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매출 32% 증가한 65조원 기록…GLP-1 공급량 작년 1.5배 늘린데 이어 올해 1.6배 늘린다
"올해는 신경과학 및 면역학 분야의 질병 전반에 걸쳐 GLP-1의 새로운 응용 분야 연구에 초점"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가 지난해 GLP-1 계열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 공급을 크게 늘리면서 물량 확보에 성공, 약 65조원 매출로 한 해를 마감했다. 2024년 하반기 GLP-1 약물의 판매 가능 용량을 1.5배 늘리는 생산 목표를 달성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1.6배 늘릴 계획이다.
릴리는 6일(현지시간) 실적발표에서 2024년 매출이 전년 대비 32% 증가한 450억4270만 달러(약 65조2000억원)를 기록, 당초 예상치를 40억 달러 초과했다고 밝혔다.
마운자로, 젭바운드 등으로 매출액 증가 견인
매출 증가의 주역은 GIP/GLP-1 수용체 이중작용제 터제파타이드였다. 하반기 공급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마운자로(Mounjaro)로 판매되고 있는 당뇨병 부문 매출은 115억4010만 달러(약 16조7000억원)로 124% 증가했고, 젭바운드(Zepbound)로 판매되고 있는 비만 부문 매출은 49억2570만 달러(약 7조1300억원)로 30배 가까이 늘었다.
생산량이 늘면서 마운자로는 현재 모든 주요 유럽 시장에 출시했다. 더불어 최근 중국에서 판매가 시작됐다. 공급 제한으로 중국에서의 초기 판매량은 적을 것으로 예상되나, 올해 하반기에는 더 의미 있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젭바운드에 대한 매출 외 성과도 있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비만 성인 환자의 중등도~중증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했다. GLP-1 수용체 작용제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티드)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 체중 감소율이 47%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 SURMOUNT-5 3b 임상시험 결과도 얻었다.
릴리 데이비드 릭스(David A. Ricks)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2024년은 릴리에게 매우 성공적인 한 해였다"면서 "비만과 관련된 만성 질환 치료에 쓰이는 터제파타이드에 대한 주요 데이터 판독 결과를 얻었고, 생산력 확대를 위해 수십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했으며, 장기적인 성장의 주요 동인인 키선라(Kisunla)와 엡글리스(Ebglyss)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릴리에 따르면 키선라 출시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 내 처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옴보(Omvoh)는 미국에서 크론병 적응증 승인을 받으며 더 폭넓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되며, 제이퍼카(Jaypirca)의 분기 매출 성장 역시 견고하다. 유방암 치료제 버제니오(Verzenio)도 미국 내 처방이 증가하면서 성장세가 이어졌다.
릴리는 2025년 매출이 580억~61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젭바운드와 마운자로, 제이퍼카, 엡글리스, 옴보, 키선라와 같은 신약 매출과 기존 제품의 신규 적응증 승인, 글로벌 시장에서 마운자로 추가 출시, 전이성 유방암에 대한 임루네스트란트(imlunestrant) 출시에 힘입어 2024년 대비 약 32%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GLP-1 계열 치료제의 생산력 확대에 계속해서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인디애나와 위스콘신, 아일랜드에 대한 투자를 발표하면서 2020년 이후 제조 시설을 건설, 확장, 인수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금액은 총 230억 달러를 초과했다. 2024년 상반기에 비해 올해 상반기에는 판매 가능한 용량의 생산량이 최소 1.6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릭스 CEO는 인수와 협업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계속 보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릴리는 지난해 모픽 테라퓨틱스(Morphic Therapeutics)를 인수하고, 새로운 항균제를 개발하기 위해 오픈AI(OpenAI)와의 협업을 발표했으며, 최근 스콜피온 테라퓨틱스(Scorpion Therapeutics)의 PI3Kα 억제제 프로그램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 더불어 유전자 치료제 연구의 허브로 미국 보스턴에 릴리 씨포트 이노베이션 센터를 열었고, 영국에 새로운 릴리 게이트웨이 연구소를 공개했다.
릭스 CEO는 "엄청난 추진력과 함께 2025년을 맞이하고 있으며, 강력한 재무 성과와 몇 가지 중요한 3상 결과 발표를 기대하고 있다. 그 결과가 긍정적이면 장기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경구용 GLP-1 오포글리프론, 올해 비만 치료 허가신청서 제출 예상
릴리 다니엘 스코브론스키(Daniel M. Skovronsky)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한 생산적인 한 해를 마무리했다"면서 다양한 비만 파이프라인의 업데이트 소식을 전했다.
먼저 주사제인 젭바운드에 이어 경구용 GLP-1 비만 치료 후보물질인 오포글리프론(orforglipron)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에 대한 새로운 3상 프로그램을 4분기 시작했다. 또한 비만 치료제에 대한 두 번째 경구용 GLP-1을 2상 단계로 발전시켰다. 올해는 고혈압에 대한 오포글리프론의 3상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스코브론스키 CSO는 "올해는 여러 건의 오포글리프론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2형 당뇨병에 대한 연구 5건과 비만에 대한 연구 2건에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주사제로 투여되는 단일 작용형 GLP-1과 유사한 효능, 안전성, 내약성 프로파일을 구강 투여 가능한 약물을 통해 생성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오포글리프론의 ACHIEVE-1 연구 데이터는 올해 2분기 발표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최대 4건의 제2형 당뇨병 임상시험이 진행, 2026년이면 이 적응증에 대한 규제 제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오포글리프론의 3상 임상인 ATTAIN-1과 ATTAIN-2는 올해 3분기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말 비만 치료제로 오포글리프론의 첫 규제 제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더불어 터제파타이드의 심혈관 결과 연구인 SURPASS-CVOT 데이터가 3분기 나올 예정이다. 트루리시티(Trulicity)와 비교해 비열등성과 우월성을 모두 측정하도록 설계됐는데, 어느 쪽이든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터제파타이드가 심혈관 결과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코브론스키 CSO는 "올해 말 GLP-1, GIP, 글루카곤을 결합한 삼중 작용 인크레틴 레타트루타이드(Retatrutide)의 첫 번째 데이터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 신약은 터제파타이드보다 훨씬 더 많은 체중 감소를 가져올 수 있으며, 잠재적으로 추가적인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스코브론스키 CSO는 "2025년 새로운 초점은 신경과학 및 면역학 분야의 질병 전반에 걸쳐 인크레틴 생물학의 잠재적인 새로운 응용 분야를 연구하는 것이다"면서 "임상 개발 단계에 있는 인크레틴 파이프라인과 이 분야에 대한 심도 있는 과학적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특정 분자의 생물학적 특성을 연구 중인 원하는 적응증에 맞추는 데 유리한 위치에 있다. 뇌 건강, 약물 사용 장애, 통증, 신경정신과, 염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크레틴의 잠재적 이점을 평가하는 여러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임상 데이터와 확신이 높다면 3상 시험으로 빠르게 넘어갈 준비를 할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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