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11.18 09:57최종 업데이트 24.11.1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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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정협의체에 존재감 없이 들러리 선 의료계 대표, 참여 이유 없다

[칼럼]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 전라북도의사회 부회장

여야의정협의체에 대한의학회 이진우 회장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종태 이사장이 참여했다. 사진=국민의힘

[메디게이트뉴스] 여야의정협의체가 17일 국회에서 2차 전체회의를 열었다. 당시 의료계는 "수시에서 중복 합격자가 등록을 포기하거나 수능 최저등급에 미달해 채워지지 않는 등의 사유로 정원이 채워지지 않은 경우에 미충원 인원을 정시 정원으로 넘기지 않거나 예비합격 배수를 200~300%로 제한해 추가합격을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2025학년도 의대 선발인원을 기존 정원보다 줄여달라"고 요구했다.

즉, 의료계는 2025년도 증원과 관련해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지 않는 방식과 예비 합격자 정원 감축을 제시했다.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에 대한 선발 권한도 대학에 자율성을 달라고 했다.
 
정부 입장은 예비합격자의 경우 고등교육법상 숫자가 정해져 있는 데다, 모집요강에 이미 '이월'이 명시돼 어렵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이미 수시 전형이 진행 중이고 수능 시험까지 마친 상황에 의료계가 요구하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교육부, 수시 미충원 인원 정시 이월을 '중대 입시비리'로 몰아가  

교육부에 따르면 대부분의 대학은 모집 요강에 ‘수시에 미충원된 인원은 정시로 이월한다’는 규정을 담았고, 이를 어길 경우 대입 전형 과정의 오류로 불합격한 학생과 학부모가 손해를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대학이 임의로 평가 결과를 조작하는 중대한 입시 비리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입학전형을 수험생이 지원하기 전에 변경해 모집요강에 적시하면 되는데, 교육부 발표는 마치 중대 입시비리라는 잘못된 용어를 사용하면서 의료계 요구사항이  입시 고등 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중대 입시비리에 해당할 경우인 것처럼 오인하게 하도록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대학은 총입학 정원의 최대 5%까지 정원을 강제 감축하는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협박하고 있다. 

정부가 추계위원회를 구성해 제로베이스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의료계는 2026학년도는 증원 이전인 2024학년도 정원(3058명) 그대로 선발하고, 2027학년도부터 추계위에서 증원 규모를 정하자고 주장했다. 

2025년도 대학별 수시전형 모집요강으로 확인하면 입학전형 전반에 대한 사항은 한국대학교육헙의회 2025학년도 대학입시전형기본사항에 따르며 본 모집요강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각 대학의 학칙 및 입학전형 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른다고 돼있어 얼마든지 추가로 수정이 가능하다.

정부측 대응은 동문서답으로 협의체 참석자들은 추계위 구성에 있어서는 의료계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다고 힌다. 이것을 합의라고 했다니 들러리로 제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가 이런 태도로 일관한다면 여야의정협의체 의료계 참석자인 대한의학회와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를 우롱한 것으로 봐야 한다. 그래도 두 단체가 협의체에서 자리를 박차고 나오지 않은 이유를 의료계에 공식적으로 해명해야 한다.

여야의정협의체에서 추계위원회로 미루려는 꼼수, 들러리 위원회일 뿐 

여야의정협의체는 이날 사직 전공의들의 입대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상황 보고조차 없이 정부가 이달 25일까지 진행하는 입대 수요 조사 결과가 나오면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추계위원회로 미루려는 꼼수는 이미 예상되는 것으로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30일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으로 발표한 의료인력 수급추계 논의기구와 관련한 후속조치로 인력수급 추계위원회 등의 세부 구성방안을 발표했다.
 
정부의 들러리 위원회는 구성을 보면 알 수 있고 최종적인 결정권도 없다. 최종적인 정책 의사결정은 보건의료정책에 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결정된다. 

인력수급 추계위원회의 추계 결과와 정책 제안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충분히 존중되며, 인력 정책에 최대한 반영한다는 요식행위일 뿐 정부의 속샘은 확연하게 보인다. 공급자 단체 추천 전문가는 해당 직종 단체별로 2명 이상 폭 넓게 추천을 받아 인력풀을 구성하고, 전문성 등을 고려해 7명의 위원을 위촉한다. 의사, 간호사뿐만 아니라 치과의사, 한의사, 약사 등 1차년도 추계 대상이 아닌 직종의 관련 단체에도 위원 추천을 함께 요청한다. 
 
또한 여야의정협의체 회의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과 관련해 의정 양측 모두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자율성 보장 방안에 대한 생각은 달랐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해 의평원을 무력화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지난 15일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전체 학생대표자 총회에서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비판과 함께 내년에도 투쟁을 계속할 것을 결의했다. 2025년 의대 증원 문제는 2026년에도 장기적인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의료계의 2025년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 요구를 즉각 수용하는 정부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한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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