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 차기 회장 보궐선거 판이 후보 등록 전부터 요동치고 있다. 벌써부터 예비 후보와 의료계 주요 인사들 간 지지세 확장 움직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20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 출마를 고민하다 결국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서울시의사회 박명하 전 회장은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 김택우 회장과 손을 잡기로 했다.
박명하 전 회장은 김택우 회장 선거대책본부장직을 제안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선대본부장이 아닌 고문직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박 전 회장은 지난 3월 진행된 제42대 의협 회장 선거에서 16.83%(5669표)를 받은 저력이 있다.
이외 박인숙 전 국회의원 역시 김택우 회장 선거캠프에서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전해진다. 박인숙 전 의원은 지난 의협 회장 선거에서 15.54%(5234표)를 얻었다.
박명하 전 회장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즉답을 피했지만, 의료계에선 벌써 이번 김택우 회장의 세력규합 움직임과 관련해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우선 박 전 회장 측근들 사이에선 걱정이 앞선다. 구체적으로 격이 맞지 않다는 우려가 가장 많다. 시도의사회 중 가장 세력이 큰 서울시의사회 전임 회장이 강원도의사회장 밑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모양새가 그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성향이 비슷한 박명하 전 회장과 김택우 회장이 연대한다고 해서 중도 확장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사직 전공의 등 젊은의사들과 고루 소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김택우 회장이 선거 승리를 위해 타 의료계 리더급 인사들과 힘을 합치는 모습이 젊은 층에겐 구태의연한 '야합'으로 비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있다.
반면, 이번 김택우 회장의 선거 연대가 본 투표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 역시 존재한다. 박명하 전 회장은 회원 수가 가장 많은 서울 지역 지지 기반을 갖고 있고 박인숙 전 의원은 의대 교수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어 이들 표심 중 일부만 흡수하더라도 김택우 회장에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세력을 모을 수 있는 것도 실력이자 능력"이라며 이번 연대가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점쳤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김택우 회장의 세력 규합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인 지는 투표를 통해 뚜껑을 열어봐야 하겠지만 의대증원을 비롯한 각종 민감한 현안이 많은 만큼 후보 등록 전부터 물밑 세력 싸움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