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백신·내과·염증 및 면역에 초점둔 엔드투엔드 조직으로 초기 개발에서 후기 개발로 빠르게 인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화이자(Pfizer)가 지난해 매출 636억 달러로 애널리스트 기대치를 상회한 성과를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7% 성장, 코로나19 제품인 팍스로비드(Paxlovid)와 코미나티(Comirnaty)를 제외하면 12% 성장한 수치다. 화이자는 이러한 성장과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팬데믹 이전 수준의 영업이익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화이자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알버트 불라(Albert Bourla) 박사는 4일(현지시간) 실적발표에서 "2024년은 화이자가 전략적, 재정적 약속을 이행하거나 초과 달성하고, 회사를 강화했으며, 무엇보다도 환자 수백만 명에게 의약품과 백신을 제공한 강력한 실행과 성과를 거둔 해였다"고 평했다.
불라 박사는 "2024년 한 해 동안 시젠(Seagen) 포트폴리오에서 34억 달러 매출을 달성하는 등 제품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성장을 이뤘다"면서 "또한 빈다켈(Vyndaqel) 제품군과 엘리퀴스(Eliquis), 엑스탄디(Xtandi), 너텍(Nurtec) 등 모든 카테고리에서 견고한 성장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의 일에 대해 기대가 크며,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2025년 회사의 방향을 명확하게 하는 전략적 우선순위를 추진하는 데 집중함으로써 주주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빈다켈, 빈다맥스(Vyndamax), 빈맥(Vynmac) 등 빈다켈 제품군은 주로 미국과 선진국을 중심으로 환자 진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글로벌 매출이 32% 늘었고, 특히 미국에서의 성장률은 90%를 기록했다.
엘리퀴스 역시 일부 시장에서 제네릭 경쟁으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경구용 항응고제 채택이 지속되고 미국과 유럽의 일부 시장에서 비판막성 심방세동 시장 점유율이 늘면서 매출이 10% 성장했다.
파드셉(Padcev)과 키트루다(Keytruda) 병용요법은 이미 미국에서 국소 진행성/전이성 요로상피암에 대한 1차 치료제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꼽혔으며, 비라토비(성분명 엔코라페닙, 미국 판매명 Braftovi) 역시 다발성 BRAF 종양에서 위치를 확대해가고 있다.
화이자 데이비드 덴튼(David Denton)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사장은 "2024년 한 해 동안 화이자의 비코로나 제품 부문에서 12% 수익 증가를 달성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지속적인 비용 재조정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40억 달러 비용 절감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으며, 2025년 재무 지침에 명시된 바와 같이 올해 말까지 전체 절감 목표를 약 45억 달러로 늘렸다. 2027년 말까지 제조 최적화 프로그램의 첫 번째 단계에서 15억 달러 비용 절감 효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도 팬데믹 이전 수준의 영업이익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업계 평균보다 신약 성공률과 소요시간 앞서"…엔드투엔드 조직으로 생산성 향상 기대
화이자는 지난해 연구개발(R&D) 리더십을 재편하고 종양학, 백신, 내과학, 염증 및 면역학(I&I)에 중점을 둔 엔드투엔드(end to end) R&D 부서 4개를 만들었다.
화이자 크리스 보쇼프(Chris Boshoff)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종양학 분야에서는 2023년 초부터 발굴, 초기 개발, 후기 개발, 의료 분야를 아우르는 엔드투엔드 조직을 갖추고 있다. 백신 분야에서는 2009년부터 이미 그런 조직을 갖추고 있었고, 이제 I&I와 내과 분야에서도 같은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이 네 분야 모두 더 빠른 의사 결정과 발굴, 1상, 초기 개발에서 후기 개발로의 빠른 인계를 위한 엔드투엔드 조직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화이자 앤드류 바움(Andrew Baum) 최고전략및혁신책임자 겸 부사장은 "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업계 최고의 혁신적인 분자 물질이 부족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그 중 일부는 실제로 재정적 수익 측면에서 주주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그리고 핵심 문제는 포트폴리오의 우선순위를 성공적으로 정하고 그 과정에서 상업적 관점을 훨씬 더 일찍 도입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불라 박사는 "R&D 조직의 역량이 매우 강력하다고 생각한다. 그 역량은 승인 건수에서도 입증됐다. 작년에는 13건, 2023년에도 같은 수의 승인을 받았다. 아무도 이 수치에 근접하지 못했다"면서 업계 평균 신약 개발 성공률이 10%인데 반해 화이자는 17%이고, 시장에 출시하는 데 걸리는 시간 역시 업계 대부분 7~8인데 반해 화이자는 약 5~6년으로 더 빠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화이자는 승인을 12건 이상 이뤄냈고, 중추적 연구를 7건 시작했으며, 주요 3상 결과를 8건 발표했다. 올해 역시 이익 확대와 상업적 우수성, 주주 친화적 자본 배분이라는 초점은 유지하면서 R&D 생산성 향상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다누글리프론의 1상 업데이트 발표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 올해 주요 마일스톤 달성 기대
불라 박사는 "파이프라인을 보면 2025년은 강력한 촉매제가 될 해가 될 것이라 믿는다"면서 "최소 4건의 규제 결정, 최대 9건의 잠재적 3상 판독 결과, 13건의 잠재적 중추 프로그램 시작 등 여러 주요 마일스톤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차세대 고선택성 CDK4 억제제 후보물질인 아티모시클립(atirmociclib)은 최근 전이성 유방암 1차 치료에 대한 3상 임상시험에서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 아비나스(Arvinas)와 공동 개발 중인 ER 저해제 벱데제스트란트(vepdegestrant)와의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도 추가로 시작할 예정이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시그보타투그 베도틴(sigvotatug vedotin)은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에 대한 3상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며, 올해는 PD-L1 발현율이 높은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대한 3상 연구를 시작한다.
잠재적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PD-L1 표적 베도틴 ADC 후보인 PDL1V는 올해 3상 임상시험을 2건 시작한다. 하나는 전이성 두경부 편평세포암에 대한 1차 치료고, 다른 하나는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에 대한 것이다.
백신 분야에서는 올해 25가지 혈청형을 대상으로 하는 폐렴구균백신(PCV) 후보물질에 대한 3상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30개 이상 혈청형을 포함하는 5세대 PCV 후보물질도 현재 진행 중인 전임상을 거쳐 올해 말 1상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과 분야에서는 올해 1분기 경구용 GLP-1 비만 치료제 다누글리프론(danuglipron)의 용량 최적화 연구 업데이트 결과가 예정돼 있다. 이 연구는 1일 1회 투여량을 결정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의 초점은 약동학에 있다. 데이터에 체중 감량이 포함될 수도 있지만 소규모 연구고 수치가 신뢰할 수 없을 수도 있다.
또한 새로운 비만 치료제 GIP 수용체 길항제 PF-07976016에 대한 2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1차 종료일은 올해 12월, 최종 종료일은 2026년 1월로 예정돼 있다.
보쇼프 CSO는 "이는 잠재적으로 퍼스트인클래스 GLP-1 수용체 길항제다. 2상 연구 결과가 긍정적이라면 향후 잠재적으로 다누글리프론 등 GLP-1을 포함한 고정 용량 복합제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I&I에서는 현재 2상 임상을 진행 중인 2가지 잠재적 퍼스트인클래스 삼중특이항체를 포함한 의약품 포트폴리오를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
현재 화이자 파이프라인으로는 115개 R&D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 중 신약은 72개, 추가 적응증은 43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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