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자금 잔고 부풀리기 대출, 형사책임 갈리는 기준은
[메디게이트뉴스] 최근 병원 개원을 위해 신용보증기금의 '예비창업보증'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자기자금 한도 등을 부풀린 혐의로 브로커와 다수의 의사들이 경찰 및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최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배포한 지난 7월자 보도자료에 의하면, 검찰은 병원, 약국 개원 명목으로 약 1970억 원의 신용보증기금 보증서를 편취한 대출브로커 A를 구속 기소하고, 공범으로 송치된 다수의 의료인들에 대해서는 불기소했다. 대출브로커 A에 의해 이용당하거나 범행에 소극적으로 가담하였음을 확인하고, 대출금 변제의 1차 책임자가 의료인인 점, 대부분의 피해를 변제한 점, 일부 의료인들은 A로부터 사기 피해를 입기도 한 점 등을 고려하여 사건의 실질에 따라 의료인들을 선처하였다는 설명이다. 신용보증기금의 예비창업보증은 의사 등 전문자격을 보유한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최대 10억 원의 범위에서 i) 자기자금 한도, ii) 소요자금 한도, iii) 사업성 평가 점수별 한도 중 적은 금액을 한도로 2026.08.13
한의사 레이저 교육, 본질을 놓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최근 공중보건의사 직무교육에서 한의과 공보의를 대상으로 레이저 치료 강의가 편성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전북도의사회가 즉각 대응했고, 강의는 결국 취소됐다. 다행스러운 결말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여기서 끝나서는 안 된다. 이번 해프닝은 한의대 교육이 실제로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으로 한의대 교수의 권위를 증명하는지 되묻는 계기가 돼야 한다. 한의사가 레이저를 가르친다는 발상 자체가 상식 밖이다. 강의를 맡기로 했던 A교수는 한의대 학장과 한의대 부속 한방병원 병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의 소속 과목은 한방순환신경내과학이다. 순환기와 신경계를 함께 다룬다는 과목명부터 의사들에게는 낯설다. 연구 분야로는 뇌중풍, 파킨슨병, 레이저 치료학, photobiomodulation을 내세운다. 학장까지 지낸 인물이 본인의 전공과목과 무관한 영역에 이만큼 공을 들이고 이를 대표 이력으로 내세우는 모습이 생소하다. 이력을 하나씩 검증해봤다. 겉보기에는 그럴듯하지만 뜯어 2026.08.11
무책임한 ‘의사 특혜’ 프레임, 껍데기만 남은 의료분쟁조정법
[메디게이트뉴스] 필수의료가 무너지고 응급실을 찾지 못해 거리를 헤매는 ‘응급실 뺑뺑이’ 비극이 이어질 때,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은 중증질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마지막 희망과도 같았다. 적어도 치료 시기를 놓쳐 지역 때문에 차별받거나, 사법적 리스크를 우려한 진료 기피로 생명의 위협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간절함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그 법안의 원래 취지와 목적은 도대체 어디로 가버렸는가.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은 ‘의사 특혜’라는 엉뚱한 프레임에 갇혀 법 개정 취지의 본질을 잃은 채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언론과 토론회를 메운 논쟁에서 법안의 본질인 ‘환자 생명 보호’와 ‘필수의료 현장의 정상화’는 자취를 감췄다. 일부 환자단체와 시민단체, 소비자단체들은 이를 ‘의사들에 대한 특혜’라고 규정하며 위헌 소지와 법률적 문제를 제기했고, 여기에 법률가들까지 가세했다. 그 결과 본래의 목적과 방향은 크게 변질됐고,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에는 알맹이가 빠져 2026.08.09
언어의 감옥에 갇힌 의학: '의료사고' 프레임을 해체하라
언어라는 집, 그리고 인식의 감옥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Die Sprache ist das Haus des Seins)." 독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가 1947년 발표한 논문 「휴머니즘에 관하여(Brief über den Humanismus)」에서 제시한 명제다. 근대 형이상학이 언어를 단순히 인간의 생각이나 외계의 사물을 전달하는 도구로 취급한 것과 달리, 하이데거는 인간이 언어라는 구조물 안에서만 세계를 인식하고 실재와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보았다. 인간이 언어를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구축해 놓은 언어의 지평이 인간의 사유와 존재 방식을 규정한다는 뜻이다. 어떤 사회가 특정 사태를 지칭하기 위해 선택한 단어는 그 사회의 법적 처리 방식과 정서 반응, 나아가 제도 형태를 결정짓는다. 오염되거나 정교하지 못한 언어가 공론장에 매립될 때, 대중은 현상을 바라보지 못하고 언어가 만든 인식의 감옥에 갇히게 된다. 하이데거의 존재론적 명제는 2026.08.06
입시 관리 실패, 미래 의료인에게 전가해선 안 돼
[메디게이트뉴스] 의과대학 신입생 모집 과정에서 정원을 초과해 선발하는 일이 발생했다. 더 심각한 것은 이 잘못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아무 책임 없는 미래 수험생과 의대생의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입학한 학생의 지위를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대학과 정부의 관리 실패를 다음 세대의 입학 기회 축소로 메우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관련기사=순천향의대 신입생 11명 초과 선발에도 솜방망이 제재…'입시비리' 악용 우려] 행정의 잘못은 행정이 책임져야 한다. 대학과 정부가 관리하지 못한 정원을 학생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라 또 다른 불공정이다. 미래 의료인을 길러낼 기회를 줄이는 방식으로 행정 실패의 대가를 치르게 해서는 안 된다. 의대 정원은 일반 학과의 숫자와 다르다. 의대생 한 명은 단순히 강의실 의자 하나가 아니다. 교수진과 기초의학 교육, 해부학 실습, 임상실습 병원, 전공의 수련, 지역의료 공급, 환자 안전까지 연결되는 의료인력 2026.08.03
지방 응급실 위기, ‘대출’이 아니라 ‘국가 책임’이 답이다
[메디게이트뉴스] “지방 응급실 위기는 유동성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적자 문제다. 대출은 시간을 벌 수는 있어도, 공공적 직접지원 없이는 응급의료망을 살릴 수 없다.” 정부가 비수도권·취약지 응급의료기관 94개소에 총 1000억 원 규모의 정책융자를 지원하겠다고 2일 발표했다. 연 1~2% 저리, 5년 거치 10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시설 개선, 장비 교체뿐만 아니라 인건비·운영비, 심지어 기존 차입금 대환까지 가능하도록 한 것은 역설적으로 지방 응급실이 처한 경영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직접 재정 지원이 아닌 ‘융자(대출)’라는 점에서 근본적 한계가 명확하다. 구조적 적자에 시달리는 응급의료기관에 다시 빚을 지게 하는 방식으로는 무너져가는 지역 응급의료망을 결코 살릴 수 없다. 1. 빚으로 빚을 갚으라는 미봉책… 5년 뒤 상환 폭탄으로 작용 정부가 발표한 1000억 원 정책융자는 당장 숨통을 틔우는 응급처치는 될지언정, 결코 근본 해법이 될 수 없 2026.08.02
이번엔 몽골의대, 또 인정된 기준미달 해외의대
[메디게이트뉴스] 세상은 원래 불공평한 곳이다. 불공평을 없애려 만든 공산주의마저도 그 안에서 자라난 불공평은 막을 수 없었다. 불공평을 탓하기 전에 그 안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하는 것이 영리한 사람의 행동이다. 하지만 내가 인정하고 타협한 세상이 상상보다 훨씬 불공정할 때가 있다. 그 순간 충격받지 않을 사람은 없다. 이상주의자라서가 아니다. 현실주의자인 나조차 "이 정도로 잘못됐다고?"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나에게는 해외의대 부정인정이 그런 이슈였다. 2021년 처음 문제를 제기했을 때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부가 방치하고 유학원이 돈벌이에 열을 올렸지만 명문화된 기준이 있었고, 국회의원이 전수조사를 지시했으며, 보건복지부는 전수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기준 재정비를 약속했고 연구보고서까지 제작됐다. 100% 원하는 만큼은 아니어도 상당 부분은 바뀔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2026년 지금까지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의협회장 앞까지 직접 찾아 2026.08.02
소아·분만 의료 붕괴: '임시방편'을 넘어 지속 가능한 국가 책임 체계로
[메디게이트뉴스] 출생아 수 감소라는 인구 구조적 절벽보다 더 무서운 속도로 모체·소아 진료 인프라가 해체되고 있다.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에서는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신생아중환자실(NICU) 전공의 지원이 사실상 전무하며, 이는 단순한 인력 부족을 넘어 필수의료 생태계의 존립을 위협하는 신호다. 최근 지방의 분만 공백과 소아 응급실 셧다운은 필수의료 붕괴가 눈앞에 닥친 국가적 재난임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 위기를 극복하고 소아·분만 의료 체계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단편적 손실 보충을 넘어 행위별 수가의 구조적 혁신, 사법 리스크 완화 및 공제 체계 구축, 그리고 대대적인 국가 재정 투입이 입체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 1. '산과-NICU' 연계성의 특수성 반영과 거점병원 특별 지원 대한병원협회 유경하 회장은 2026년 5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정은경 장관과의 면담에서 "고위험 분만 체계는 산과 진료와 NICU 진료가 동시에 수행되어야만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을 2026.07.31
기후위기 시대, 폭염 대응의 중심은 의료다
[메디게이트뉴스] ‘폭염’이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떨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거대한 산불도 일상적인 국제 뉴스가 됐다. 우리나라도 폭염으로 인한 사망이 증가하고 있다. 정부도 최근 폭염 중대경보를 신설했다. 프랑스 공중보건청은 올해 6월 17일부터 7월 2일까지 폭염 발생지역에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이 평상시 예상보다 5764명 더 많았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열사병과 일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사망통계가 아니라, 폭염 기간에 관찰된 ‘초과 사망자 수’를 의미한다. 폭염이 직접적 원인인 사망 수치가 아니다. 같은 기간에 통계적으로 예상된 사망자 수는 1만 5910명이었는데, 실제 발생한 전체 사망자 수는 2만 1674명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초과 사망은 2만 1674명에서 1만 5910명을 뺀 숫자인 5764명으로 계산된 것이다. 예상치 대비 무려 36.2%의 증가세를 보였다. 프랑스가 지난 2003년에 발생한 최악의 폭염 사태 이후 폭염 감시체계를 강화한 이 2026.07.30
분만실의 불빛이 꺼지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전북 익산의 홍성각 원장님으로부터 카톡 한 통을 받았다. "김재연 원장이 기자를 보냈더구만. 하지만 그동안 우리가 세미나에서 다뤘던 여러 가지 문제점, 대책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늙어가는 산부인과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안타깝고만." 홍성각 원장님의 카톡 한 줄에 부치는 답신으로 글을 쓴다. "나 없으면 60대가 매일 당직… 의사인 딸도 분만은 절대 안 맡는다"는 제목의 기사가 나간 직후였다. 일흔을 넘긴 지금도 한 달에 스무 건이 넘는 분만을 직접 맡고 계신 노(老)의사의 짧은 문장 속에는, 우리 시대 지역의료의 모든 비극이 압축돼 있었다. 원장님의 말씀이 옳다. 언론은 늘 '늙어가는 산부인과'라는 서정적 프레임에 머문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노(老)산부인과 의사 개인의 헌신이 아니라, 그 헌신 없이는 단 하루도 굴러가지 않는 국가 의료 시스템의 구조적 붕괴다. 홍 원장님이 붓을 놓으시는 그날, 익산의 산모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그분의 따님조차 "분 202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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