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5일 여의도 페어몬트 엠버서더 호텔에서 진행된 '문신사제도 정착을 위한 정책토론회'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문신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법이 2027년 시행되는 만큼, 유예기간 동안 현장 혼란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시면허 사칭과 금전사기, 근거 없는 위생교육을 상업적으로 운영하고 불법 마취크림이 유통되는 등 제도 추진 이전부터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문신사중앙회는 보건복지부가 사전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임시등록, 위생교육, 건강검진, 시설 관리 등을 조기에 공표하고 현장의 자율규제 강화, 정부의 안전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성공적인 문신사법 정착을 위해 문신사 업계와 협조를 약속하며, 감염·위생관리 교육과정에 의료계가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대한문신사중앙회 임보란 회장은 25일 여의도 페어몬트 엠버서더 호텔에서 진행된 '문신사제도 정착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문신사법이 제정됐지만 시행령, 시행규칙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장과 행정기관은 여러 혼란을 겪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법 제정의 의미를 실현하기 위한 제도 정착의 세밀한 준비"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임시면허 사칭 및 금전사기, 임시면허 대행, 국가시험대비반을 내세워 수강생을 모집하고 금전을 편취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시설공사 강매, 시설기준이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이 기준이 된다'는 루머를 근거로 고가 인테리어를 강요하고 건강검진, 위생교육의 상업화, 근거 없는 위생교육을 상업적으로 운영, 불법 마취크림 유통 등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이런 현상은 모두 기준 부재로 인한 입법 공백기의 부작용이다. 이제 2년의 유예기간 동안 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현장이 함께 협력해 공동의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임시등록 사전 가이드라인 마련, 자율규제 강화, 식약처와의 협업을 통한 제품 안전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실제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에 따르면, 식약처는 염료 제조 및 수입업자에게 영업신고를 의무화하고, 시설 기준 및 수입·유통 실적을 관리하게 됐다. 그러나 실제 영업신고를 완료한 업체는 11개소(제조 9, 수입 2)에 불과했다.
또한 올해 문신용 염료 수입 실적은 42건으로, 2022년 2074건 대비 2%에 불과하다. 연간 1000건 이상을 예상했던 무균·정밀 수입검사는 단 1건밖에 이뤄지지 않았으며, 나머지 41건은 벌크 상태로 제품 수입검사를 하지 않고 6개월 이내에 자가품질검사를 수행하겠다는 조건으로 수입됐다.
법 공포와 시행 사이의 제도적 공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법무법인 인사이트 손익곤 대표변호사는 "과도기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자체는 기존의 단속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려 하고 있다. 또 다른 일부 지자체는 합법화 예정 업종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단속을 유보하고 있다"며 "이런 불균형은 동일한 행위에 대해 지역마다 처분이 다르게 이뤄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또한 합법화 예정이라는 오해를 활용한 사기성 영업과 허위 안내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변호사는 "과도기적 법적, 제도적 보호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문신사법 시행을 전제로 한 기존 단속 수위 조정, 위생과 안전 기준 위반이 명백한 경우에 한한 우선 단속, 교육기관과 준비 과정에 대한 과도한 개입 자제 등을 내용으로 하는 명시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면 현장 혼란을 줄이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준비기간 보호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것도 필요하다. 자격시험 대비 교육과정 지원 사업장 위생 가이드 배포, 법 시행 후 필요한 시설기준 체크 리스트 제공, 감염관리 매뉴얼 사전 제공 등을 통해 준비된 사업자가 혼란 없이 제도 안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이재만 정책이사.
의료계는 감염사고 대응 체계, 응급처리, 교육 과정 등을 설계할 때 의사단체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 이재만 정책이사는 "의협은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법 정착을 위해) 많은 도움을 드릴 것을 약속드린다. 의협 내부에 우려의 목소리도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직역 간 갈등을 정부가 균형을 이뤄 잘 조절하고 합리적 대안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대안과 관련해 그는 "임시면허는 한시적 등록으로 유예기간 종료 전까지 국가시험에 합격하고 모든 보수교육을 마쳐야 정식 면허로 전환될 수 있다. 이를 통해 법 시행 초기의 혼란을 줄이고 기존 시장을 제도권 안으로 유도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 정책이사는 "민간학원이 주도하는 위생, 보수교육은 비공식 교육이 많아 교육내용과 수준이 일정하지 않다. 이에 의학 전문가가 참여하는 표준 교과 과정을 개발하고 감염관리, 피부해부학, 응급처치 등에 있어 이러닝 시스템을 도입해 지정 교육장에서 전문가의 교육이 필수로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의협 산하 감염관리 전문위원회가 문신사단체와 협력해 교과 과정을 설계하고 위생, 감염, 응급처치에 대한 표준교재를 공동발간해야 한다"며 "시설 인증과 점검 프로세스에 의료전문가를 참여시키고 위생기준 준수 여부룰 확인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문의약품 유통, 사용은 기존 의료법, 약사법 등을 엄격히 준수하고 일반의약품 허용 규정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적에 정부도 법 시행 이전부터 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식약처 한연경 과장은 "문신용 염료의 특성을 고려한 안전관리 체계 마련에 만전을 기하겠다. 이를 위해 사용특성, 위해도 등 품목 특성을 고려한 안전관리 제도 마련 용역연구를 추진 중"이라며 "해외 직구 문신용 염료의 안전관리 제도 신설을 통한 관리 사각지대도 해소하겠다"고 답했다.
한 과장은 이어 "문신행위에 의한 피해사례가 발생 시 염로로 인한 부작용 정보 공유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라며 "문신업소 점검 시 염로에 관한 사항도 함께 점검할 수 있도록 복지부, 식약처 합동 점검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