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연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본 진료비 지불제도 개편 방향
① 가치기반 지불제도 전환 '사람기반 지불제도'로 가는 길인가
2024년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이 발표된 이후 지불제도 개편을 위한 시범사업 및 제도 정비는 하나 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에서 이재명 정부로 바뀌면서 의료개혁에서 의료혁신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금년도 4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진료비 지불제도별 효과평과 등 심층분석 연구용역'에 대한 최종보고서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했습니다. 마침 새로운 심평원장으로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정책 핵심인 홍승권 원장이 취임한 직후이기 때문에, 이 보고서가 앞으로 지불제도 개편 방향과 속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5월 31일까지 마쳐야 하는 2027년도 요양기관 수가협상(요양급여비용 계약협상)이 곧 열립니다. 여기에서 앞으로 있을 지불제도 개편 방향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전체 448페이지의 보고서 중 앞으로 지불제도 개편을 어떻게 할 것인지 밝힌 '로드맵' 부분(제6장)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1. 지불제도 혁신의 필요성
지불제도 혁신의 필요성을 제기하기 위한 근거로 어김없이 OECD 주요국의 지불제도와 비교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알려져 있는 정보와 표를 토대로 생각할 때 대한민국의 지불제도는 당연히 행위별 수가제가 주를 이를 것입니다. 표에서는 입원 진료비 기준 86%라고 적시 돼 있지만, 뒤에 이어 나올 2023년 지불제도 포트폴리오 표를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위 표는 의과 진료비 전체를 각 지불제도에 따라 나눈 것으로 외래/입원 진료비 모두가 포함돼 있습니다. 그러므로 FFS 86%는 절대 입원 진료비의 비중이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건강보험공단은 이를 충분히 구분해 산출해 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사연은 FFS 비중을 높게 잡기 위해 OECD와 비교하는 표에서 전체 진료비의 FFS 비중을 타국가의 입원 진료비 FFS 비중과 비교하는 왜곡을 했습니다.
보고서에서 연달아 나오는 표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오류임에도 보사연은 서슴치 않고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정해두고 이 연구용역을 수행했기 때문입니다.
4) 시범사업 운영 현황과 한계
현재 시범사업으로 도입 중인 사업이 49개가 있으며 실제 집행 수준이 절반 수준에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남을 지적하며 사업의 설계와 현장 수용성이 떨어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시 말하면, 시범사업은 초기 과보상을 통한 의료공급자의 사업 참여 독려를 통해 제도 전환을 위해 도입되는 것인데 그만큼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시작된 시범사업을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 유지해 영구 시범사업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2. 지불제도의 4대 혁신 방향
가. 혁신의 기본 방향
'FFS에서 가치기반 지불제도의 전환'
-> 의료에서 행위 (Try)가 아닌 가치(Result)를 가지고 평가를 하고 보상을 하는 패러다임으로 가겠다고 하는 것에 상당한 거부감이 듭니다. 현재의 필수의료 기피 현상은 Risk를 감수하고 Vital을 살리기 위해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Risk를 회피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결과에 대해 이를 가치라고 평가하고 이에 따라 보상을 한다면, selection bias 즉, 결과가 좋을 환자만을 골라 받거나 진료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보상을 늘리기 위해 결과 값을 좋아지게 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좋은 예후가 예상되는 환자군을 선택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나. 4대 전략 방향
-> 가치기반 지불제도로의 전환을 제시하며 '사람기반 지불제도'라는 새로운 용어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두제에 대한 거부감을 완화하기 위한 설정으로 보여집니다.
다. 질병 특성별 지불제도 매칭 원칙
-> 질병에 따라 지불제도를 분리해 매칭하는 새로운 제안을 했습니다.
필수의료나 중증의료 등 현재 기피로 인해 공급이 적은 분야는 C영역으로 FFS + 정책가산 형태로 남겨두어 유인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1차 의료기관이나 만성질환들은 인두제나 P4P(네트워크보싱제)로 전환하도록 설정했습니다. 의료공급자 입장에서의 전문진료나 분과등의 요인은 고려하지 않고 철저히 관리적인 측면에서 고려한 구분으로 설정한 것이 특징입니다.
지불제도 전체를 두고 볼 때는 FFS부터 인두제나 네트워크보상제도까지 다양하게 혼재돼 있지만, 의료공급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공급하는 의료가 대부분 국한돼 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의 지불제도에 속해있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 표대로 라면 1차의료기관인 의원들은 인두제의 적용을 받게 될 것이고, 응급실에서 일하는 의사들은 FFS의 적용을 받게 될 것입니다.
어느 한쪽의 지불제도의 부당함이 역설될 경우 억울하면 분야를 바꾸면 될 것 아니냐는 논리도 가능합니다. (이런 논리로 건강보험 강제지정제가 위헌요소를 빠져나갔습니다.)
보상방식으로 의료공급의 행태를 바꾸는 것은 효율적이면서도 악랄한 방법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부터 이런 방식으로 의료공급자에게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라. 2030년 지불제도 혁신 목표 포트폴리오
-> 생각보다 크게 변하지 않네 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사람 중심' 전환은 만관제와 1차의료기관 주치의제 시범사업을 통해 전환되는 것으로 2+2 시범사업을 통해 전환됩니다. 이를 통해 전체 외래의 10%가 정액 외래 이용권이 생긴다고 보면 되며, 여기에 통합 돌봄 보건의료서비스가 포함됩니다.
위 내용들을 종합해 보면, 보사연의 이 연구용역은 지불제도 개편을 결론으로 두고 착수된 것은 확실합니다.
보험재정을 관리하는 건강보험공단이 지불제도를 바꿔야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재정지출을 효율화, 다시 말하면 줄이기 위함입니다.
겉으로 멋이어 보이는 가치기반은 "결과"로만 보상하겠다는 말이며, 묶음지불이나 사람기반이라는 말은 제대로 셈하지 않고 적당하게 퉁쳐서 보상한다는 것입니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