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3.20 05:43최종 업데이트 25.03.20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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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인클래스 신약, 미국 FDA가 EMA보다 더 유연하고 신속하게 심사한다

신속 프로그램 지정 비율 FDA 81%, EMA 30%…항암제 심사시 규제 유연성 두드러져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기존 치료법에 없던 새로운 작용 기전을 도입한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약물은 혁신적이지만 임상에서 사용해본 적이 없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높다. 그런데 똑같이 개발해 허가신청서를 제출해도 유럽보다 미국에서 더 유연하고 신속하게 심사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Harvard University) 및 브리검여성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 한지혜 박사팀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승인한 퍼스트인클래스 약물을 조사한 결과를 헬스어페이즈(Health Affair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퍼스트인클래스 약물 186개(2013~2023년)에 대한 FDA 승인 데이터와 121개   (2013~2022년)에 대한 EMA 승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기관의 심사 기간과 신속 프로그램 사용 여부, 해당 약물의 승인 배경이 된 중추적 임상시험의 특징 등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FDA는 퍼스트인클래스 약물에 규제 유연성을 크게 발휘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상시험의 50%는 임상 평가 기준이 부족했고, 30%는 맹검 및 비교 약물이 부족했다. 이러한 유연성은 특히 암 치료제에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임상 평가 기준과 맹검이 부족한 약물이 최대 90%에 달했다.

한 박사는 헬스어페어즈와의 인터뷰에서 "FDA가 유효성 입증에 필요한 근거에 대한 지침을 발표한 이후, 실질적인 근거를 얻기 위해 중추적 임상시험을 두 번 실시하는 것이 선호돼 왔다. 그러나 퍼스트인클래스 약물은 종종 중추적 임상시험 1건만으로 미국에 출시되는데, 이 임상시험은 3상이 아니라 2상이거나, 무작위 배정 또는 대조군이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러한 유연성은 새로운 치료법을 환자에게 더 빨리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불확실성도 증가시킨다"고 설명했다.

또한 FDA는 퍼스트인클래스 약물의 81%를 신속 심사 프로그램 대상으로 지정한데 반해, EMA에서 지정한 비율은 30%에 불과했다.

한 박사는 "FDA의 신속 승인 절차는 약물의 임상적 혜택을 예측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능성이 있는 대리 지표만을 기반으로 승인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며, 시판 후 확인 시험을 통해 환자 결과에 대한 실제 영향을 검증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러나 가속화된 임상시험을 통해 승인된 많은 약물이 시판 후 임상에서 임상적 혜택을 확인하지 못하거나 지연됐기 때문에 대체 조치가 점점 더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약물이 임상적으로 혁신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그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환자 결과에 의미 있는 개선을 가져다 줄 때다. 그렇기 때문에 대리 평가변수와 임상 설계의 유연성으로 인해 제한된 결과만을 근거로 약물이 승인되는 경우 규제상의 유연성이 환자의 안전과 효과를 희생시키지 않도록 임상적 성과를 추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검토 기간은 치료 영역에 따라 달라졌다. FDA에서는 7.7개월에서 14.5개월까지, EMA에서는 약간 더 느리게 검토가 진행됐다. 특히 암 치료제의 검토 기간이 짧았다.

한 박사는 "약이 신속 경로 중 하나를 통해 승인된 시기와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명확하게 표시함으로써 투명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또한 신속 승인 약물에 대한 강력한 임상 근거를 위해 시판 후 확인 시험을 실시하는 것도 잠재적 개혁의 영역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요건을 강화하면 혁신 약물에 대한 규제 인센티브와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 사용을 보장해야 하는 필요성 간의 균형을 더 잘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혁신을 가져올 의약품 개발자들에게 인센티브를 늘리는 것과 안전하고 공평하며 저렴한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 사이에 신중하면서도 매우 다른 균형이 필요하다. 이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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