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교수 49인 '시국선언문' 발표…"정부 추진 의료개혁, 대한민국 의료 공멸의 길로 내몰아"
의대 증원만으로 필수·지역의료 해결 불가…의대·수련병원, 의대 정원에 대한 준비 갖추지 못해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원로교수 49인이 현 의료사태와 관련해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5일 원로교수 49인과 841명의 선언 동참 교수들이 시국선언문을 통해 "지금 추진 중인 무리한 의대정원 증원을 중단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합리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로교수들은 의대 입학 정원을 단순히 늘리는 것만으로는 국민들에게 필요한 응급의료, 필수의료, 그리고 지역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의과대학과 수련병원은 의대생 증원에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교수들은 "학생 수가 65% 늘어나면 이에 맞춘 교육시설, 교육인력 확충에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충분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에 의학교육 평가기준을 완화하라는 압력을 중단해야 한다. 의학교육이 부실해지면, 의료서비스의 질도 저하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 교수들은 의대 정원 증원 시도가 법적·제도적·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의대 정원이 과도하게 늘어나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해야 할 우수인재들이 의학 분야에만 몰리게 되어, 국가의 균형 있는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체계적인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로 교수들은 "현재의 의료 위기는 단순한 의사 파업이 아니라, 정부의 불법적이고 강압적인 정책에 실망한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의사와 전문의가 되기 위한 교육을 포기한 결과이다. 이는 곧 의료현장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줄 사람들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 병원이 유지되는 이유는 전문의와 교수들이 환자를 돌보겠다는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은 의료진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지치고 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으면 결국 더 많은 의사들이 병원을 떠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에 교수들은 "지금 추진 중인 무리한 의대정원 증원을 중단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합리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이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의무"라고 촉구했다.
한편, 해당 시국선언문에 참여한 원로 교수는 강윤구, 고윤석, 임태환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고일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 김경효, 김종학, 배승연, 이경자, 이미애, 이순남, 이승주, 전선희, 정화순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 김성규 영남대학교 명예교수, 김시영 경희대학교 명예교수, 김우호, 김중곤, 김효수, 김현집, 박경수, 박병주, 박선양, 박영배, 서정욱, 성명훈, 손대원, 신희영, 윤병우, 이종석, 이춘택, 장학철, 전용성, 정성은, 정현채, 조보연, 최윤식, 최인호, 허대석, 황영일, 황용승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성진실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오승택 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 유석희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이덕환 서강대학교 명예교수, 이상범 경북대학교 명예교수, 장성구 경희대학교 명예교수, 조문준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조항범 충북대학교 명예교수 등 49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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