 "삭센다 허가 사항을 살펴보면, 16주 동안 3㎎을 썼을 때 5% 이상 체중을 감량하지 못하면 약제를 중단하라고 권유한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Early Non Responder(ENR)라 지칭한다. 임상연구에서 지속적으로 제품을 사용해도 효과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집단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실 '어떤 사람이 잘 반응하고 어떤 사람이 반응을 하지 않는가'로 구분하는 것은 어렵다. 당뇨와 같은 동반 질환의 문제인지 아니면 뇌의 시그널링(signaling)이 다른지 다양한 가설을 세우고 분석해 봤으나 ENR과 반응자(Responder)를 구분하는 생물학적 표지(Biological marker)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다만 한가지 주목해야 하는 점은 체중 감량에 실패한 그룹에서도 혈당 조절에는 성공하였거나 이상지질 혈증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되는 결과가 SCALE 임상연구에서 확인 됐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피드백은 '내 가족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하 팀장은 삭센다가 최초의 호르몬 유사체 비만치료제이다 보니 의료진으로부터 굉장히 많은 피드백을 받는다고 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피드백으로 '삭센다는 내 가족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를 꼽았다.
하 팀장은 "부모님들의 경우 연세가 있으시고 폐경기로 인해 체중이 증가하시거나 대사 질환이 있을 수 있다. 이런 분들에게 체중도 감소시켜 주면서 당뇨도 예방해 주고, 심혈관질환 안전성은 물론 신장이나 간에도 장기적으로 문제가 없기 때문에 크게 걱정 없이 처방할 수 있는 약제라고 평가해 주신다. 특히 정신의학적 부작용 걱정이 없는 것도 '가장 최고의 선물'로 평가한 이유로 꼽아주셨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의학부 입장에서는 삭센다를 어떻게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하 팀장은 "의료진들께서는 '내 가족한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평가해 주셨지만, 학술부 입장에서는 해당 평가가 조심스럽다. 다만, 삭센다는 체중 감량 외에도 다양한 심혈관질환, 당뇨, 대사 질환 등을 개선할 수 있는 약제다. 때문에 삭센다를 '체중 감량 그 이상이다'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하 팀장은 삭센다가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데 보다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체지방과 근육을 비교해보면 체지방이 근육보다 평균적으로 30%정도 부피가 더 크다. 그래서 같은 무게를 감량했더라도 근육이 감소하는 것 보다 체지방이 감소했을 때 체형 변화가 더 눈에 띈다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특히 복부 비만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 팀장은 "삭센다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주로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감소된 체중 중 약 90%가 체지방의 감소였으며, 특히 내장 지방이 피하지방보다 더 많이 감소됨을 확인했다"면서 "삭센다가 주로 체지방을 감소시키며 특히 내장 지방을 감소시킨다는 점은 유럽 허가 사항에도 명시되어 있다. 내장 지방은 체내에서 염증 반응과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키고 동맥 경화 발병률을 증가시키며 신진대사율을 떨어트린다"고 말했다.
한국, 비만이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인식 낮아…이 점 알리기 위해 회사도 노력
마지막으로 하 팀장은 비만의 책임과 관련된 부분을 짚었다.
그는 "앞서 말했듯이 국내 환자의 83%가 비만은 개인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비만을 어떻게 치료하는지, 체중을 어떻게 감량하는지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54%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취득한다고 답했으며, 19%만이 의료진을 찾아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다고 답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는 의료진에게서 전문적인 정보를 취득하는 비율이 29%로 한국보다 높았다는 것이다. 한국은 특히 비만을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는 반증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만은 의료진들과의 상담을 통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 점을 알리기 위해 인식 조사 연구와 '기적의 다이어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삭센다 외에도 노보 노디스크가 선보일 수 있는 다양한 약제들이 앞으로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약제 중 GLP-1과 유사하게 만들어진 약제로는 삭센다가 유일하지만, 현재 노보 노디스크에서 다양한 위장관 호르몬을 토대로 이와 유사한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하 팀장은 "지금 비만 치료제들은 전부 단독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노보 노디스크에서 진행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으로 향후에는 단독 또는 병합 요법으로 약제들을 병합해 대사 수술에 가까운 효과를 내는 치료제를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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