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10.31 19:20최종 업데이트 18.11.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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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회장, 구속된 가정의학과 전공의 만나…"법과 제도 개선 공감대"

의학적 판단으로 형사적 책임져선 안돼…13만 의사들, 모두 들고 일어나자"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구속된 선생님 한 분을 만나 의사의 의학적 판단으로 형사적 책임을 져선 안 된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앞으로 이를 위한 법과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31일 오후 3시 40분부터 10분간 수원구치소에 구속된 의사 3명 중 가정의학과 전공의(현재 전문의)를 면회하고 나와 이 같이 말했다.  

앞서 2일 환자에게 생긴 횡격막 탈장을 변비로 오진해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경기 성남 A병원 의사 3명(응급의학과 전문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가정의학과 전공의)이 실형 판결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최 회장은 구속된 의사 3명에게 서신문을 전달했다. 최 회장은 “의사들이 과실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의학적 판단으로 최선을 다했을 때 형사적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라며 “의료행위 결과가 나쁘다고 해서 모든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라고 했다. 

최 회장은 “더 큰 문제는 이번 구속 사건으로 의사들이 환자 생명을 살리는 고난이도 의료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라며 “의료 행위가 하루에 300만에서 500만건이 벌어진다. 이번 사태 해결이 정말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10월초에 이 문제를 처음 접했을 때 굉장히 분노했다. 하지만 당사자가 이를 공개하길 원하지 않아서 조용히 대응해왔다. 언론에 먼저 보도된 이후 공개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모든 의사들과 함께 나서겠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이제는 13만명의 전국 의사들이 가만 있어선 안 된다”라며 “의사들이 모두 들고 일어나서 잘못된 의료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 회장은 수원구치소 정문 앞에서 ‘전국의 의사들이여, 모두 들고 일어나자!’라는 성명을 낭독했다. 최 회장은 "모든 의사들은 의학적 판단 자체가 형법상 범죄가 될 수 있다“라며 ”소위 오진으로 어떠한 의사도 당장 구속될 수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 의사들은 국민으로서 헌법적 의무를 다하면서도 이 사회에서 국민도 아니고, 심지어 사람도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의사들은 의업이란 중노동을 인신구속과 업무정지, 의사면허 취소의 협박이란 채찍을 맞아가면서 죽을 때까지 침묵하고 수행하는 ‘의료 노예’의 처지다”라고 호소했다.  

최 회장은 “의사들은 환자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던져 의술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이런 짐승만도 못한 노예 취급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의사들은 의업을 접을 때가 됐다. 이제 의료를 멈추자. 전국의 의사들이여, 이제 모두 들고 일어나 이 억압과 모순을 일거에 뒤엎어 버리자”라고 강조했다.  
 
[성명서 전문] 전국의 의사들이여, 모두 들고 일어나자!
의사가 의학적 판단으로 구속된다!

2018.10.2. 법원은 의사의 오진, 즉 의학적 판단의 오류를 이유로 응급의학과 전문의에 금고 1년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에 금고 1년 6개월을, 가정의학과 전공의에 금고 1년을 선고하고 1심에서 법정 구속하였다. 의사의 의학적 판단이 형사 범죄 행위가 되어 인신의 구속까지 당하게 된 초유의 사건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모든 의사들은 의학적 판단 자체가 형법상 범죄가 될 수 있다. 소위 오진으로 어떠한 의사도 당장 구속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자존과 명예, 의학의 전문가로서의 지위는 의학적 판단에 대한, 판사의 형사적 범죄 판단으로 칼질 당하여 파멸에 이르게 되었다. 우리의 사회적 생명인 의사 면허까지 위협 받게 될 것이다. 의업을 위해 갓 스무살 때부터 우리의 모든 것을 바쳐 얻었던 우리의 사회적 생명이나 다름없는 의사 면허, 우리들의 일터인 병원, 그리고 우리 가족들의 완전한 파멸이며 죽음과도 같다.

대한민국의 의사들이여, 이래도 가만두고 볼 것인가? 전국의 의사들이여, 이래도 모두 들고 일어나지 않을 것인가?

대한민국 의사들은 국민으로서 헌법적 의무를 다했음에도 이 사회에서 국민도 아니고, 심지어 사람도 아니다. 의업이란 중노동을 인신구속과 업무정지, 의사면허 취소의 협박이란 채찍을 맞아가며 죽을 때까지 침묵, 수행해야 하는 ‘의료 노예’의 처지가 바로 우리 대한민국 의사들이다.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우리의 온몸을 던져 의술을 시행하고 있는 우리 의사들에게 우리 사회는 이런 짐승만도 못한 노예 취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 의사들은 의업을 접을 때가 되었다. 그만큼 했으면 되었다. 이제 의료를 멈추자. 전국의 의사들이여, 이제 모두 들고 일어나 이 억압과 모순을 일거에 뒤엎어 버리자 !

전국의 의사들이여, 이제는 모두 들고 일어서야 하지 않겠는가? 

2018. 10. 31.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대집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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