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초기 단계지만 임신 전에 효과적인 백신을 맞으면 임신 기간 지카 바이러스 감염과 감염에 의한 손상으로부터 태아를 지킬 수 있다는 첫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의대 Michael Diamond 교수팀은 최근 쥐 모델을 이용한 지카 바이러스 백신 연구 결과를 Cell에 발표했다.
사노피, 이노비오, 테미스 등 다양한 제약사들이 임상 단계 수준으로 지카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임신 중 보호 효과를 보여준 것은 없었다.
Diamond 교수팀은 지난해 임신한 여성이 감염됐을 때 효과를 모방한 지카 감염 쥐 모델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모델을 사용해 미국 텍사스의대, 국립보건연구원 산하 연구소와 함께 2가지 백신을 가지고 임신 중 감염 시 태아 보호 효과를 평가했다.
백신 중 하나는 모데나 테라퓨틱스에서 개발한 표면 항원 백신(subunit vaccine)으로 현재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 시험을 하고 있고, 나머지 하나는 현재 동물실험 중인 생백신 바이러스로 텍사스의대가 개발했다.
연구팀은 18~20마리 암컷 쥐를 이용해 두 가지 백신 중 하나 또는 위약을 투여하고, 일부 쥐는 한 달 뒤 같은 백신의 두 번째 용량 또는 위약을 투여했다.
3주 뒤 연구팀은 혈액 내 항체 수치와 면역 반응 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백신 투여군은 위약 투여군과 달리 지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매우 높은 수치로 발현됐다.
이후 연구팀은 임신 초기 지카 바이러스 매개 모기에 물리는 것을 모방해 쥐 모델 임신 6일째 바이러스에 감염시켰다.
감염 1주일 뒤 모체와 태아의 바이러스 수치를 측정하자 두 백신 모두 태아와 태반에서 지카 유전 물질 수치가 매우 낮게 나타났다.
표면 항원 백신을 투여한 쥐 모델 절반 이상에서 태아와 태반 내 바이러스 유전 물질이 거의 측정되지 않았다. 생백신 효과는 더 뛰어나 태반의 78%, 태아 83%에서 바이러스 유전 물질이 측정되지 않았다.
반면 위약군의 태반과 태아에서 바이러스 물질 검출량은 수백에서 수천 배 높았다.
연구팀은 다른 쥐를 이용해 실험을 반복해 태어난 시점에서 새끼를 평가했다. 위약군의 엄마 쥐는 심각하게 병들었고 대부분 태아가 높은 감염 수치를 보여 자궁 내에서 사망했으며 태반도 심각하게 손상됐다.
반면 백신군의 엄마 쥐는 여전히 건강했고, 새끼들도 손상에 대한 징후 없이 태어났고, 태어난 뒤 머리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쥐의 임신 기간은 19일에 불과해 이번 연구에서 임신 중 백신 접종이 안전하고 효과적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또 임신 중 성 매개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백신이 효과를 발휘하는지에 대해서도 아직은 의문이다. 그러나 임신 중인 여성을 보호할 가능성에 한 걸음 다가갔다는 데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Diamond 교수는 "일반적으로 대부분 의사가 태아에 미칠 위험을 우려해 임신 중 백신 접종을 권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이론적으로 면역 중재 손상 위험보다 지카 감염 위험이 더 치명적이기 때문에 지카가 창궐하는 지역이라면 백신을 접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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