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6.08.16 06:22최종 업데이트 20.06.2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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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고혈압, 전문적 진단·치료 필요"

서울아산 이상도·이재승 교수 인터뷰

'원인불명의 호흡곤란'이 대표 증상인 폐동맥고혈압은 다양한 원인에 따라 발병하기 때문에 초기의 정확한 진단 및 치료방향 설정이 중요하다.  

국내에서 선도적으로 폐동맥고혈압을 연구한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상도 교수(진료부원장)는 "그래서 폐동맥고혈압 환자를 처음 진단할 때 전문센터에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방향을 정하는 게 필요하다. 어떤 질환에 의해 폐고혈압이 생겼는지 정확하게 진단해야만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상도 교수와 이재승 교수를 만나, 폐동맥고혈압의 다학제적 치료 접근의 필요성을 들어봤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상도 교수

 
폐고혈압 환자는 왜 발견이 안되나?
 
폐동맥고혈압은 피를 심장에서 폐로 보내는 폐동맥 안의 압력이 높은 상태로, 인구 100만명 당 50명꼴로 앓는 희귀질환이다.
 
희귀질환인 만큼 환자와 의사의 인지도가 높지 않아 국내 추정환자 5000명 중 730명만이 치료받는 게 현실이다(심평원 2012~2015년 통계자료).
 
이상도 교수는 "문제는 의사와 환자 모두 머릿속에 이 질환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이라며 "폐고혈압을 의심만 하면 심장초음파를 통해 폐고혈압을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폐고혈압 환자를 처음 대면할 때 만나는 증상은 대부분 호흡곤란이다.
 
이 밖에 오른쪽 심장 기능 이상으로 인한 어지러움, 협심증, 흉통, 무기력증, 팔다리 붓기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숨찬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를 만났을 때 우선적으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천식, 심장질환 등을 고려해야 하지만 이 질환들의 소견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폐고혈압을 의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상도 교수는 "폐고혈압 환자는 일반적인 흉부 엑스레이, 폐기능검사, EKG에서 모두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폐고혈압이 특별한 증상과 신호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설명되지 않는 호흡곤란은 무조건 이 질환을 의심하라"고 피력했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재승 교수


이와 더불어 이재승 교수는 "폐고혈압 환자가 주로 호소하는 호흡곤란은 비특이적이어서 다양한 폐질환 및 심장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호흡곤란 환자를 두고 쉽게 의심해 볼 수 있는 폐질환을 예를 들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이나 천식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흡연력이 있는 노인 환자에서 많이 나타난다. 천식은 어린 나이에도 발병하지만 알레르기 비염 등의 위험인자를 동반한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심장질환도 당뇨병·고혈압·부정맥 등의 위험인자가 있을 때 의심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흔한 폐질환, 심장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요인이 없는데도 호흡곤란을 호소할 때 보통은 정신과적 문제로 생각하게 되는데 폐고혈압에 의할 가능성을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환자에게서 바로 심초음파 시행이 어렵다면 운동 시 저산소증 발생여부를 통해 폐고혈압의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다.
 
6분 보행 검사를 시행하거나 간단히 환자에게 계단 2~3층을 오르게 한 후 산소포화도를 재면 폐고혈압 환자는 대부분 운동 전보다 4% 이상 산소포화도가 감소하게 된다.
 
왜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한가?

폐고혈압은 심장질환, 폐질환, 정맥혈전 질환, 자가면역질환, 간경화 등의 다양한 질환과 상황에서 발병한다.
 
이로 인해 폐고혈압 환자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심초음파, 폐기능검사, 흉부전산화단층촬영, 폐 환기/관류 스캔, 우심도자술 및 폐혈관 조영술 등의 다양한 검사가 필요하다.
 
또 폐고혈압의 원인과 중중도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약물치료, 중재시술, 수술, 폐이식)이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위해서는 심장내과,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류마티스내과를 포함하는 다학제적 접근이 요구된다.

실제로 유럽심장학회(ESC)와 유럽호흡기학회(ERS) 가이드라인에서는 다학제진료가 가능한 전문센터에서의 진단 및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2015 ESC/ERS 가이드라인 - PAH 진단 알고리즘>


이상도 교수는 "오진을 줄이고 최적의 치료방법을 찾기 위한 것"이라며 "통합진료를 하면 정확한 진단을 통한 맞춤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울아산병원은 2013년 11월부터 '폐고혈압·정맥혈전센터'에서 20명의 의사와 1명의 전문간호사(센터 상주)가 다학제적 진료를 하고 있다.
 
여기에는 호흡기내과의사 3명, 심장내과의사 3명, 흉부외과의사 3명, 혈관외과의사 2명, 류마티스내과의사 1명, 소아심장과의사 2명, 소아심장외과의사 2명, 진단검사의학과의사 1명, 영상의학과의사 3명 등이 관여한다.
 
통합진료는 일주일에 한 번 이루어지는데, 상기 의사 중 누군가가 전문간호사에게 통합진료를 요청하면 간호사가 다시 협진에 필요한 전문의들에게 회의 참석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맞춤치료 가능해졌다
 
진단 후 치료는 약물 치료, 폐동맥풍선성형술과 풍선심방절제술과 같은 중재시술, 폐동맥내막제거술과 선천성 심장질환 교정 수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 및 폐이식이 있다.
 
폐동맥고혈압 약물치료는 20년 전부터 개발되어 현재 다양한 약제가 사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폐동맥고혈압 환자 생존기간을 기존 3년 정도에서 9년 이상으로 많이 향상시켰다.
 
폐동맥고혈압 치료 약제는 크게 3종류가 사용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작년부터 2가지 약제의 병용치료가 의료보험 급여가 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약물치료는 만성혈전색전증에 의한 폐고혈압이나 다른 심장 및 폐질환에 의한 폐고혈압 환자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환자에게 해가 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또 만성혈전색전증에 의한 폐고혈압의 경우 가능하면 폐동맥내막제거술을 시행해야 하며, 수술이 어려울 경우 풍선성형술을 시도해야 한다.
 
이재승 교수는 "그동안 국내에서는 지침에서 반드시 권하는 우심도자술을 시행하지 않고 심초음파만으로 폐고혈압을 진단하고 약물치료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약물치료 외에 중재 시술이나 수술이 적절히 시행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다학제 폐고혈압센터를 통해 모든 폐고혈압 환자에서 우심도자술을 시행할 수 있게 되었고, 만성혈전색전증에 의한 폐고혈압 환자에게는 폐동맥내막제거술 시행 건수와 성공률을 높일 수 있었으며 새로운 치료법인 폐동맥 풍선성형술을 도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폐고혈압센터 통합진료의 또 다른 장점은 환자가 직접 진료과정에 참여해 질병의 이해도가 높아지고 치료 순응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이 교수는 "폐고혈압 질병상태가 복잡하거나 중재시술이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지만 위험이 높은 환자의 경우 통합진료를 통해 환자와 치료 방향을 상의한다"면서 "환자는 여러 전문의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들으면서 자신의 질병에 대해 이해하고 수술적 치료법을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국내 모든 병원이 국제 지침대로 다학제 진료를 시행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폐고혈압 환자를 위한 전문센터와 일반 병원 상호간에 환자를 의뢰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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