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12.05 07:06최종 업데이트 22.12.05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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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의료계 숙원사업 '착한사마리아인법' · '의료사고특례법' 연이어 국회 논의

중과실 없다면 응급처치 후 환자 사망해도 형사책임 면제…의료사고특례법은 긍정적 분위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착한사마리아인법(응급처치 형사처벌 면제)'과 '의료사고특례법(불가항력 분만사고 국가책임제)'이 이번주 6일과 7일 연이어 국회에서 논의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2법안심사소위원회는 이틀에 걸쳐 각각 착한사마리아인법(응급의료법)과 '의료사고특례법(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을 심의할 예정이다. 

두 법안 모두 오랜 의료계 숙원사업이었던 만큼 법안 통과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의료사고특례법은 정부의 필수의료 강화 기조와 맞물리며 순항이 예상된다. 
 
환자 살릴려던 의사 오히려 소송 휘말려…"응급처치 후 사망해도 형사책임 면제"

우선 착한사마리아인법은 선의의 응급의료에 따른 형사책임 등을 감면해주도록 하는 내용으로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과 신현영 의원에 의해 발의돼 상임위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현행법 제5조의2에 따르면 생명이 위급한 응급환자에게 응급의료 또는 응급처치를 제공해 발생한 재산상 손해와 사상에 대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그 행위자는 민사책임과 상해에 대한 형사책임을 지지 않고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은 감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선의의 응급의료에 대한 면책’ 조항은 응급 상황에서 보다 적극적인 구조 행위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해당 조항에 따르면 선의의 응급의료행위에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응급환자가 사망하면 형사책임을 져야 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당초 응급의료 면책제도의 도입 취지를 충분히 살리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의료계도 한의원에서 봉침을 맞고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사망한 환자 유족이 응급의료행위를 한 가정의학과 의사에게 도리어 소송을 제기하는 등 응급의료행위자가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아 법안 통과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혜숙, 신현영 의원 안은 모두 긴급하게 응급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 없이 응급처치 등을 하는 경우, 환자가 사망하더라도 형사책임을 면제하도록 명시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현행 규정은 환자의 사망을 막지 못할 경우 형사책임을 부담할 수 있도록 해 오히려 적극적인 구조행위를 한 자가 법률 분쟁에 휘말리도록 만들고 있다"며 "응급의료행위자가 의사일 경우 신분을 문제 삼아 의사로서의 과실에 따른 민·형사 소송도 남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런 상황에서 어떤 의사가 전문가라고 할지라도 적극적인 응급의료행위를 하겠느냐"며 "법안 통과를 통해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막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필수의료 강화 기조 맞물리며 의료사고특례법 순항 예상

의료사고특례법은 산부인과에서 발생하는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보상재원을 전액 국가가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신현영 의원에 의해 발의돼 있다. 

현행법은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재원의 30%를 보건의료기관 개설자 중 분만 실적이 있는 자에게 분담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정문, 신현영 의원 안 모두 기존 70%에 그치는 정부 부담 비율을 100%로 늘려 전적으로 무과실 분만사고를 국가가 책임지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산부인과계는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해 과실이 없는 사고임에도 의료인에게 보상재원 중 일부를 부담토록 하는 것이 민법상 과실책임원칙에 반하며, 의료기관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반발해왔다.

특히 현행법이 ‘직전 연도에 분만 실적이 있는 의료기관의 개설자’에 한해 해당 비용을 분담토록 하고 있어, 분만사고 위험성 등으로 인한 젊은 의사들의 산부인과 기피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우려도 있었다.

의료사고특례법은 정부의 필수의료 강화 정책과 맞물려 법안 통과가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최근 고위험 산모 증가에 따른 의료사고 발생이 확대될 수 있는 상황에서 분만 의료기관 감소, 산부인과 전공의 감소 등 산부인과계 어려움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최근 진행된 의·정 필수의료협의체에서도 대한의사협회와 산부인과계 등에 의해 의료사고특례법 제정이 강하게 요청됐고 정부 측도 취지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의료계 관계자는 "의료사고특례법을 통해 분만의료기관의 부담을 줄이고 임신과 출산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자는 주장이 의료계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필수의료 강화라는 정부 정책에도 부합한다는 점에서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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