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9.02 17:34최종 업데이트 20.09.0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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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간호사가 코로나19 의료지원 최다"? "사실은 의사가 가장 많이 투입"

6월 1일 기준 의료인력지원 3819명 중 의사 1790명 간호사·조무사 1563명..."의사-간호사 편가르기 안될 일"

 
사진 = 문재인 대통령 트위터 캡처 .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 있는 의료진 대부분이 간호사라고 밝혔으나, 사실상 '의사' 직종이 가장 많이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간호사들은 현재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의사파업과는 관련이 없는만큼 '편가르기'에 자신의 직종을 이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2일 문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간호사 여러분,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편지를 올렸다.

문 대통령은 "전공의 등 의사들이 떠난 의료현장을 간호사가 묵묵히 지키고 있다.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것도 힘들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간호사의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드린다"면서 "언제나 환자 곁을 지키며 꿋꿋이 이겨내고 있는 간호사분들 곁에는 항상 우리 국민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폭염 시기 옥외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벗지 못하는 의료진들이 쓰러지고 있다는 소식이 국민들의 마음을 울렸다"면서 "의료진이라고 표현됐으나 대부분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의사 보다는 '간호사'들이 K-방역의 주역이었음을 밝히고, 간접적으로 전공의 파업을 지적해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문제는 문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보건복지부 통계상 코로나19 의료인력 지원은 의사 직종이 가장 많았다는 점이다.

실제 6월 1일 기준으로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의료인력지원 현황에 따르면, 총원 3819명 중 의사가 179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를 합한 비중이 1563명, 기타인력 466명 순이다.

야당에서는 현재 의대정원 증원,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의 의료정책 추진에 맞서 전공의들이 파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대통령이 잘못된 근거를 제시하며 편가르기에 나섰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헌신한 의료진'을 분열의 언어로 가르고 있다. 간호사들에게 의사를 향해 대리전을 명한 것이 아니냐"며 "의사와 간호사를 편가르기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누구를 적으로 돌릴 셈이냐"고 지적했다.

심지어 이 같은 대통령 발언에 간호사들이 주축으로 꾸려진 노조인 의료연대본부마저 반기를 들었다. 의료연대본부는 "문 대통령의 장문의 편지를 본 많은 간호사들은 분노했다"며 "간호사의 열악한 노동 조건은 의사 파업 때문에 갑자기 생긴 일이 아니라, 열악한 근무패턴과 낮은 임금, 감정노동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성토했다.

의료연대본부는 "제대로 된 교육 시스템을 보장하라고 외친 목소리는 모두 허투루 듣고, 이제와 의사 파업을 감정적으로 비난하기 위해 간호사의 이름을 동원하고 있다"며 "‘고맙다’, ‘사랑한다’는 말 대신, 간호인력 배치 기준 강화 법제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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