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전신마취 경험이 있는 사람에 대해 치매에 걸릴 위험성이 28.5%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신마취 이후에 보다 신중하고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도관 교수와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 한림대 생사학연구소 김태미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명우재 교수 등의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통해 진행됐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코호트를 통해 50세 이상 성인 남녀 21만 9423명을 전신 마취 경험이 있는 그룹(4만 4956명)과 대조군(17만 4469명)으로 나눴다. 그 다음 2002년부터 2013년까지 12년에 걸쳐 치매 발생 여부를 분석했다.
이 기간 동안 두 그룹에서 새롭게 치매를 진단받은 환자는 모두 8890명으로 76.5%가 알츠하이머 치매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신 마취 그룹의 치매 발생 위험은 대조군에 비해 28.5% 높았다. 이는 치매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나이, 성별, 동반 질환, 수술 부위 등 다른 요인들을 모두 반영한 결과다.
정맥 마취제를 여러개 사용하면 한가지만 사용할 때보다 49%가량 위험이 늘었다. 전신 마취 시간이 1시간 늘 때마다 치매 발생 위험도 6%씩 늘었다.
연구책임자인 김도관 교수는 “치매로 인한 사회적 부담이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만큼 여러 가지 위험 인자들을 탐색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수술을 위해 시행하는 전신마취가 위험해서 피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전신마취 전후에 인지기능에 대한 평가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데 있다”라며 “수술에 꼭 필요한 전신마취를 하지 않거나 두려워할 이유는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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