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4.27 07:49최종 업데이트 22.04.2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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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완치 후 기침·가래·숨가쁨 물론 두통·우울·탈모·결막염·생리불순까지 전신반응

코로나 후유증 호소 많지만 진료지침 '부재'…"체계적 연구 토대로 근거중심 가이드라인 마련해야"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코로나19 감염 이후에도 수일에서 수개월까지 기침, 가래, 숨 가쁨 등 호흡기 증상 뿐만 아니라 우울이나 불안, 불면증, 탈모, 두드러기, 결막염, 두통, 생리불순 등 다양한 전신반응 등이 이어지고 있다.

명지병원은 26일 코로나19 후유증 치료 임상심포지엄을 통해 각 진료과별 증상 분석 결과를 공유하고, "체계적인 데이터 수집과 연구를 토대로 근거 중심의 진료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앞서 지난 3월 16일 명지병원은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을 개소하고, 코로나 이후 발생하는 다양한 질환에 대해 다학제 협진을 통해 진료하고 있다. 

이는 호흡기내과와 신경과, 가정의학과가 주축으로, 심장내과와 신장내과, 정신건강의학과, 이비인후과, 안과, 피부과,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재활의학과, 소아청소년과, 감염내과 등이 참여한다.

롱코비드 호소 환자 60대 여성이 최다
 
사진 = 하은혜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 센터장 임상심포지엄 생중계 갈무리.

하은혜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 센터장(호흡기내과 교수)는 "클리닉을 방문한 초진 환자 748명을 대상으로 분석하면 성별은 여성, 연령은 60대가 가장 많았다. 60대에 이어 50대, 40대, 30대, 70대 이상 순이었으며, 격리해제 후에도 급성기 질환이 이어져 내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내원 환자 중 80% 이상은 호흡기 증상이었고 심장질환, 정신과질환, 안과질환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구체적으로는 기침, 가래, 피로, 숨이 참(가쁨), 두통, 미각 소실, 시력 저하, 탈모, 발진, 생리불순, 우울, 불안 등을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하 센터장은 "격리해제 후 30일 이전에 방문한 환자들은 기침, 가래, 두통을 주로 호소했으며, 30일 이후 내원 환자는 기억력 저하, 피로, 우울, 집중력 저하, 시력저하, 생리불순, 소변 이상 등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롱코비드로 불리는 코로나 후유증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만큼 다학제적 진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기덕 명지병원 감염관리실장(감염내과 교수)는 "국내외 연구 결과를 분석해보면, 폐기능 저하나 신경학적 이상 등은 6개월 이상까지 지속했다. 유소아나 청소년 등의 경우 불면증이나 두통, 심하게는 고혈압까지 생기는 사례가 있고 6~8개월가량 증상이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장기적인 치료는 물론 단기적인 대응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불면증이나 불안, 우울 등 정신과적 질환부터 심질환·신질환 증상 악화와 안구통·시력저하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클리닉 내원 환자를 중심으로 각 진료과별 증상에 대한 분석이 이어졌다.
 
사진 = 장진구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임상심포지엄 생중계 갈무리.

장진구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7만명의 대규모 롱코비드 연구결과를 보면, 격리해제 후 90일 이내는 호흡기 증상이 많았지만, 90일~180일은 우울이나 불안, 인지기능 장애, 피로 등 비특이적 증상과 정신과적 질환 호소가 급증한다"면서 "초기에 숨이 차거나 불면증 증상들이 만성적으로 가는 것으로 보이며, 이들에게는 고압산소치료, 뇌자극치료 등 뇌혈류의 활성을 조절하는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혁 심장내과 교수는 "심장 과거력이 있는 환자는 코로나19 이후 심장관련 질환 고위험군으로, 심전도, 심초음파, 피검사 등이 필요하며 증상 발생 등을 고려해 필요시 심장CT 등의 검사도 진행해야 한다"면서 "심장 과거력 외에도 여성, 고령자, 비만, 천식 과거력, 평소 컨디션 저하자, 정신건강이 약한 사람 등은 코로나 감염 이후 심장관련 후유증이 잘 발생하기 때문에 증상을 유의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감염 전에도 격리, 활동 저하 등으로 체중이 늘어나 비만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감염 이후 우울감, 심리적 위축, 불안감 등으로 심장 관련 증상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발생한 심장질환은 대부분 보존적 치료로 호전이 가능하다"면서 "빠른 일상 복귀와 체중 관리, 컨디션 관리, 정신건강 회복 등 전반적인 관리를 하면서 증상에 맞게 검사, 치료를 적절히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권영은 신장내과 교수는 코로나19 감염 이후 신장질환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반드시 신장 모니터링을 해야 하며, 특히 투석이나 이식환자의 경우 감염 후 사망률이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에 감염 자체를 주의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이현진 소화기내과 교수는 "각종 소화기질환은 물론 간수치가 급격히 높아지는 후유증을 앓는 환자도 있다"며 "보통은 간수치가 1~2배 높아졌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하지만, 일부는 5배 이상 나빠지거나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코로나19 치료제로 인한 간손상 발생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경과를 주의 깊에 관찰하고 간 수치가 지속적으로 나쁘다면 상황에 맞게 치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 김계중 안과 교수 임상심포지엄 생중계 갈무리.

김계중 안과 교수는 "결막염, 다래끼 등 눈과 관련된 염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일부 있었고, 건조감이나 안구통증, 눈꼽, 시력 저하 등의 증상도 나타났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는 없는 상황이지만 코로나 감염 후 안구와 관련된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만큼, 안과적 불편감이나 통증이 있다면 반드시 각 증상별로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한경 피부과 교수는 "여러 논문을 분석하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감염 전 발생한 원형탈모, 휴지기탈모 등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피부 발진, 두드러기 등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며 "대부분 경미하게 발생하거나 급성기에 심해졌다가 점차 나아지지만, 증상이 심각할 경우에는 내원을 통해 코로나 외 사용 약물 등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박병준 산부인과 교수는 "산모의 감염으로 인한 모체 태아 수직감염 등 상관관계는 낮은 편이지만 조산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코로나19 감염 또는 백신 접종으로 인해 생리불순, 주기 변화 등의 증상이 많이 보고되고 있는데, 이 역시 수개월 이내에 회복한다"고 밝혔다. 

이어 "감염시 드물지만 혈전증 발생 가능성이 있어 피임에 대한 문의가 많은데, 감염시에도 저용량 경구용 피임제를 사용할 수 있고, 자궁내 장치 등은 확진 후에도 유지 가능하다"면서 "다만 지속적인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거나 항혈전제 치료하는 환자는 경구용 피임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이때는  자궁내피임장치, 피하이식장치 등을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고 했다.

두통과 기억력·집중력 저하…"체계적 빅데이터 수집 통한 근거중심 진료지침 필요"

정영희 신경과 교수는 "해외 학회의 많은 보고처럼 두통, 어지러움, 후각·미각 소실, 인지저하 등의 증상이 4주 이상 지속되는 롱코비드 환자가 많은 실정이다. 클리닉을 찾는 환자 중 호흡기 증상을 제외하고는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가장 많았다"며 "JAMA에 따르면 코로나 확진 후 3분의 1이 두통을 앓는데, 면역염증 반응에 따른 신경자극이 원인일 것으로 추측된다. 이 같은 증상이 발생하면 뇌수막염, 혈관염, 두개내압 증가 등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후각저하, 미각저하도 흔하게 동반되며, 격리 후에도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는 사례가 많다. 명지병원 환자 중에서는 격리해제 후 20%에서 발생했다"면서 "이는 후각 상피세포 손상에 따라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완치 후 2~3개월 가량 섬망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는데, 이는 원래 인지저하가 있었음에도 증상이 발현되지 않다가 감염 후 컨디션 악화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만큼 1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고했다.

정 교수는 "젊은 환자들은 우울, 불안, 피로 등을 호소하거나 멍하고 집중이 어려워지는 브레인 프로그 현상도 자주 발생한다"면서 "코로나19 감염자 뿐만 아니라 팬데믹 기간 동안 활동이 제한되면서 불면증 등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환자도 매우 많다"고 밝혔다.

한민정 가정의학과 교수도 "전향적인 연구결과들을 보면 코로나19 확진자 중 50%이상에서 집중력 저하, 불안 등 롱코비드 증상이 나왔다"며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20%에 달했으며, 나이가 많고 여성일수록 후유증으로 피도가 많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클리닉에 내원하는 환자 중 피로를 호소하면, 수면장애 여부와 복용하는 약 등을 먼저 확인하고 이후 간, 갑상선, 비타민D, 빈혈 등 내과적 질환에 대한 검사 등을 시행하게 된다. 다만 아직까지 롱코비드에 대한 검사와 진료 등의 지침이 없는 만큼, 근거중심의 치료를 위해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제언했다.

최강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다양한 분야의 질병들이 발생한다. 인체에 이렇게 많은 분야에 질병을 일으키는 것은 HIV 외엔 없었다. 게다가 코로나19는 HIV와 달리 급성바이러스 질환임에도 다양한 후유증을 남긴다"면서 "문제는 롱코비드(코로나 후유증)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급증함에도 이에 대해서 아직까지 진단기준, 치료기준이 없으며, 체계적인 연구도 진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후유증과 관련한 발표는 많이 이뤄지지만 결론을 도출할만한 데이터가 부족하며, 제대로된 기초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이를 수집하더라도 분석하기 어렵고, 취합을 하더라도 의미있는 결과가 나오기가 어렵다"면서 "코로나19 감염 시점과 감염당시 중증도 여부와 증상, 격리해제 후 롱코비드 증상 발현 시점 등을 고려해 데이터를 모아야 한다. 의료계와 학계가 혼란스러운 부분을 바로 잡아 체계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롱코비드라는 용어 자체도 적절치 않으며, 미국이나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포스트코로나19 컨디션의 명칭을 사용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후유증으로 불리고 있어 용어 표준화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최 교수는 "증상에 대한 기준도 정확히 하고, 증상의 원인이 바이러스인지 아닌지도 명확하게 확인을 해야 한다"며 "현재 여러 발표들은 있으나, 비교군(대조군) 없이 임상현장의 상황만 나열하고 있어 가이드라인(지침)의 근거로 사용하기 어렵다. 코로나후유증에 대한 근거중심의 지침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학계, 의료계가 힘을 합쳐 용어와 정의를 바로 잡고 제대로된 임상스터디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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